전 세계가 충격의 날로 기억할 지난 11월 13일 파리 테러는 132명의 사망자를 내었으며, 그 충격 여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파리 테러는 프랑스의 국내 문제,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국가, 시리아 등의 중동 지역, 심지어 마그레브 지역과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다. 이번 테러로 국내외 언론이 IS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마그레브 현지 분위기는 차분해 보인다. 단지, 자국 출신 이민자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차별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프랑스의 마그레브 이민자 수는 대략 6~7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에서 불법 이민자까지 포함하여 알제리인이 약 5백만 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은 이민 1세대, 2세대, 3세대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프랑스 현지에서 태어나 프랑스인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차별 대상이 되고 있다. 흔히 ‘외로운 늑대들’이라는 층이 생겨나는 것도, 파리의 ‘19구 네트워크’라는 별칭이 생겨나는 것도 차별과 실업에 따라 자신들만의 연대감을 표시하기 위한 수단이다. 갈 곳 없는 이민자 집단을 껴안지 못하는 프랑스 사회에서 이민자 후손들은 IS 등의 이슬람 테러 집단과 자연스럽게 맞닿을 수 있게 된다.
이번 테러 주동자들 대부분은 마그레브의 모로코, 알제리계 이민자이다. 이들이 IS에 가입하여 파리 테러를 주동하였는데, 실제 마그레브에서도 알제리를 제외한 모로코와 튀니지의 IS 가입자 수가 많아, 향후 이 지역 출신이 유럽은 물론 미국 등의 테러를 주도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튀니지 출신이 3,000명, 모코로가 1,50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지만 실제 수치는 그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알제리의 경우 300명으로 가장 적은 수치이다. 마그레브 테러 집단 대부분이 알제리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IS에 가담한 수치가 이것밖에 되지 않는 것에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역설적으로 이 지역에서는 ‘마그레브 알카에다’(AQMI)와 그 분파들이 사하라 일대까지 활동하고 있어서인지 IS 세력이 아직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분석은 워낙 테러 집단이 사회적 문제가 되다 보니 그동안 알제리 정부가 공들인 대테러 정책이 성공한 것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대규모 테러가 발생하지 않는 알제리의 경우, 테러 조직망 차단에 공들인 정부 정책이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한 것 아닌가 하는 긍정적 평가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잠복해 있는 네트워크망이 어떤 식으로 펼쳐져 테러가 발생할지 여전히 알 수 없어, 향후 지역 동정에 대해서도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