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임기대 HK연구교수

여전히 아프리카 곳곳에 있는 프랑스 군대

19Nov/15
만평

지난 11월 13일 전 세계를 추격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온 파리 테러는 이슬람을 국교로 채택하고 있는 북아프리카 주민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이나 아시아에서의 반응과 달리 이 지역은 과거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으면서 많은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이번 파리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프랑스가 곧바로 시리아를 공격한 순간, 과거 식민 지배의 아픔을 갖고 있는 알제리 언론은 테러 희생자에 대한 아픔을 공유하면서도, 프랑스를 제외한 과거 식민 지배 지역에서 프랑스가 여전히 군을 통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꼬집고 있다. 대립과 갈등의 골이 얼마나 더 깊어질지, 새로운 해법은 없는지, 모두가 고민해야할 때인 것 같다.

출처: Tout sur l’Algérie 2015.11.16

파리 테러와 마그레브 지역의 IS 상황

19Nov/15

   전 세계가 충격의 날로 기억할 지난 11월 13일 파리 테러는 132명의 사망자를 내었으며, 그 충격 여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파리 테러는 프랑스의 국내 문제,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국가, 시리아 등의 중동 지역, 심지어 마그레브 지역과 긴밀하게 결부되어 있다. 이번 테러로 국내외 언론이 IS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마그레브 현지 분위기는 차분해 보인다. 단지, 자국 출신 이민자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차별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프랑스의 마그레브 이민자 수는 대략 6~7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에서 불법 이민자까지 포함하여 알제리인이 약 5백만 명에 달하고 있다. 이들은 이민 1세대, 2세대, 3세대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프랑스 현지에서 태어나 프랑스인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차별 대상이 되고 있다. 흔히 ‘외로운 늑대들’이라는 층이 생겨나는 것도, 파리의 ‘19구 네트워크’라는 별칭이 생겨나는 것도 차별과 실업에 따라 자신들만의 연대감을 표시하기 위한 수단이다. 갈 곳 없는 이민자 집단을 껴안지 못하는 프랑스 사회에서 이민자 후손들은 IS 등의 이슬람 테러 집단과 자연스럽게 맞닿을 수 있게 된다.

   이번 테러 주동자들 대부분은 마그레브의 모로코, 알제리계 이민자이다. 이들이 IS에 가입하여 파리 테러를 주동하였는데, 실제 마그레브에서도 알제리를 제외한 모로코와 튀니지의 IS 가입자 수가 많아, 향후 이 지역 출신이 유럽은 물론 미국 등의 테러를 주도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튀니지 출신이 3,000명, 모코로가 1,50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지만 실제 수치는 그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알제리의 경우 300명으로 가장 적은 수치이다. 마그레브 테러 집단 대부분이 알제리 출신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IS에 가담한 수치가 이것밖에 되지 않는 것에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역설적으로 이 지역에서는 ‘마그레브 알카에다’(AQMI)와 그 분파들이 사하라 일대까지 활동하고 있어서인지 IS 세력이 아직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분석은 워낙 테러 집단이 사회적 문제가 되다 보니 그동안 알제리 정부가 공들인 대테러 정책이 성공한 것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대규모 테러가 발생하지 않는 알제리의 경우, 테러 조직망 차단에 공들인 정부 정책이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한 것 아닌가 하는 긍정적 평가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잠복해 있는 네트워크망이 어떤 식으로 펼쳐져 테러가 발생할지 여전히 알 수 없어, 향후 지역 동정에 대해서도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바캉스 이후의 개학: 알제리인을 괴롭히는 가계 지출

17Sep/15
noname01

   학생들에게는 3개월이라는 기나긴 휴가, 일반인에게도 한 달 이상의 휴가를 끝내고 난 9월은 알제리인에게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은 날과도 같다. 특히 일 년 중 가장 많은 지출을 한다는 라마단을 보내면서 가계 지출이 크기도 했지만, 9월 개학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더 많은 지출을 강요당한다. 게다가 이번 9월 23일부터는 이슬람 최대 축일 중 하나인 아이드 엘 아드하(희생절)가 예정되어 있다. 보통 아이드 엘 아드하는 10월에 치르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이슬람력에 따라 조금 앞당겨 치러진다.

   이 기간에 모든 가정은 최소 양 한 마리씩을 사들인다. 올해 양 가격은 5년 전보다 최소 1.5배 이상이 비싸져, 그동안 가계 지출이 컸던 알제리인에게 큰 고통으로 다가오고 있다. 알제리인은 아이드 엘 아드하가 다가오기 한 달 전부터 양을 사들이는데, 생활 형편에 따라 한 가정에 4~5마리씩 양을 사기도 한다. 돈이 있는 사람이야 여러 마리의 양을 사는 게 가능하지만, 가계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한 마리 사기도 버겁다. 올해 양 한 마리 가격은 4만 디나르(한화 약 6십 만원 정도에 해당)에 달한다. 평균 월급이 2만 디나르 정도임을 고려한다면 일반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유가 하락에 이은 국가 경제의 불안정, 각종 행사로 인한 개인의 가계 지출이 알제리인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출처: El Watan 2015.09.13.

국가 비상사태 하의 튀니지, 마그레브 테러 집단의 새로운 거주지가 되어가나

17Sep/15

   5년 전 ‘재스민 혁명’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튀니지가 아랍의 민주화를 주도하리란 사실에 대해 누구도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2015년 현재 튀니지는 국가 비상사태하의 삼엄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테러의 청정지대로 인식된 튀니지가 국가 비상사태 하에 있는 것은 무엇보다 테러 위험으로 늘 불안한 상태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3월의 바르도 박물관 테러 (23명 사망)와 6월의 수스 해변가 테러 (38명 사망)는 7월 4일 선포된 국가 비상사태 선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이후 소규모 테러가 곳곳에서 발생하여 원래 2개월로 예정됐던 비상사태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잠정적으로 10월 3일까지 비상사태를 연장한 상태지만 또 언제로 연장될지 모르는 일이다.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에 튀니지 국민 대다수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만큼 튀니지에서 테러가 자주 발생하고, 국민들 또한 자국이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란 걸 체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관광수입이 테러로 인해 막히다 보니, 국민들도 테러집단을 척결해주길 바라는 눈치이다. 테러 활동은 주로 해변가, 산악지대(특히 알제리와 접경지대에 있는 Châambi 산악지역), 알제리와 리비아의 경계인 사하라 일대에서 행해지고 있다. 특히 국경 지역의 불안을 이용하여 리비아에서 들어오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각국 외교 공관은 정세 불안을 이유로 철수하려 하니, 국민들로서는 어쩌면 테러 척결에 대한 정부의 방침을 이해했을 것이다.

   국가 비상사태가 단순히 테러집단의 활동을 억제하겠다는 선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정부의 정책은 그 정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 동안 국가 경제가 워낙 피폐해지다 보니,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가 부패 혐의로 기소된 경제인과 공무원을 사면해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야권과 시민단체는 이번 사면이 과거 정권 인사의 범죄 사실을 세탁하고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9월 13일 튀니지 수도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여 또다시 불안한 정국이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이 있다. 국가 비상사태 하에서 3명 이상의 공공집회 금지와 통행 금지령이 내려져 있기 때문에 어떤 충돌로 이어질지 불분명해 보인다. 게다가 우리의 추석에 해당할 만한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절)이 9월 23~26일로 예정되어 있다. 이 기간에는 국민들이 모여 정국과 경제에 대해 논하기도 한다. 과연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이슬람 테러집단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한때 ‘아랍의 봄’을 주도한 튀니지의 정세가 주목된다.

가르다야, 부족 간 살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17Jul/15
noname01

   사하라 북부의 음자브(M’zab) 지역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는 부족 간의 충돌로 많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충돌로 음자브에서는 7월 8일 하루 동안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많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음자브의 베르베르인 ‘모자비트’와 아랍 유목민인 ‘챰바’가 충돌한 것인데, 이들의 갈등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챰바는 원래 이 지역민이 아닌데 최근 들어 모자비트족이 살고 있는 음자브의 곳곳을 침입해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양측 간의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알제리는 물론 마그레브 전역의 베르베르인 감정까지도 부추기고 있다. 모로코와 알제리에서 대량학살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알제리에서는 반정부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미지수지만, 해안가와 사하라를 잇는 이 지역이 자칫 분쟁 지역이 되어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출처: Liberté 2015.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