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과제 아프리카 <도시>의 청년 연구 진행 상황
아프리카 도시 청년에 관한 본 연구군은 “거리-제도 접점”에서 나타나는 청년의 행위성과 정체성 변화를 다층적으로 분석한다. 케냐 2024 재정법안 시위의 의회 연설·표결 분석(김은경)은 거리의 요구가 강한 대통령제 하 입법 행동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보여주며, 도시사는 아프로센트릭 관점에서 도시를 정체성 창조의 무대로 재해석한다(김광수). 문학 텍스트(샤반 로버트)를 통한 도시 문제의 사회문화적 독해(박정경), 신도시화가 공동체의 민족·세대 정체성을 어떻게 재배열하는지에 대한 현지 사례 연구(배유진), 난민캠프 청년의 정체성 협상과 문화기구(루분가)의 역할(성상미), 스팍스의 청년 이주자가 돌봄·연대를 통해 ‘관계적 지식’을 생산하며 도시의 결을 다시 짜는 과정(이정욱)이 서로 호응한다. 동시에 나이로비의 ‘쉥(Sheng)’ 언어 변이와 대중문화의 상호작용(권영승)은 하이브리드 청년 정체성의 언어적 표상을, 우간다 MZ 공무원의 디지털-행정 문화 형성(장인철)은 청년 세대의 국가 역량 재구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도시 기후 회복력을 위한 AI-MOOC 기반 학습 생태계와 리빙랩 제안, 사이버 거버넌스가 시민 웰빙에 미치는 효과(최혜민), 분쟁 취약국에서의 NGO 성과와 조직문화·책무성·M&E의 상호작용(김병춘), 그리고 디지털 휴먼리티즈 기반의 텍스트마이닝·네트워크·GIS·머신러닝 방법론(강지훈)이 정책·방법론적 축을 제공한다.
종합하면, 이 연구들은 도시를 물리적 공간을 넘어 시민성·정치참여·이동성·디지털 전환·기후 위기가 교차하는 실험장으로 파악하고, 청년을 그 변화의 핵심 동력으로 위치시킨다. 방법론적으로는 의회 텍스트와 표결 데이터, 민족지와 참여관찰, 문학분석, 비교정책·거버넌스 분석, 그리고 AI·데이터과학을 접목한 혼합 접근을 취한다. 그 결과, 아프리카 도시 청년의 정치적 표출(시위–의회–행정), 사회문화적 재현(언어·문학·관계망), 그리고 제도 설계(전자정부·사이버 거버넌스·NGO 운영·도시 리빙랩) 간의 연계 메커니즘을 밝혀, 책임정치와 도시 회복력, 포용적 거버넌스를 향한 실증적 근거와 실천적 함의를 제시한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반공동연구원(세부과제 책임자, HK교수) 교수 김은경
제목: 거리와 국가 사이에서: 2024년 케냐 재정법안 시위와 행정부 압력 하의 입법행동(Between the street and the state: Legislative behavior under protest and executive pressure in Kenya’s 2024 Finance Bill) (논문 심사 중)
최근 몇 년간 아프리카와 그 밖의 지역에서 청년 주도의 시위가 급증하며 불평등, 책임성, 대표성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에 도전하고 있다. 케냐에서 2024년에 발생한 재정법안(Finance Bill) 반대 시위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거리에서 표출된 대중의 요구와 국가 제도의 원리 사이의 지속적인 간극을 드러낸다. 기존 연구들은 아프리카에서 행정부가 입법부를 지배하는 경향을 강조해 왔으나, 본 연구는 하원의원들이 대중 시위와 행정부 권력이라는 상반된 압력 속에서 어떻게 정치적으로 대응하는지를 탐구한다.
의회 연설문과 본회의 표결(division session) 데이터를 활용하여 강력한 대통령제에서 대규모 대중운동이 발생할 때 입법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발언과 표결 모두에서 당파적 노선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을 확인하였다. 여당 의원들은 재정 역량(fiscal capacity)과 국내 생산(domestic production)의 논리로 법안을 옹호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생활비 상승과 책임성(accountability)을 강조하였다. 또한 지역적·개인적 요인과 관련된 흥미로운 결과도 발견되었는데, 의원들의 반응성은 선거구의 맥락과 개인의 직업적 배경에 따라 달랐다.
행정부의 제약 속에서 수직적 책임성(vertical accountability)을 논의하는 기존 연구와 맥락을 같이하며, 본 연구는 전례 없는 대중 동원 상황에서도 의회가 여전히 시민의 압력이 제한된 형태로나마 표출되는 가시적 공간으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즉, 의회는 행정부의 통제와 당 규율의 경계 안에서 부분적으로만 대중의 요구가 제도적으로 반영되는 장으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반공동연구원(소장, HK교수) 교수 김광수
도시의 역사는 어떠한 물리적․추상적 요인에 의해서 모습을 달리하면서 도시가 가지고 있던 특징, 정체성을 계속 계승하거나 변화한다. 또한, 도시민들이 삶을 영위해 나가면서 도시의 생명력이 꾸준히 유지된다 아프리카 도시는 세계의 다른 도시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며 발전하여 왔다. 아프리카 도시는 교역으로 인해 성장한 고대왕국과 제국의 도시, 한 국가가 아닌 다양한 유럽 국가들의 식민지배로 인해 탄생한 도시, 독립 이후 아프리카 국가들의 국가발전 전략에 따른 도시, 그리고 비계획, 무계획으로 인한 도시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또한, 종교적으로 북아프리카는 이슬람의 영향을 받았으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도시들도 있다.
본 연구는 아프리카 도시를 역사적 관점에서 탐구하여 그 정체성이 형성되고 변화해 온 과정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프리카 도시는 단순한 사회적 문제의 공간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가 새롭게 창조되고 아프리카인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는 시공간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특히 본 연구는 서구 중심적 시각을 벗어나 아프리카 중심주의(Afrocentrism)의 관점에서 도시의 역동성을 바라보며, 아프리카인 스스로의 경험과 문화적 맥락 속에서 도시를 해석한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 도시는 문제의 대상이 아니라 아프리카적 정체성과 문화 창조의 중심 무대로 새롭게 인식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
∙ 부산외국어대학교 일반공동연구원 교수 구경모
∙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반공동연구원 교수 박정경
제목: 샤반 로버트의 “모든 창조자의 날”에 나타난 도시 문제
본 연구는 샤반 로버트(Shaaban Robert)의 소설 “모든 창조자의 날”(Siku ya Watenzi Wote)에 나타난 도시 문제를 분석한다. 샤반 로버트의 후기 소설로 분류되는 이 작품은 독립을 전후한 시기 탄자니아의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다. 본 연구의 목표는 사회문화적 접근을 통해, 이 작품이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신생독립국이 출범하는 과도기에 탄자니아의 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고찰하는 것이다. 본 연구자는 현재 이 소설 관련 선행 연구에 관한 문헌조사를 진행 중이며, 아울러 사회적 불의, 도덕성의 붕괴, 공동체 유대의 약화, 자본주의 가치관의 확산 등 도시화 관련 주제가 이 작품에서 다루어지는 양상을 분석하고 있다.
∙ 한림대학교 일반공동연구원(인천대) 교수 최혜민
제목 1: 기후 회복력을 위한 디지털 도시 리빙랩: 아프리카 도시의 참여적 학습 생태계와 MOOC의 결합을 통한 도시 혁신
본 연구는 아프리카 도시의 기후 회복력 강화를 위해 AI 기반 교육과 MOOC를 결합한 ‘디지털 도시 리빙랩(DULLs)’ 개념을 제안한다. 이를 위해 Coursera와 edX의 기후·지속가능성 관련 MOOC 8개와 아프리카 도시 리빙랩 7개를 질적 비교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AI 기반 디지털 학습과 현장 실험을 연계해 아프리카 청년의 기후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도시 학습 생태계를 제시하며, 도시 회복력 프로그램과 UN-Habitat 지역 학습 프레임워크와의 연계를 제안한다.
제목 2: 시민의 주관적 행복 증진을 위한 확장된 정책 영역으로서의 사이버공간: ICT 경쟁력과 정부 역량의 역할
디지털 상호작용이 일상 전반에 스며들면서, 사이버공간은 이제 시민 복지와 직결되는 핵심 정책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 연구는 169개국을 대상으로 ICT 발전, 사이버보안 거버넌스, 정부 역량이 시민의 주관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인프라의 보급과 품질보다 제도적 역량, 특히 사이버보안 거버넌스가 웰빙을 설명하는 데 더 중요함이 확인되었으며, 이러한 관계는 고소득국가에서 중소득국가보다 두드러졌다. 이를 바탕으로, 본 연구는 사이버공간을 디지털 시대 국가 책임의 핵심 정책 영역으로 재정의하고, 아프리카의 디지털 전환 맥락에서 정부의 역할과 시민 중심 사이버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HK연구교수 배유진
제목: 도시화가 아프리카 민족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 분석: 케냐 콘자테크노폴리스 완충 지대 사례를 중심으로 (국제지역연구 제29권 제4호, 2025.10.30., pp.131~152)
본 연구는 현재 아프리카에서 비도시 지역에 신도시 구축 형태의 도시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러한 도시화가 민족 정체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케냐 콘자테크노폴리스 완충지대의 올드콘자와 말릴리 공동체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만이 정의하는 도시화와 그 ‘사회적 변화’ 과정이 민족 정체성 형성과 재구성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탐구하였다. 연구 결과, 두 공동체는 도시화를 주로 경제적 기회 창출과 연결하여 정의했으나, 그들의 도시화 경험은 일자리 부족, 주거비와 토지 가격 상승 등 부정적 결과와 맞닿아 있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공동체원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상호 협력과 연대를 통해 ‘올드콘자’와 ‘말릴리’라는 민족 정체성을 강화하였다. 동시에 세대별 차이는 존재하였지만, 도시화의 혜택이 실질적으로 환원된다면 새로운 ‘콘자 시티 정체성’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인식도 확인되었다. 이는 민족 정체성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세대와 계층에 따라 도시화 과정에서 협상되고 재구성되는 유동적 성격을 지님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신도시 구축이라는 새로운 국면이 아프리카 민족 정체성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음을 시사하며, 향후 연구가 지역민의 관점을 기반으로 도시화를 사회적 변화 과정으로 이해하고 민족 정체성 변화를 다층적으로 분석해야 함을 주장한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HK연구교수 김병춘
제목: The Impact of Organizational Culture, Accountability and M&E on NGO Performance: An Empirical Analysis of the Case of South Sudan (한국아프리카학회지 제75집, 2025.08.31., pp.3~28)
본 연구는 분쟁 취약국 남수단에서 활동하는 주요 국제 NGO를 대상으로 조직문화, 책무성(Accountability), 모니터링 및 평가(M&E) 체계가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이다. 연구결과, 조직문화가 NGO 성과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며(β=0.613), 책무성(β=0.487)과 M&E 체계(β=0.338) 역시 긍정적‧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논문은 단순한 재정 투입이 아닌 내부역량 중심의 거버넌스 강화가 NGO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입증하였으며, 특히 공유된 가치에 기반한 조직문화, 상‧하향 균형적 책무성 구조, 데이터 기반의 학습형 M&E 시스템이 현장성과를 높이는 주요 요소로 제시되었다.
연구는 또한 인문한국(HK3.0) 사업의 핵심 의제인 ‘아프리칼리티(Africality)’를 기반으로 한 현지 맥락 중심의 조직 혁신과 청년 주체성 강화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국제개발협력 및 평화구축 분야의 정책‧교육 연구에서 실증적 근거와 전략적 방향성을 제공한 대표적 성과물로 평가된다.
∙ 한국외국어대학교 HK연구교수 성상미
제목 1: 장기화된 난민캠프 안에서의 청년 정체성 협상: 말라위 잘레카 캠프 콩고 난민을 중심으로 (11월 말 투고 예정)
말라위의 잘레카 난민캠프는 콩고민주공화국(DRC) 출신 난민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장기 난민 정착지로, 특히 청년 세대의 다층적인 정체성 형성과 협상 과정이 두드러지는 공간이다. 이 연구는 캠프 내 콩코 난민 공동체가 유지하고 있는 비공식 문화기구인 루분가 (Lubunga)가 어떻게 청년들의 민족 정체성과 사회적 소속감을 재생산하는지를 분석한다. 루분가는 특정 민족의 전통을 계승하는 ‘문화적 기억의 공동체’로 기능하며, 본국과의 단절 속에서도 민족 서사, 언어, 관습을 지속적으로 전수한다. 본 연구는 심층 면접 및 참여관찰을 통해 청년들이 루분가 안팎에서 어떻게 정체성을 협상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과정이 캠프 내 다민족 환경 및 호스트 커뮤니티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고찰한다. 이를 통해 루분가가 단순한 전통 보존 기구를 넘어, 정체성 정치와 사회적 자원 접근의 장으로 기능함을 밝힌다. 또한 청년들이 어떻게 루분가 내부의 규범에 대응하거나, 새로운 정체성 전략을 개발하는지에 대한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루분가가 난민 청년들의 주체성과 실천을 가능하게 하거나 제한하는 복합적인 장임을 보여준다.
제목 2: Global Refugee Regime under Trump Era: Food Insecurity in Dzaleka Refugee Camp in Malawi (내년 1월 투고 예정)
제목 3: Identity Negotiation of Congolese Youth in Protracted Refugee Camp (내년 1월 투고 예정)
∙ 한국외국어대학교 HK연구교수 장인철
제목: 도시화·디지털화 시대 우간다 MZ세대 공무원의 역할 재구성
본 연구는 기술 도입이나 세대 간 차이를 단순히 비교하기보다는 도시화와 디지털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젊은 공무원들의 주체적 인식과 어떻게 교차하며 새로운 행정문화를 형성하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특히 e-Government와 클라우드 기반 협업이 일상화된 근무 환경에서 MZ세대 공무원들은 자신을 전통적인 행정 수행자가 아니라 ‘디지털 중개자’이자 ‘혁신 촉진자’로 인식하며, 자율성·효율성·시민접근성에 대한 가치관을 새롭게 구성하고 있다. 연구는 이러한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도시화·디지털화·세대 요인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나타나는 행정문화의 변동을 설명할 수 있는 통합적 분석틀을 제시하고, 나아가 MZ세대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현장형 디지털 리더십 모델을 통해 우간다의 공무원 역량개발과 전자정부 정책 설계에 실질적 함의를 제공하고자 한다.
∙ 부산외국어대학교 HK연구교수 강지훈
제목: 도시적 아프리칼리티 : AI·데이터 기반 아프리카 청년 정체성 형성 연구
본 연구는 아프리카 주요 도시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고 새로운 도시적 삶의 방식을 창출하는 과정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도시를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디지털화·이주·문화교류”가 교차하는 역동적 장(場)으로 보고 청년들의 언어·소통·사회적 연결망을 데이터 기반으로 추적한다. 이를 통해 ‘아프리칼리티’가 도시적, 네트워크적, 데이터적 맥락에서 어떻게 재구성되는가를 탐색한다. 본 연구는 기존의 인문학적 연구 틀을 확장하여, AI 및 데이터 과학을 활용한 디지털 지역학적 분석 방법론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 도시 청년을 디지털 시대의 핵심 행위자로 조명하며 ‘도시적 아프리칼리티’의 실질적 구조와 의미를 정량적으로 검증하고 시각화하는 학제적 시도를 수행한다.
∙ 부산외국어대학교 HK연구교수 이정욱
제목: 도시의 결을 다시 짜다: 스팍스 청년 이주자의 공동체와 관계적 지식 (Reweaving the Urban Fabric: Migrant Youth, Community and Relational Knowledge in Sfax)
2023년 7월 스팍스 폭력사태 이후, 튀니지 남부의 항구도시 스팍스는 해체와 재구성이 교차하는 도시적 실험장이 되었다. 폭력과 추방, 인종화된 통제 속에서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출신 청년 이주자들은 새로운 공동체적 관계망을 형성하며 도시의 결(구조)을 다시 짜고 있다. 이 연구는 스팍스를 단순한 경유지가 아니라, “관계적 지식(relational knowledge)”1)이 생산되는 사회적 공간으로 이해하면서 출발한다.
엘 암라(El Amra)와 제베니아나(Jebeniana) 주변의 비공식 정착촌에서 청년 이주자들은 돌봄, 식량 배급, 종교 실천, 전통 행사,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상호의존적 생존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러한 실천은 이민정책의 제도적 부재 속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적 인문학의 형태로 해석할 수 있다. 공동체 내부에서는 언어, 신앙, 문화적 기억이 혼합되며, ‘함께 살아남기’라는 윤리가 새로운 사회적 지식을 낳는다.
본 연구는 AbdouMaliq Simone의 “도시의 결(urban fabric)” 개념과 Boaventura de Sousa Santos의 “관계적 지식(relational knowledge)” 이론을 결합하여, 스팍스의 청년 이주자들이 폭력의 잔해 위에서 어떻게 공존의 지식을 실천하며 새로운 도시성을 만들어 가는지를 분석한다. Simone이 말하는 ‘도시의 결(urban fabric)’은 도시에 내재된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사람들의 관계, 행위, 시간, 그리고 비공식적 협력의 얽힘으로 직조되는 살아 있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즉, 도시는 사회적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유동적 직물(living weave) 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팍스의 청년 이주자들이 구축한 연대와 돌봄의 실천은 Santos가 말하는 “관계적 지식”, 즉 상호의존과 공동체적 실천 속에서 생성되는 지식의 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이들의 관계적 지식은 단지 생존의 기술을 넘어, 지중해 이주 거버넌스가 만들어낸 분리와 배제의 질서에 대한 미시적 저항으로 읽힌다. 따라서 스팍스는 폭력 이후의 폐gj가 아니라, 관계와 지식이 중첩되며 도시를 다시 짜는 탈식민적 실험의 현장으로 재정의될 수 있다.
결국 스팍스는 인종화된 폭력사태라는 이주자의 비극을 넘어 그들이 관계 속에서 도시를 다시 짜며, 동시에 지식과 주체성을 생성하는 “관계적 주체성(relational subjectivity)”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폭력 이후에도 이주자들은 자신을 단순히 피해자나 난민으로만 규정하지 않고, 타인, 지역 사회, 도시 공간과의 상호적 관계 속에서 자기 존재를 재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타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존재를 확인하고, 의미를 생산하는 “관계적 주체(relational subject)”로 등장하며, 그들의 일상적 연대와 돌봄의 실천은 도시를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관계의 결로서 다시 인식하게 한다.
본 연구는 도시를 ‘관계적 구조의 직물’로, 지식을 ‘관계적 상호의존의 산물’로 보고 바로 이 두 개념을 연결해 스팍스의 이주자들이 관계 속에서 도시를 다시 짜며, 동시에 지식과 주체성을 생성하는 장이 된다는 것을 설명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도시를 지식과 실천의 장으로 바라보는 아프리카 도시 인문학(African Urban Humanities) 이 앞으로 탐구해야 할 새로운 영역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1) 공동체 내부의 상호부조, 감정, 돌봄, 신뢰를 지식으로 확장 — 넥서스 인문학의 핵심 개념과 일치
∙ 전북대학교 HK연구교수 권영승
제목: 도시 청년 언어의 진화: 케냐 ‘쉥’과 대중문화의 촉매적 상호작용
본 연구는 케냐 나이로비 청년들의 도시 언어인 ‘쉥(Sheng)’과 대중문화의 상호작용을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언어적·사회적 변화를 탐구하였다. 쉥은 1970년대 나이로비 빈민가 청년들 사이에서 영어와 스와힐리어를 기반으로 다양한 민족 언어와 신조어가 결합하면서 형성된 혼합어로, 이후 빠르게 확산되었다. 본 연구는 청년 대중문화가 쉥의 ‘진화’와 ‘분절화’에 미친 영향을 중점적으로 고찰하였다.
분석 결과, 힙합과 겐게톤을 비롯한 대중문화는 단순한 언어 확산을 넘어 청년 집단이 지역적 경험과 문화를 반영하여 새로운 표현을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였다. 특히 지역 아티스트와 소셜 미디어의 결합은 특정 슬럼가에서 생성된 언어 변종이 빠르게 강화되고 외부로 확산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쉥은 청년 세대의 하이브리드 정체성을 형성하는 매개체가 되면서도, 동시에 지역성과 집단성을 반영하는 분절화된 언어 현상으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쉥이 케냐 청년들의 사회적·문화적 실천 속에서 통합과 분절이라는 상반된 과정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쉥은 기존 언어 경계와 문화적 구분을 허물며, 청년 문화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