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대선 후 유혈사태와 민주주의 후퇴 우려

탄자니아가 대선 이후 전국적 단위의 시위와 유혈사태로 인한 혼란을 겪고 있다. 탄자니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2021년에 취임한 사미아 술루후 하산(Samia Suluhu Hassan)은 지난 10월 29일 98%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반발하여 야당 지지자들은 거리로 나와 선거를 ‘사기극(Sham)’이라 규탄하며 시위를 벌였고, 이는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두 주요 야당 지도자 중 툰두 리수(Tundu Lissu)는 반역 혐의로 구금 중이며, 루하가 음피나(Luhaga Mpina)는 기술적 이유로 후보 등록 자체가 거부되었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다. 시위가 격화되자 정부는 전국적으로 인터넷을 차단하고 야간통행금지를 시행했으며, 군은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섰다.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고, 학교는 휴업을 했으며 대중교통의 운행도 멈추었으나 (현지시간)11월 4일부터 일부 상점이 다시 문을 열고 대중교통이 재개되었다. 11월 5일 기준으로 야간통행금지도 해제되었고 인터넷은 점진적으로 복구되고 있으나 소셜미디어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제한된 상태이다. AFP에 따르면 야당 차데마(Chadema)는 최소 8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정부는 아직 공식적인 사상자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다. 알자지라가 11월 5일 공개한 영상에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시민과 피투성이가 된 시위대, 그리고 시위대에게 총을 쏘는 군인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하산 대통령은 2021년 취임 당시 전임자 존 마구풀리(John Magufuli))의 강압적 통치를 완화하고 정치적 개방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기대를 받았으나 이번 대선과 유혈사태로 인해 민주주의 후퇴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 선거 모니터링 팀은 이번 대통령 선거가 투표용지 조작, 인터넷 차단, 과도한 군사력 사용, 납치 등 아프리카연합의 원칙과 민주적 선거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결론 지으며, 유권자들이 민주적 의지를 표현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해 모니터링 팀은 탄자니아 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번 사태는 탄자니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케냐에서는 지난 6월 증세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7월에는 정부 부패에 항의하는 반정부시위가 나이로비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이어졌다. 또한 마다가스카르에서는 9월 25일부터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시작으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는 Z세대 주도의 시위가 시작되었고 이는 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로 격화되어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탄자니아의 정치 및 사회적 혼란은 단순한 선거 불복 사태를 넘어 젊은 세대가 기존 정치 구조의 외부인이 아닌 소셜미디어를 통해 변화를 촉발하는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아프리카 민주주의는 지금 디지털 전환과 세대적 전환기라는 이중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출처> 11월 5일 BBC, Al Jazeera

image02출처: AFP

image01출처: 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