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이한규 HK연구교수

중고차 수입으로 골치 아픈 아프리카 환경 문제

18Aug/18

   아프리카의 환경 오염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었으며, 최근 들어 자동차 매연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아프리카는 평균 5%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더불어 소비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자동차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산층의 지속적인 자동차 구매 증가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의 신차 시장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아프리카에서 신차 판매는 전 세계 판매량의 2%에 해당하는 1,700만 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매년 3~4백만 대의 유럽 중고차가 아프리카로 수출되고 있다. 베냉의 코토누(Cotonou) 항구는 중고차 허브 시장 중 하나다. 유럽과 미국에서 수입된 약 25,000대의 중고차가 코토누 항구에 수시로 도착하여, 나이지리아, 차드, 니제르, 말리 또는 부르키나파소로 다시 판매된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아프리카는 머지않아 몇 천만 대의 중고차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미 아프리카 도시는 15년이 지난 노후 차량으로 인해 심각한 매연에 시달리고 있다. 예를 들어 서아프리카에서 자동차 주요 수입국인 코트디부아르의 경우, 2015년 기준으로 운행되고 있는 중고 차량은 5만 6천 대이며, 이 중에 75%가 16~20년 된 노후 차량이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는 매일 약 3만 대의 자동차가 운행되고 있는데,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매연으로 인한 질병 때문에 매년 약 천 4백 명의 케냐 국민이 사망한다고 한다.

   현재 유럽 각국은 디젤 자동차 매연 방지를 위해 10여 전부터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파리의 매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부터 공해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했으며, 2024년까지 디젤 차량의 도시 운행을 전면 금지한다.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디젤 차량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벨기에는 한발 더 나아가 2030년까지 낡은 가솔린과 디젤 차량의 도심 운행을 전면 금지한다. 이러한 정책은 유럽 회원국들에 점차 퍼지고 있다. 이와 같은 유럽의 자동차 매연 방지 정책은 자동차를 전면 수입하고 있는 아프리카로서는 한편으로는 중고차를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가 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노후 차량으로 아프리카 도시의 공해는 더 악화할 수 있다. 물론 코트디부아르, 케냐, 세네갈, 가나, 카메룬 등에서는 차종에 따라서 5~10년 된 중고차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27개국은 여전히 이렇다 할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에서마저도 국민이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다. 철도가 발달하지 않은 아프리카에서 자동차는 일종의 생활 수단이 되었기 때문에 아프리카 정부들이 노후 차량에 대한 운행을 전면 금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아프리카는 많은 가족이 이동하기 위해 소형보다는 중대형을 선호하고 있는데 특히 경유를 사용하는 SUV가 선호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자동차 매연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고차 구매 억제에만 주력하지 말고 실생활 문제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중고차 수입으로 인한 아프리카의 공해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는 AU 혹은 지역공동체 기구와 EU 차원에서 공동으로 모색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EU는 유럽 밖으로 수출되는 모든 차량에 대해서 매연 저감 장치를 의무화하고, 아프리카 연합은 디젤 자동차 관리 규정을 체계화하여 모든 회원국이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정책도 한 방법일 것이다.

아프리카 낙수 효과(trickle down economics)의 함정

18Jun/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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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수 효과를 신봉하는 극단적인 자유주의자들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백만장자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덜 불행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된다. 그러나 IMF조차도 이러한 유토피아적인 이론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극단주의 자유주의자들에 의하면, 식탁에서 빵을 먹는 사람들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은 땅에 떨어진 빵 부스러기조차도 얻지 못한다. 즉, 이 만평에서의 보여주는 이미지는 낙수 효과에 대한 극단적인 자유주의 이론의 진부함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당신은 이 빵 부스러기가 없다면 빵이 뭔지 모르겠지?” “나는 제빵사인데요.”). 이들은 낙수 효과가 불평등한 상황에서도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아프리카에는 16만 5천 명의 백만장자(미 달러)가 있다. 과연 이들의 부로 인해 아프리카 서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고 믿어도 되는가? 특히 최근 들어 아프리카 성장과 관련하여 많이 거론되고 있는 아프리카 중산층에 대한 기대가 이런 낙수 효과에 유혹되고 있지 않은지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출처: http://www.cameroun24.net/actualite-cameroun-Chers_riches_2C_gardez_vos_miettes__21-4-4-21153.html

다시 가열되고 있는 서사하라 문제

18Jun/18

모로코 정부 대변인은 5월 2일 이란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발표하였다. 모로코 정부에 의하면, 이란 동맹국인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란이 제공한 군사적 지원을 통해 폴리사리오 전선(Polisario Front)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과 헤즈볼라가 서사하라 전투 비행단을 훈련하고 무기를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테헤란 정부와 레바논 헤즈볼라는 극구 부인하면서 모로코가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압력에 굴복해 외교적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맹비난하였다.

   모로코와 이란 간의 외교적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모로코는 자신들의 강력한 동맹국 바레인을 ‘이란 열 번째 지방’이라고 한 이란의 부적절한 표현에 분개하여 한 차례 외교 관계를 단절한 바 있다. 특히 모로코 정부는 이란이 모로코의 시아파에 대한 지원의 우려를 표명했는데, 이는 수니파가 대부분인 모로코 종교에 대한 침입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모로코와 이란 간의 단교는 2009년에도 있었으며, 2014년 두 국가 고위 관료의 방문 교환에 이어 2016년에 공식적인 수교가 겨우 재개되었다.

   모로코는 오래전부터 서사하라 문제 해결과 북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ECOWAS와 AU 가입 등 외교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2006년 모로코는 바레인을 정치외교적·경제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에 외교 관계 개선에 힘써 왔다. 예를 들어, 바레인 정부가 시아파 종교 지도자에게 바레인 국적 거부를 결정한 이후, 모로코는 바레인을 지원했다. 2016년 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는 처음으로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GCC) 정상 회의에 참석하기도 하였다.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회원국이 참석한 이 정상 회의에서 모로코 국왕은 서사하라 문제를 언급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모로코는 알제리의 국내적 혼란을 이용하여 서사하라 문제에 걸프 지역 국가를 끌어드려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현재 모로코 정부는 사하라 민주공화국(SADR)을 지지하는 모든 국가와 세력에 날카로운 비난을 쏟아 낼 정도로 서사하라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유엔감시통제 지역에서 폴리사리오의 불법 행위와 모로코 반대 세력에 대한 알제리의 자금 지원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모로코는 국경 지역(유엔 통제 지역)에서 자행되는 폴리사리오의 불법 행위를 지역 정착을 합리화하기 위한 일종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모로코는 알제리 정부의 강한 부정에도 불구하고 알제리가 폴리사리오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유엔의 중재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물론 알제리는 자신들의 개입을 철저하게 부정하면서, 모로코가 유엔을 통해 요구하는 어떠한 협상에도 임하지 않고 있다. 이는 모로코가 주장하는 폴리사리오 문제에 알제리를 연관시키려는 모로코의 의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모로코 정부에 의하면, 알제리 정부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란 및 폴리사리오와의 동맹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진위를 떠나서 모로코 입장에서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서사하라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모로코는 이슬람 문화권이라는 동질성을 이용하여 전방위적 외교 관계를 중동 지역으로 확대하여 강력한 연대를 찾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디어에 비친 사하라 사막의 현실

17Apr/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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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연구 결과, 아프리카 사막의 확산이 현실로 드러났다. 사람들은 원인만큼 해결책도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지역은 사하라 사막에서 활동하는 반정부 세력 혹은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좋은 활동 장소다. 따라서 사하라 사막의 확산은 이들의 활동 지역을 더 넓혀주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메릴랜드 대학(University of Maryland)의 과학자들은 이대로 방치하면 머지 않아 사하라 사막이 미국 영토만큼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 발행하는 학술지(The Journal of Climate)에 따르면 2013년까지 사막이 10% 이상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사하라 사막 확산 예방에 대한 국제사회의 금융 지원은 미미하다. 특히 세계화 이후, 사하라 인근 국가들의 난개발로 인한 물 자원의 무분별한 사용이 사막화를 더 부추기고 있다. 사하라 문제는 사막화 문제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정치·사회적 안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위의 카툰은 한 여행자가 불과 5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해수욕장을 지도로 찾고 있는 광경이다.

출처: http://www.jeuneafrique.com/548222/societe/loeil-de-glez-le-sahara-progresse-dans-un-desert-mediatique/

아프리카 지방분권화의 현실

17Apr/18

   1990년 민주화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프리카 지방분권화는 올해로 28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크게 진전된 것은 없어 보인다. 특히 대통령 중심제나 의회 제도 같은 정치 제도 혹은 거시적인 시장 경제 체제 과정과 달리, 지방분권화 과정에서는 지역의 복합적인 현실과 문화를 반영하는 특수주의와 민주주의라는 보편주의 간 충돌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아프리카 민주주의로의 완전한 이행은 절반 수준 혹은 그 이하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지방분권화는 정치적 민주화보다 더 낮고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의 대부분 국가에서는 1990년 이후 민주화 시행에도 불구하고 중앙집권적 대통령 중심제가 실시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대의 제도와 대통령 중심제를 병합한 혼합 체제가 실시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헌법 개정(민주 헌법에서는 연임으로 제한함)을 통해 3선에 나서 당선되는 현직 대통령이 증가하면서, 10년 이상의 장기 집권이 당연시되고 있어 지방분권화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방분권화는 정치·행정·재정적 차원에서 상호 복합적으로 시행된다. 이 중 행정적 분권화는 재정적 분권화와 정치적 분권화보다 복잡하고 지역적인 갈등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행정적 분권화의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는 지역 주민이기 때문이다. 행정적 분권화는 지역 주민에게 자체적인 공공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행정 정책의 결정 권한, 관리 책임 및 행정 책임 등을 지방 행정 기관, 광역 자치단체 혹은 기초 자치단체에 재분배하는 것이다. 이는 권한 분산(decentralization), 권한 위임(delegation), 권한 이양(devolution) 등으로 세분된다. 권한 분산은 행정적 분권화 중에서 가장 약한 분권화 형태로, 지방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에 공공 서비스 및 정책 결정을 부분적으로 이양하면서 최종적인 책임은 중앙 정부가 진다. 독립된 지방 자치단체가 존재하지 않고 중앙 정부의 지방 기관들이 행정 서비스의 효율성 차원에서 관리되는 것으로,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의 분권화는 형식적인 권한 분산에 가깝다.

   이에 반해 좀 더 진전된 분권화의 권한 위임은 지방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가 지역 발전을 위한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 관할 구역, 교통, 주거 서비스 등을 갖추었을 때 책임을 위임하는 형태다. 따라서 중앙 정부의 통제력이 못 미치는 준(準) 독립 기관으로 행정 권한의 일부를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권한 위임을 통한 행정 분권화가 실시되고 있으나 미진하다. 마지막으로, 이양 형태의 분권화는 중앙 정부가 준독립적인 지방 정부나 자치단체에 정책 결정권, 지방 재정 권한 등을 위임하는 것이다. 이 분권화에서는 지방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가 중앙 정부에서 위임받은 권한을 통해 시장과 지역 의회 의원을 선출할 수 있으며 재정적 자립도 가능하다. 이양 형태의 분권화는 일반적으로 정치 분권화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아프리카 행정 분권화에서 이양에 대한 중앙 정부의 의지는 전반적으로 약하다. 남아공과 우간다의 행정적 분권화 수준은 높고, 나이지리아, 르완다, 케냐 등은 중간 수준이지만, 나머지 대부분 국가는 낮은 편이다. 현재 아프리카 분권화에서는 정치적·재정적 분권화도 중요하지만, 행정적 분권화는 대의제로 대신하는 정치적 분권화와 달리, 주민이 생활 속에서 자신들의 문제에 참여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하고, 지역 민주주의(local governance)가 정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아프리카 인구의 70~80%가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