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연구소 <제58차 ‘경계를 넘는 세미나’ 개최> ― 국경을 넘은 사람들, 경계에 머무는 사람들: 아프리카 난민캠프의 공간성 ―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는 2025년 6월 18일(수), 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제58차 ‘경계를 넘는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이번 세미나는 HK3.0 인문한국사업단의 일환으로 열린 정례 세미나로, 장기화된 아프리카 난민캠프의 공간성과 난민 주체의 삶을 조망하는 깊이 있는 발표와 토론의 장이었다.

환영사 및 발표자 소개
발표는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이자 국제이주 및 난민 현장과 학문적 연구 경험을 두루 갖춘 성상미 박사(사회학)가 맡았으며, 아프리카학부 및 인문대학 교수진, 연구원, 석박사 과정생 등 총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번 발표는 ‘국경을 넘은 사람들, 경계에 머무는 사람들: 아프리카 난민캠프의 공간성’이라는 주제로, 난민 캠프를 단순한 임시 거주지가 아닌 독특한 시공간적 질서를 지닌 ‘도시적 공간’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발표1

발표2

발표3

성 박사는 먼저 전 세계 난민의 약 25%가 여전히 캠프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캠프의 구조적 특성과 제도적 배경을 설명하였다. 이어 ‘State of Exception(예외상태)’ 개념을 바탕으로, 난민캠프가 어떻게 법과 정치의 통제를 벗어난 공간으로 기능하며, 동시에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원만 제공되는 ‘bare life’의 공간이 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난민캠프의 시공간성, 즉 멈춰진 시간 속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난민들의 삶의 조건은 청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성 박사는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난민캠프인 탄자니아 냐루구수(Nyarugusu)와 말라위 잘레카(Dzaleka)를 사례로 들어 캠프 공간의 진화와 난민의 주체적 생존 전략을 조명하였다. 냐루구수 캠프 인근에서 형성된 ‘버퍼존’과 공동시장은 난민과 지역사회가 비공식적으로 교류하며 상호 경제적 이해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이 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은 단순한 물질적 생존을 넘어 집단 간 신뢰 형성과 장기적 평화공존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장치로 기능함을 실증 연구를 통해 제시하였다.

또한 말라위 잘레카 캠프에서 태어난 청년 세대의 정체성 형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성 박사는 캠프 출생 청년들이 부모 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성하며, 디지털 플랫폼과 예술 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소속감과 저항의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특히 다종족, 다국적 구성의 캠프 안에서 형성되는 ‘혼종적 정체성’과 ‘invisibility bargaining(비가시성 협상)’ 등의 전략은 청년 세대가 어떻게 기존 서사를 재해석하고 자신만의 사회적 입지를 모색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통찰이었다.

질의응답1

질의응답2

단체사진1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학술 발표를 넘어, 난민과 캠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공간과 정체성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아프리카 난민캠프의 복합적 현실을 조망한 뜻깊은 자리였다.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는 앞으로도 ‘경계를 넘는 세미나’를 정례화하여 지역연구의 심화와 국제개발담론의 공공화를 위한 학제 간 소통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작성자: 성상미 연구교수, 최재희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