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이한규 HK연구교수

DRC 선거에 대한 프랑스의 수상한 행보

18Apr/19
DRC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르완다 대통령 카가메가 DRC 선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다음에는 앙골라 대통령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이처럼 엘리제궁은 2018년 12월에 예정된 DRC 대통령 선거의 연착륙과 이에 관한 견해를 듣기 위해 DRC 이웃 국가의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협의하고 있다. RDC는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대선과 총선 운동에 돌입할 것이다. 특히, 국민은 이번 선거가 독립 이후 처음으로 평화로운 민주 선거가 되기를 원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두 차례 연임한 현 대통령 카빌라가 헌법을 위반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현재까지도 알수 없다. 카빌라의 마키아빌리적 광기를 막기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외부 파트너가 절실하다는 것이 RDC 국민 다수의 생각이다. 이들의 생각을 프랑스가 수용한 것인가? 아니면 이 지역에서 점점 잊히고 있는 프랑스 영향력을 되찾기 위한 수순인가?

알제리의 민주화 봄 다시 시작되는가?

18Apr/19

   20년 동안 장기 집권하던 알제리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Abdelkader Bensalah)가 4월 2일 대통령에 해당하는 헌법위원회 위원장직을 사임하였다. 부테플리카는 내전 중 군부의 지지로 1999년 4월 73.79% 득표를 통해 권력을 잡았다. 특히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고, 10년간 내전을 치른 알제리에 평화를 정착시켰다. 그의 재임 기간에 부테플리카 대통령을 위협하는 여러 차례의 테러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Aqmi와 GSPC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2009년 90.24%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3선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2005년부터 문제가 된 그의 건강은 알제리를 불안케 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2013년에는 건강 문제로 80일 동안 국정을 멈추기도 했으며, 계속되는 내각의 경질과 정치적 불안정은 부테플리카를 더욱 권력의 함정에 깊숙이 빠지게 하였다. 건강 악화로 국정을 돌보지 못한 것이 여러 차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테플리카가 지난 2월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였다.

   부테플리카의 차기 대선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서 2월 28일 알제리 국민 수만 명이 시위에 나섰다. 8년 전 ‘아랍의 봄’ 시위 이후 알제리에서는 최대 규모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서둘러 내각을 개선했다. 베두이가 신임 총리로 임명되었고, 8명의 장관을 제외하고 20명이 바뀌었다. 이때까지도 부테플리카는 대선 출마를 포기하지 않고, 당선 후 조기 선거를 시행한 이후 더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눈 가리고 아옹’하는 권모술수에 국민은 물론 군부까지도 부테플리카와 그 체제까지 거부하였다. 결국, 부테플리카는 4월 2일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알제리에는 제2의 ‘아랍의 봄’이 찾아왔다. 알제리 국민은 진정한 제2공화국의 도래를 원하고 있으며, 국민의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매주 금요일에 대정부 시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군 책임자에 따르면 알제리 안정화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에서 두 가지 우려가 나타난다. 첫째, 현재 대통령 직무 대행을 하고 있는 압델카데르 벤살라흐(Abdelkader Bensalah)가 모로코 출신의 이중 국적자였다. 특히 서사하라 문제로 모로코와 심각한 대립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알제리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일부 시위자는 압델카데르 벤살라흐의 퇴진도 요구하고 있다. 둘째, 20년의 장기 집권으로 인해 시민사회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알제리에는 정부를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민조직이 없다는 점이다. 시위와 시민사회 조직은 별개의 문제다. 이러한 우려는 군부의 정치적 개입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알제리 국민이 부테플리카와 관련된 모든 체제를 거부한다는 것은 12년 동안 부테플리카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군부를 향한 것이기도 하다.

   알제리 국민은 이미 한 차례 민주화 운동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잃어버린 8년을 되찾을 수 있는 충분한 문화적 바탕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다행히도 종족, 계급적 이해관계가 시위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 야당 지도자가 언급했듯이 해외 영향이 아닌 알제리인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한 아주 중대한 시기가 아닌가.

아프리카의 새로운 전쟁, 담배

20Feb/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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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아프리카에서는 담배가 새로운 정치·사회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Public Eye NGO에 따르면 아프리카인은 유럽인보다 독성이 강한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1.28밀리그램)은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0.75밀리그램)보다 많다. 이 중독성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북부 국가들에서는 지속해서 비흡연 공간을 확대하고, 담배에 높은 세금을 매겨서 흡연자를 점차 줄이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흡연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에티오피아를 제외하고-어디서나 흡연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흡연은 일상이 되었으며, 아프리카는 새로운 담배 엘도라도로 주목받고 있다. WHO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흡연자의 수는 7천 7백만 명인데, 매년 6백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2030년에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담배는 Karl Marx의 표현을 빌리자면, 종교, 술 다음으로 세 번째 아편이 되고 있다. 모리셔스, 차드,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에서는 미성년자에 대한 담배 판매 금지, 학교 200미터 이내 금연, 담배에 대한 모든 직접 또는 간접 광고 금지 등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은 거의 없다. ECOWAS(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는 2017년부터 담배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검토해 왔지만, 진전이 없다. 이대로 가면 아프리카는 흡연 관련 질병으로 가장 많은 타격을 받는 대륙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다국적 담배 기업으로부터 무방비 상태에 있는 아프리카는 자국의 강력하고 효율적인 법적 조치는 물론, 국제 사회와의 효과적인 공조가 절실하다.

출처: https://www.jeuneafrique.com/715614/societe/chronique-lafrique-leldorado-de-la-nicotine-made-in-europe/

서사하라 지역의 긴장 해소되나?

20Feb/19

   지난해 겨울, 모리타니 대통령 Mohamed Ould Abdelaziz는 5년 동안 공석이던 모로코 주재 대사로 Mohammed Lemine Ould Abeye를 임명했다. 신임 대사는 매우 신중한 관료로 주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대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서아프리카통으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모로코 수도 Rabat에 있는 고등행정대학원(ENS)에서 1993년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세네갈과 모리타니에서 대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두 국가 간 문제의 해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현재는 서사하라 문제가 소강 상태에 있지만, 서사하라로 인해 두 국가 간 외교 관계는 여전히 복잡하다. 모로코와 문제가 있는 Front Polisario가 1973년 모리타니에서 출범했다는 점이 더욱더 그렇다. 이로 인해 20년 동안 두 국가는 서로가 발목 잡는 꼴이 되었다. 2016년에는 두 국가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모리타니 정부는 사하라 국경에 인접한 Lagouira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여 Front Polisario를 암묵적으로 지원하였다. Lagouira는 모로코 정부가 자국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해 온 곳이지만, 모리타니 군대가 지속적으로 순찰해 오던 곳이다. 그런데 Lagouira에 주둔한 모리타니 군인들이 자국 국기를 게양해 두 국가 간 긴장이 고조되었다. 더욱이 Polisario 수장 Mohamed Abdelaziz가 사망하자 모리타니 정부는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그뿐만 아니라 모로코 노동자들이 모리타니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모로코 노동자들의 취업권 갱신을 불허하였다. 현재 모리타니 대통령은 2008년 쿠데타로 집권하였는데 이후 10년 동안 양국 간 전투가 끊임없이 벌어졌다. 두 국가 간 외교 관계는 최소한으로만 유지되고 있었다. 이는 모리타니 정부가 그동안 유지했던 중립적 입장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로코 정부에게는 최악재였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Istiqlal 사무총장 Hamid Chabat가 모리타니를 ‘모로코 영토’라고 실언하여 사태는 더 악화되었다. 이에 모하마드 6세(Mohammed VI) 국왕은 Abdelilah Benkirane 정부 수반과 Nasser Bourita 외무부 장관을 모리타니로 파견하여 수습하도록 하여 어느 정도 관계를 정상화하려 했다. 이후 두 정상은 전화 통화를 통해 두 국가 간 관계를 더 악화시키려는 어떤 시도에도 현재의 관계를 유지할 것을 공고히 하였다. 일촉즉발의 위기는 모하마드 6세 국왕의 빠른 대처로 모면할 수 있었다. 물론 모로코가 아프리카연합 재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모로코는 사태를 빨리 수습하는 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경제 협력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모로코 기업 연합회장은 누악쇼트를 방문하여 직접 투자 문제를 논의하였고, 2018년 12월 16~18일 모로코-모리타니 경제포럼(Morocco-Mauritania Economic Forum)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이 포럼은 양국 기업들의 비즈니스 기회와 투자를 통해 민간 부문에서 상업적 연계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아마 모로코 기업은 모리타니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프리카 기업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가까운 시일에 두 국가의 정상 회담이 성사된다면, 서사하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아프리카 독재의 현실

19Dec/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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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가 민주화를 단행한 지 30년 가까이 되고 있지만, 55개국 중 20여 개 국가의 지도자는 10년 넘게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즉 이들 국가에서는 큰 문제없이 장기 집권이 유지되고 있다. 하다못해 1990년 이후 민주 선거를 선출된 지도자조차도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고 있다. 1994년 인류사에서 두 번째로 큰 제노사이드가 발생한 르완다는 소수 종족 출신 폴 카가메가 정권을 잡은 지 현재 18년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지식인은 르완다는 과거 한국과 싱가포르는 독재 정치체제에서 오늘날 같은 경제발전을 달성했다면서, 카가메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정당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과의 약속을 헌법에 명시한 연임 제한은 여러 국가에서 마치 당연한 듯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가 독재 국가보다 더 많다는 점에서 독재 체제의 수는 줄어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37년간 집권했던 짐바브웨의 대통령 무가베, 38년간 집권했던 앙골라의 산토스 대통령, 22년간 집권했던 감비아의 야흐야 자메 대통령 등이 권좌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케냐, 가봉 등에서는 세습주의가 권력을 정당화해 주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만평은 27년간 통치했던 부르키나파소 콩파오레 대통령이 연임의 정당화를 아버지의 뜻으로 돌리고 있음을 꼬집고 있다. 콩파오레 대통령은 국민의 연임 반대 시위에 굴복해 2017년 사퇴하였다.

출처: https://www.27avril.com/wp-content/uploads/2015/12/Togo-de-faure-Gnassingbe-seule-plaie-de-la-democrati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