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아프리카 의회 외교 현주소

   한국 의회 외교는 제헌 국회 때부터 시작하여 6·25전쟁과 5·16 군사 정변 등의 혼란으로 잠시 중지되었다가 제3공화국이 들어서면서 본격화되었다. 의회 외교의 목적은 국회의원들의 외교에 관한 전문 지식을 통해 선진화된 외교 전략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21세기 급변하는 세계정세에서 한 국가의 외교는 관계 부처인 외교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기에는 상호작용이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역부족이다. 따라서 의회 외교는 한편으로는 국회의원들의 국제적 안목과 경험을 넓히면서 전문적 외교 역량을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 외교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21세기에 들어 의회 외교가 중요한 것은 공공 외교의 일부 역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공공 외교의 주요 핵심이 국민 외교라는 점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의원의 의회 외교는 입법부 고유 권한을 넘어서 행정부, 학계 및 싱크 탱크 간의 파트너십을 필요로 한다. 의회 외교는 정부 외교와 달리 외국과의 교섭 과정에서 입장 표명과 의견 개진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다양한 영역에서 외교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다자 외교가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회 외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대아프리카 의회 외교는 1973년 6·23 ‘평화통일외교정책선언’을 계기로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한 북한과의 소모적 외교 경쟁을 줄이고 코트디부아르, 가봉, 콩고민주공화국(당시 자이르) 의원친선협회가 구성되면서 본격화하였다. 실리적인 대아프리카 외교가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과 한-아프리카 포럼 개최로 시작되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의회 외교도 더욱 활성화되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 의회 외교는 아프리카 55개국 중 16개국을 대상으로 총 27회로 연간 3.7회 시행되었다.

   한국 의회 외교 유형은 전문위원회(예를 들어, 법사위, 외통위, 여가위 등), 국가별 친선협회 그리고 2013년에 창설된 ‘아프리카새시대 포럼’이 주축을 이룬다. 의회에는 총 15개의 친선협회가 있으며 약 100명의 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도 국회의장 혹은 사무총장 방문, 국제회의 참석, 대표단 방문 및 상대국 인사초청 등을 통해 의회 외교를 시행한다. 특히 ‘아프리카새시대 포럼’은 초당적으로 의원의 아프리카 전문성을 위한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활동하는 외부 아프리카 전문가를 매월 2~3회 초청하여 강연과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아프리카 의회 외교는 ‘한-아프리카 친선협회’를 통해서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기간(2009~2019년)에 아프리카를 방문한 총 81명 의원 중 ‘아프리카새시대 포럼’의 회원(의원)은 12명이다. 이러한 점에서 ‘아프리카새시대 포럼’이 대아프리카 의회 외교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 포럼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포럼회원(의원) 중심의 대아프리카 의회 외교가 전개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새시대 포럼’에서는 의원 신분으로 현지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하고 생동감 있는 자료와 정보를 외부 전문가들이 상세히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 외교에 필요한 중요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반면, 친선협회를 통한 의회 외교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면, 아프리카 국가별 친선협회에 소속된 의원들을 의무적으로 ‘아프리카새시대 포럼’ 회원으로 가입시켜 외교 역량을 집중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