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배유진 HK연구교수

아프리카 위생 시설 개선의 중요성

23Se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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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11월 나이지리아 정부는 국가의 위생 시설 부문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발표했다. 나이지리아 인구의 4분의 1 정도인 약 5천만 명이 현재 실내 화장실, 실외 공동 화장실과 같은 적절한 위생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더 안타까운 점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0년에 나이지리아인의 36.5%가 위생 시설을 사용했으나 2015년에는 그 수치가 오히려 32.6%로 떨어졌다. 이런 위생 시설 접근성의 하락은 빠른 인구 증가 속도와 비교했을 때 위생 시설 부문에 민간 및 공공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위생 시설과 같이 기본적인 시설이 경제 성장 속도와 함께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지속해서 지적되어 온 부분이다. 예를 들어 위생 시설 부재는 수인성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이런 위협은 사망 예방, 교육 및 경제 성장 방해 요소로 작용하여 빈곤의 사이클(poverty cycle)에 빠지게 할 수 있으며 인간의 사생활과 존엄성을 침해한다. 특히, 아프리카 농업 지역에서 위생 시설 부재 현상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모든 국가에는 경제적 원동력의 역할을 하는 부문이 있는데, 아프리카에서는 농업 부문이 이에 해당한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경제적 원동력이라 볼 수 있는 농업 부문과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농업 지역 위생 시설 부문을 개선할 대책과 투자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http://nepadwatercoe.org/nigeria-nigeria-needs-a-more-effective-sanitation-strategy-here-are-some-ideas/

아프리카의 재생 에너지 사용의 필요성과 확산 방안

23Sep/19

   올해 초 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사이클론 이다이(Cyclone Idai)의 영향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모잠비크의 경우 연간 작물 생산량 절반 이상과 주요 인프라가 파괴되었다. 사이클론 이다이의 영향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상기시켰고 재생 에너지 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대륙 내에서 한층 더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내 재생 에너지 기술 확산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가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재생 에너지 기술을 도입하고 환경 안보 측면까지 고려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많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상반되게 재생 에너지 기술은 아프리카 대륙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태양열 미니 그리드는 이미 아프리카 상당수 지역 사회에 재생 에너지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현대식 장비와 연료를 사용하는 가정용 태양광발전 시스템(Solar Home System: SHS)도 값싼 청정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부 아프리카에서 태양광 시스템을 갖춘 가정은 첫 설치 후 4년 동안 등유 지출 부담을 상당히 줄이고 1.3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줄였다.

   재생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중요성은 아프리카 연합 아젠다 2063에서도 강조되고 있으며, 다양한 행위자가 아프리카 에너지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자립적으로 재생 에너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대규모 투자는 중요하다. 하지만 2018년 말 글로벌 에너지 투자 부문 전체 중 아프리카에 투자한 비중은 약 15%밖에 되지 않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아프리카 에너지 투자 부문 중 대부분이 재생 에너지 부문이 아닌 화석 연료 부문이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14년과 2016년 사이 아프리카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의 약 60%가 화석 연료 부문이었다. 이런 현상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재생 에너지 사용 확산을 비롯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더디게 한다. 또한, 장기적인 성장과 환경 안보 측면에서 볼 때 화석 연료 부문에 높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비경제적이다.

   아프리카 재생 에너지 부문에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의 주원인 중 하나는 현재까지 대륙에 재생 에너지 시장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재생 에너지 시장을 구축하는 일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재생 에너지 부문에 더 많은 투자를 받으려면 먼저 경제나 개발 계획에 기후 변화를 비롯해 재생 에너지 사용에 관한 정책을 부분적으로 통합하여 적용하고 더욱 효과적인 규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기본 단계가 진전되었을 시 투자자가 아프리카의 재생 에너지 시장 구축 의지 및 가능성을 볼 수 있고, 앞으로 아프리카 에서 재생 에너지 기술 사용률이 더욱더 빠르게 증가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부패에 노출된 아프리카의 젊은 세대

19Jul/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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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corruption)는 아프리카 관련 연구나 기사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용어 중 하나다. 부패는 아프리카의 장기적인 개발과 성장을 막는 주요소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에서 아프리카의 각국 정부와 다양한 국제기구는 부패 청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아프리카의 부패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아프로바로미터(Afrobarometer)와 공동으로 2019년 7월 11일 세계부패바로미터(Global Corruption Barometer)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아프리카 35개국의 성인 47,1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되었다. 조사 결과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평균적으로 볼 때 35개국 시민의 절반 이상이 12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부패가 더 악화하였고, 시민의 60%는 정부가 부패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조금 더 세부적인 사안을 보면 시민의 25%가 의료 서비스나 교육과 같은 공공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과정에서 뇌물을 줄 필요가 있었다고 답했다. 특히, 빈곤한 시민이 부유한 시민보다 뇌물을 지불할 확률이 두 배 높고, 기성세대보다 젊은 세대(18~34세)가 뇌물을 줄 가능성이 크다. 젊은 노동력은 아프리카를 기회의 땅으로 보게 하는 가장 대표적인 요소이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세대가 부패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점은 아프리카의 장기적인 개발과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해 부패 청산에 더욱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https://allafrica.com/stories/201907120398.html

 

아프리카 내 토지 횡령 연구의 문제점과 향후 발전 가능성

19Jul/19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토지는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특히, 아직도 상당수 아프리카인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은 이들의 삶이 토지 사용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것을 말하며, 이는 토지 횡령(land-grabbing) 사안이 아프리카에 중대한 이슈라는 것을 시사한다. 아프리카 내 토지 횡령과 관련된 연구 대부분은 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주로 토착민을 타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킨 주요 행위자 및 원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한다. 기존 연구에서 현재까지 밝힌 횡령자는 다국적 기업을 비롯하여 아프리카 정부 및 토지 정책 등으로 다양하다. 문제는 기존 연구들이 실질적으로 토지 횡령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토착민의 삶의 변화와 이들이 바라보는 토지 횡령의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드왕그와(Dwangwa) 지역은 말라위의 주요 사탕수수 재배 및 설탕 생산 지역이다. 이곳에는 다국적 설탕 생산 기업인 일로보(Illovo)가 1970년대 진출하여 대규모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으로 인해 다수의 공동체 구성원이 타 지역으로 이주했고, 이들 중 상당수는 카옹고지(Kaongozi) 지역으로 이주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기존 토지 횡령 연구들이 규명하고자 하는 횡령자는 중요할까? 답은 아니다. 이들은 이주 후 약 40년간 자신들이 사는 환경(토질 및 지형)이 기존에 살고 있던 지역보다 열악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카옹고지 지역 공동체는 토질이 열악하고 산악 지형이라, 이들이 빈곤한 삶을 살고 있으며, 횡령자보다 이들의 삶을 개선해 줄 수 있는 행위자를 규명하는 작업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카옹고지 지역의 산악 지형은 보통 다양한 공동체가 모여 진행하는 말리팽가(Malipenga)와 같은 전통춤 경연대회를 더 이행할 수 없게 만들었다. 즉, 이들에게 토지 횡령은 ‘지역 환경 변화’로 해석되고, 이는 전통문화의 소멸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기존의 아프리카 내 토지 횡령 연구들이 위와 같은 중요한 점들을 규명하지 못한 이유는 이들이 공동체가 이주했던 과거 상황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는 ‘현재 공동체의 시점’에서 토지 횡령 사안을 분석 및 해석하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진전이 이루어질 때 토지 횡령이라는 주제가 전통문화의 소멸과 같은 새로운 주제와 융합되어 한 단계 진보된 연구 주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는 왜 자원의 저주에서 탈출하지 못하나?

19May/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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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자원을 비롯해 금과 다이아몬드 등 다양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는 빈곤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런 이유에서 많은 아프리카 국가는 ‘자원의 저주’ (resource curse)에 빠져 있다고 간주된다. 자원의 저주라는 용어는 랑카스터대학교(Lancaster University) 명예교수 리차드 오티(Richard Auty)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그는 자원의 저주를 천연자원 부유국들이 천연자원 수출을 통해 얻은 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천연자원 빈국보다 낮은 경제 성장을 보이는 현상으로 정의한다.

   아프리카 내 천연자원 부유국과 빈국 사이 경제 성장률을 비교하면, 1980-90년대에는 천연자원 빈국들이 더 높은 성장률 보였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오히려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이 결과는 어떤 국가를 천연자원 부유국과 빈국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문제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원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궁극적인 원인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많은 학자는 아프리카 내 자원의 저주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을 천연자원 부를 독식하는 정부, 혹은 불공평한 부의 재분배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원의 저주를 겪는 주요 원인이 부패한 정부라고 간단하게 결론 낼 수 있을까?

   전 세계 국가들은 아프리카가 보유하고 있는 천연자원을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적개발원조, 외국인 직접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아프리카의 천연자원을 착취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아프리카 내 자원의 저주 존속이 오히려 외부 국가들이 만들어 낸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며, 아프리카의 ‘부패한 정부’는 이런 환경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www.aljazeera.com/indepth/opinion/2017/05/africa-poor-stealing-wealth-17052406373188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