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사이클론 이다이(Cyclone Idai)의 영향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뿐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모잠비크의 경우 연간 작물 생산량 절반 이상과 주요 인프라가 파괴되었다. 사이클론 이다이의 영향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상기시켰고 재생 에너지 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대륙 내에서 한층 더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내 재생 에너지 기술 확산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가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재생 에너지 기술을 도입하고 환경 안보 측면까지 고려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 많다. 하지만 이런 우려와 상반되게 재생 에너지 기술은 아프리카 대륙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태양열 미니 그리드는 이미 아프리카 상당수 지역 사회에 재생 에너지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현대식 장비와 연료를 사용하는 가정용 태양광발전 시스템(Solar Home System: SHS)도 값싼 청정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부 아프리카에서 태양광 시스템을 갖춘 가정은 첫 설치 후 4년 동안 등유 지출 부담을 상당히 줄이고 1.3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줄였다.
재생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중요성은 아프리카 연합 아젠다 2063에서도 강조되고 있으며, 다양한 행위자가 아프리카 에너지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현재까지 자립적으로 재생 에너지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대규모 투자는 중요하다. 하지만 2018년 말 글로벌 에너지 투자 부문 전체 중 아프리카에 투자한 비중은 약 15%밖에 되지 않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아프리카 에너지 투자 부문 중 대부분이 재생 에너지 부문이 아닌 화석 연료 부문이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14년과 2016년 사이 아프리카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의 약 60%가 화석 연료 부문이었다. 이런 현상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재생 에너지 사용 확산을 비롯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더디게 한다. 또한, 장기적인 성장과 환경 안보 측면에서 볼 때 화석 연료 부문에 높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비경제적이다.
아프리카 재생 에너지 부문에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의 주원인 중 하나는 현재까지 대륙에 재생 에너지 시장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재생 에너지 시장을 구축하는 일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재생 에너지 부문에 더 많은 투자를 받으려면 먼저 경제나 개발 계획에 기후 변화를 비롯해 재생 에너지 사용에 관한 정책을 부분적으로 통합하여 적용하고 더욱 효과적인 규제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기본 단계가 진전되었을 시 투자자가 아프리카의 재생 에너지 시장 구축 의지 및 가능성을 볼 수 있고, 앞으로 아프리카 에서 재생 에너지 기술 사용률이 더욱더 빠르게 증가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