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속의 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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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이한규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은 세계적인 국제공항이지만,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이 불법으로 소지하는 품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약은 물론 성분 미상 의약품이나, 총포, 도검류 등의 무기들, 외화 밀반입 등도 있지만 프랑스 관세 당국이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아프리카에서 유입되는 원숭이, 악어, 포유류 등의 고기 반입이다.

   2011년 5월에 일주일동안 집중 단속을 통해 약 1톤의 생선과 야생동물의 고기를 적발한 적이 있다. 특히 일반 소지품처럼 소량으로 반입되는 금지된 동물들의 고기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 비록 소량이지만 이들 반입금지 품목들은 프랑스에서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 혹은 아프타열(fièvre aphteuse)을 전파시켜 국민건강은 물론, 프랑스 축산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프랑스 한 세관원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한 여행객 가방에서 발견된 악어고기의 출처에 대해서 묻자 ‘비행기 바퀴에 묻어서 온 것 같다’는 황당한 답변을 하고 있다. 이러한 불법 반입 품목들은 특히 성욕에 좋다는 소문으로 아시아로 유입되고 있어서 한국의 식품위생 안전 문제에 대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준다.


출처: Jeune afrique, n° 2703-2704, p.46 (2012년 10월 28일~11월 1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