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대통령 선거의 후유증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2012년 12월 7일 가나는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를 치렀다. 12월 10일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여당인 국민민주의회(National Democratic Congress, NDC)의 존 드라마니 마하마(John Dramani Mahama) 후보가 50.70%(5,574,761표)를 득표해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2008년 대선에서 0.46%차이로 고배를 마셨던 신애국당(New Patriotic Party, NPP)의 나나 아쿠포-아도(Nana Akufo-Addo) 후보는 47.74%(5,248,898표)를 얻었다.

   선관위의 공식 발표 이후, 몇몇 국가 원수―예컨대 토마스 야이 보니(Thomas Yayi Boni) 베냉 대통령, 굿럭 조나단(Goodluck Jonathan) 나이지리아 대통령, 버락 오마마(Barak Obama) 미국 대통령―와 코피 아난(Kofi Annan)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은 존 마하마의 당선을 축하해 주었다.

   이것으로 대선은 완전히 종결되었는가? 아니다. 대선 이후 많은 시민들은 절대적 평화와 통합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쿠포-아도와 신애국당은 국민민주의회와 선관위의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불복 의사를 밝혔다. 이것에 대해 가나 국민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2012년 12월 11일 아크라의 중심부인 크와미 은쿠르마 서클(Kwame Nkrumah Circle)에서 열린 신애국당의 항의 시위는 많은 사람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신애국당의 몇몇 거물급 정치인―예컨대 제이크 오베체비-램프티(Jake Otanka Obetsebi-Lamptey), 콰조 아프리에(Kwadwo Owusu Afriyie), 오티코 드자바(Otiko Afisa Djaba), 안소니 카르보(Anthony Karbo), 오사포 마아포(Osafo Maafo) 등―들은 대선 과정에서의 부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아쿠포-아도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마하무두 바우미아 박사(Dr. Mahamudu Bawumia)는 이번 선거의 결과를 바로잡기 위해, 이용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애국당 의장인 오베체비-램프티는 선관위 위원장인 콰조 아파리-기안 박사(Dr. Kwadwo Afari-Gyan)에게 대선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선거구 수준에서 대선 투표용지의 재조사를 요구했다. 가나 국민들의 일부는 이러한 신애국당의 움직임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선관위와 관련 기관들은 분개한 정당들과 후보들의 염려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가나 대선에서 마하마 후보는 경제 발전을, 아쿠포-아도 후보는 부(富)의 재분배를 강조하며 상이한 국가 발전 비전을 제시하여,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아도 후보는 고등학교 무상 교육을 공약으로 내걸어 빈민층에게 높은 지지를 받은 바 있다. 그래서 당분간 가나 사회에서는 부정 선거 의혹으로 인한 정치적 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