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양철준
탄자니아에서 중등학교 및 대학에서 어떤 언어로 가르쳐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은 해묵은 논쟁으로 아직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화학 교과서가 스와힐리어로 출간되었는데 그 목표는 당연히 학교 교재로서 채택되는 것이다.
스와힐리어로 집필된 화학 교과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되었기 때문에 교육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즐거운 화학(Furahia Kemia)’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이 교재는 모든 과학 과목들을 스와힐리어로 집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학생들은 영어로 출간된 교재를 사용하여 공부하면서 생경한 개념들에 맞닥치면 사전을 찾는데, 사전에 수록된 내용이 빈약하여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기에는 부족하다. 교육‧고등기술훈련부는 스와힐리어로 집필된 이 화학 교재를 학교의 공식 교재로 채택하길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국립스와힐리어평의회(BAKITA)와 탄자니아교육연구소는 이 책의 사용을 승인하고 고무하고 나섰다.
언어는 지식을 전달하는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잘 이해하는 언어로 교육받을 권리를 강조한다. 학생들이 잘 이해하는 언어로 과학 과목들을 가르치면 이들 과목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능력도 배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스와힐리어로 집필된 교재는 자신들이 익숙한 환경에서 관찰할 수 있는 화학적 현상이나 결과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기 때문에 학생들의 창의성 유발에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교사가 수업시간에 영어로 가르치더라도 학생들은 교사가 설명한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해 스와힐리어로 다시 설명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여 탄자니아의 화학 교사들로 구성된 집필진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있는 개념과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의 이해력을 제고했다.
국립스와힐리어평의회는 영어로 가치칠 경우 학생들이 개념이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교육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스와힐리어로 가르칠 것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그러나 교육‧고등기술훈련부는 중등교육부터는 교육언어가 영어라는 이유로 이 책의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학생들은 실질적인 측면에서 낯선 개념의 이해라는 문제에 직면하여 이를 극복하고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의 지적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교육 현장의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여 보다 실행 가능한 대책을 세우고 이행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처: Mwananchi (2012년 5월 22일) www.mwananchi.co.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