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의 정치적 부패, 국민의 고단한 삶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가나는 사하라 이남에서 최초로 식민 지배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나라이다. 그러나 독립 이후의 정치 상황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1981년 제리 롤링스(Jerry John Rawlings, 1947~)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가나는 24년간 다섯 번의 쿠데타와 아홉 번의 정권 교체를 경험했다. 이러한 정치적 혼란으로 도로와 철도 등의 인프라가 파괴되고, 신규 투자가 중단되면서 가나는 인프라 후진국으로 전락하였다. 2000년 무렵부터 가나는 정치적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부정부패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최근까지도 가나의 경제 상황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치적 민주화 역시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다.

   가나는 2012년 12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현 대통령인 존 밀스(John Evans Atta Mills) 대통령은 재집권을 노리다가 지난 7월 24일 사망했다. 현재 국민은 밀스와 국민민주회의의(National Democratic Congress, NDC)의 실정(失政)을 성토하면서, 신애국당(New Patriotic Party, NPP)의 집권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가나 국민은 제대로 된 지도자를 갈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하여 가나의 저명한 언론인인 코피 아코르도(Kofi Akordor)는 <Daily Graphic>(2012년 7월 17일자)을 통해 “신랄함의 정치학”(Politics Of Acrimony)이라는 제하에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했다. 아래의 내용은 그의 기고문을 발췌․요약한 것이다.

   장기간의 군부 및 군부-민간 독재는 가나의 이익에 봉사하지 않았다. 1992년 4월 29일 가나 국민들은 1992년 헌법을 승인하는 국민 투표를 했다. 이 국민 투표는 다당제 규칙, 표현의 자유, 자격 있는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담고 있었다. 1992년 5월 18일에는 정치 활동 금지가 철폐되었다. 그해 11월과 12월에는 별 다른 혼란 없이 첫 번째 대선과 총선이 치러졌다. 그 후 가나는 민주주의를 향한 행보를 계속했다. 선거 개혁은 선거 과정의 개선을 가져왔다.

   하지만 가나의 정치 환경은 오늘날까지 더욱 더 오염되고 있다. 게다가 가나의 경제는 원료 수출에 주로 의존하는 원시 상태에 있다. 예컨대 가나는 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코코아 콩을 수출하고 있다. 이것은 수입의 감소뿐만 아니라 코코아 콩을 다양하게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것은 코코아 산업이 아주 제한된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망간, 보크사이트 및 여타 자원들의 경우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가나의 수도인 아크라의 도로들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비즈니스를 위해 이 도시 내를 이동하는 것은 악몽이 되어 왔다. 식민지 지배자들이 가나에 남겨 놓은 철도 체계는 난장판 상태로 있다.

가나 국민은 충분한 자질과 비전을 가진 훌륭한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들은 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 자신들의 재능과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그들은 국민의 신랄한 비판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