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연료비로 나이지리아 항공사의 운항 취소 사태 발생

최근 나이지리아 신문사인 인디펜던트 온라인(Independent Online)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국내 항공기는 연료 부족으로 인해 운항에 지장을 받고 있다. CIA World Factbook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나이지리아 항공사의 수는 총 13개인데 나이지리아와 서아프리카의 대표 항공사이자 최대 항공사인 에어피스(Air Peace)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의 또 다른 항공사인 아리크 에어(Arik Air)도 대부분의 운항을 지연하거나 취소하였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해 수입이 어려워지자 항공 운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렇듯 나이지리아가 석유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이유는 나이지리아의 원유 가공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CIA World Factbook에 따르면 원유는 2018년 기준으로 하루에 198.9만 배럴을 생산했으며, 정유는 2017년 기준으로 하루에 3만 5천 10배럴을 생산했다. 2021년 기준으로는 원유는 145만 배럴을 생산했고, 정유 설비 용량은 44.5만 배럴이었지만 정제처리 비율은 5%에 불과했다. 나이지리아가 수입하는 항공 연료비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리터당 190 나이라(Naira : 약 563.86원)이었지만, 최근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리터당 607 나이라 (약 1,801.40원)까지 올랐다. 이는 두 달 만에 세 배가 넘게 오른 셈이다. 나이지리아에서 승객들은 항공료를 나이지리아 화폐인 나이라로 지불하는데 반해 연료 공급자들은 달러로 받고 있다. 나이라는 평가절하로 인해 가치가 많이 하락하였다.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60% 넘게 하락하였으며 5년 전과 비교해 20% 가까이 하락하였다. 10년 전에 1달러로 환전하기 위해서는 150 나이라 정도가 필요했지만, 현재는 약 415 나이라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연료 대부분을 수입하는 나이지리아는 치솟는 연료비뿐만 아니라 통화 간의 ’가치 차이’라는 악재가 겹쳐 수입이 더욱 어려워졌다. 하지만 나이지리아만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유럽 등도 마찬가지로 운항을 줄이려고 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연료비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무장관인 에녹 고동와나(Enoch Godongwana)는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뒤 회복하고 있던 항공 산업이 치솟는 연료비로 인해 또다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해결책이 나오길 바라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없어 당분간 계속해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