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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아비(Abiy) 행정부는 집권 여당과의 관계 재설정 필요

19Oct/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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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Abiy Ahmed)가 에티오피아 총리로 취임한 지도 6개월이 지났다. 그가 집권한 이래 대다수 국민은 새로운 희망을 품어 왔다. 지난 10월 초 에티오피아 대통령 물라투(Mulatu Teshome)가 국회에서 행한 연례 연설도 이러한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연설을 통해 형사 사법 제도 개혁, 법과 질서 강화, 국제 수지 균형 맞추기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불과했다. 사실, 그간 아비 행정부는 어떤 계획도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체제의 교체와 행정부의 교체는 동일하지 않다. 에티오피아의 경우에는 봉건 정부 체제와 군사 정부 체제가 완전히 새로운 체제에 의해 연속적으로 전복되고 대체되었다. 하지만 행정부는 상황이 다르다. 현 행정부가 지난 50년간 존재했던 행정부와 그 속성을 달리하길 기대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2018년의 행정부는 혁명이 아니라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행정부의 국정 방향은 혼란스러운 데다 지난 정부의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행정부가 국가의 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현상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아비 행정부는 헌법과 제도가 집권 여당인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보다 오랫동안 존속함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물론, 행정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면 할수록 수십 년간 권력을 독점해 온 집권 여당과의 마찰도 커질 것이다. 하지만 에티오피아가 보다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균형과 견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행정부는 헌법에 근거해서 입법부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출처: https://addisfortune.net/columns/parliament-with-opportunity-for-assertiveness-must-grab-it/

아프리카 신부대(bride wealth) 관습의 쇠퇴

19Oct/18

   신부대란 ‘결혼 시에 신랑 측이 신부 측에게 지불하는 재화’를 가리킨다. 신부대 관습의 기원은 기원전 3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를 비롯하여 메소포타미아, 히브리, 아즈텍, 잉카 등의 고대 문명에서 이 관습이 실행되었다. 1967년 조지 머독(George Murdock)은 1,167개의 전(前) 산업 사회에 관한 자료를 토대로 『세계 민족지 지도』(World Ethnographic Atlas)라는 저서를 발간했다. 이 저서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중 90% 이상이 신부대 관습을 실행하고 있었다. 오늘날 이 관습은 근대화와 산업화 등의 영향으로 쇠퇴하거나 소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상당수 지역에서는 신부대 관습이 여전히 광범하게 존재한다.

   전통 사회에서는 신부대가 사회·경제적 순기능을 많이 지니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자원 재분배와 사회 통합은 신부대의 대표적 순기능이다. 하지만 신부대의 속성은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재구성되어 왔다. 이러한 현상은 근대화, 산업화, 자본주의화가 심화될수록 더욱 가속화되기 마련이다. 오늘날 아프리카의 신부대 관습은 여러 측면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첫째, 전(前)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신부대의 주요 기능 중 하나가 여성의 노동력을 통제하는 것이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신부대가 임금 노동에 토대를 둔 축적 체계의 일부가 되고 있다. 둘째, 신부대가 여성을 통제하는 기능을 여전히 수행하고 있는 반면, 신부대가 결혼 생활의 안정을 보장한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셋째, 근대화가 진행됨에 따라 신부대는 가족이나 친족 등의 집단 간 거래가 아니라 개인 간 거래의 속성을 강하게 띠게 되었다. 넷째, 신부대의 원래 의미, 즉 두 가족 간의 감사와 합의라는 상징성은 퇴색하고, 신부대의 상업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다섯째, 가축보다는 현금이나 여타 재화로 신부대를 지불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여섯째, 신부대를 한꺼번에 지불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른 한편, 페미니스트, 여권(女權) 운동가, 일부 정치인 등은 신부대가 남성의 지배와 여성의 종속 및 양성 불평등을 강화하는 낡은 관습이라고 비판하면서, 이것의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여성을 ‘상품’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질수록 신부대는 여성, 아동, 가족생활 및 공동체 발전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 이론적으로 볼 때 신부대는 여성의 생산성과 결혼 생활에 대한 기여를 인정하고 이것에 가치를 부여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론과 상당히 다르다. 신부대는 여성의 열등한 지위를 영속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신부대 협상 과정에서 배제될 뿐만 아니라 결혼 후 가정 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열등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신부대로 인해 수많은 여성이 가정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신부대가 양성 불평등과 가정 폭력의 뿌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강화해 온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아프리카에서는 신부대 관습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나이지리아 수형자들의 교육 열기

19Aug/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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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나이지리아 수형자들의 생활환경은 양호하지 않다. 그런데도 모든 교정 시설에서 수감자 중 상당수가 제도 교육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이다. 일부 수감자는 각종 시험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었다. 2010년에 유죄 선고를 받은 노메(Chukwunonso Nomeh)는 나이지리아 국립개방대학교(NOUN)에서 최고 평점(GPA)인 3.80으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4년에는 기결수 아데니이(Theophilus Adeniyi)가 그 대학의 최우수 학생으로 졸업했다. 수감자 카비루(Tunwase Kabiru)와 모슈드(Oladipupo Moshood)는 그 대학의 박사과정에 등록했다. 157명의 수감자는 서아프리카 고등학교자격증시험(WASSCE)에 등록했다. 나이지리아 국립개방대학교는 430명의 수감자를 무료로 입학시켰다.

   이러한 긍정적 추세는 수감자개혁복지협회(PRAWA)와 종교 기관 등의 지속적인 옹호에 기인한다. 이들 집단은 교육이 수감자를 사회의 쓸모 있는 구성원으로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뛰어난 학업 성취를 보인 수감자는 출소 후 보다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것은 그의 기술이나 학위가 사용될 기회가 제공될 때만 가능한 일이다. 전과 없는 수많은 대학 졸업자 중 상당수가 실업 상태에 있는 것이 오늘날 나이지리아의 현실이다. 그래서 수감자들이 출소 후 사회에 무난히 적응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이들을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정부가 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출처: https://www.vanguardngr.com/2018/08/education-boom-behind-prison-walls/

아비(Abiy Ahmed) 총리, 국민과의 의사소통 확대 필요

19Aug/18

   최근 들어 에티오피아에서는 매주 대규모 집회가 벌어지고, 정부 고위 관리와 정치인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그래서 국민은 매일같이 긴급 뉴스를 접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도 연일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말이나 행동은 여전히 경솔하기만 하다. 그들은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짧은 수명을 갖고 있으므로 대중에게 쉽게 잊힐 것이라 믿고 있는 듯하다. 또는 그들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비 총리에게서 한 수 배웠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비가 에티오피아 총리로 취임한 것은 불과 4개월 전이다. 그 당시 대다수 국민은 아비를 열렬히 지지했으며 국제 언론 매체는 그를 ‘젊은 개혁가’라며 치켜세웠다. 아비는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의 기조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또한 그는 솔직하고 위트와 유머가 넘치며 사교적이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테레사 메이(Theresa May)와 같은 서구 여성 정치인의 딱딱한 성격을 경멸한다. 이런 이유로 많은 국민은 그를 칭송해 왔다. 그의 대중적 행보는 그와 국민을 연결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벌써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국민과의 의사소통 부족이다. 아비와 대중 간의 격의 없는 의사소통 빈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는 자신의 논평에 대한 뜻밖의 해석과 그릇된 설명을 방어하기 위해 강력한 의사소통 팀을 꾸리고 있다. 아비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그를 지지했던 국민은 당혹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역사에서 고위 관리, 정치인 또는 대중적 인물 간의 잘못된 의사소통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비극이 초래되기도 했다.

   아비가 국민과의 의사소통을 줄이고자 하는 방침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절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니다. 첫째, 지도자의 폐쇄성은 권위주의 정권을 창출할 가능성을 높인다. 둘째, 지도자의 폐쇄성은 국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셋째, 정권 핵심 인물들의 부정부패가 증대할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넷째, 지도자가 국민과의 접촉을 기피할수록 갖가지 의혹과 의심은 증대하기 마련이다. 다섯째, 지도자가 국민과의 의사소통을 꺼릴수록 정권에 대한 국민의 반발과 저항은 커진다. 이런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아비는 국민과의 격의 없는 의사소통의 기회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학술총서 12_African Languages and Literature in a Globalized World_Yongkyu Chang and Chul-Joon Yang (eds.) (2018) 출간

 

 

2018년 6월 30일 본 연구소는 학술총서 12(African Languages and Literature in a Globalized World)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양철준 HK연구교수를 비롯하여 총 6명의 연구자가 언어, 문학, 축제 등과 관련된 주제로 쓴 논문 6편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