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아비(Abiy) 행정부는 집권 여당과의 관계 재설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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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비(Abiy Ahmed)가 에티오피아 총리로 취임한 지도 6개월이 지났다. 그가 집권한 이래 대다수 국민은 새로운 희망을 품어 왔다. 지난 10월 초 에티오피아 대통령 물라투(Mulatu Teshome)가 국회에서 행한 연례 연설도 이러한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연설을 통해 형사 사법 제도 개혁, 법과 질서 강화, 국제 수지 균형 맞추기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불과했다. 사실, 그간 아비 행정부는 어떤 계획도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체제의 교체와 행정부의 교체는 동일하지 않다. 에티오피아의 경우에는 봉건 정부 체제와 군사 정부 체제가 완전히 새로운 체제에 의해 연속적으로 전복되고 대체되었다. 하지만 행정부는 상황이 다르다. 현 행정부가 지난 50년간 존재했던 행정부와 그 속성을 달리하길 기대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2018년의 행정부는 혁명이 아니라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행정부의 국정 방향은 혼란스러운 데다 지난 정부의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행정부가 국가의 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러한 현상은 대단히 실망스럽다.

   아비 행정부는 헌법과 제도가 집권 여당인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보다 오랫동안 존속함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물론, 행정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면 할수록 수십 년간 권력을 독점해 온 집권 여당과의 마찰도 커질 것이다. 하지만 에티오피아가 보다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균형과 견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행정부는 헌법에 근거해서 입법부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출처: https://addisfortune.net/columns/parliament-with-opportunity-for-assertiveness-must-grab-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