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윤서영 HK연구교수

조혼과 정치인의 리더십 문제

08Jun/17
2017-06-01 12-14-36

나이지리아에서 조혼은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조혼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어린 여성의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20-49세 여성 가운데 70% 이상의 어린 여성이 조혼의 희생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혼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지난 7월 중순 나이지리아 의회는 결혼 적정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규정한다는 내용의 헌법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의회의 2/3 이상이 동의 의사를 밝혔으나, 한 상원의원에 의해 2차 투표로 이어지며 여전히 헌법 개정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본 카툰은 아동 학대와 다를 바 없는 조혼이 나이지리아의 일부 남성 정치인에 의해 여전히 행해지고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풀라니(Fulani)인의 고충

31May/17

   2015년 이후 말리 중부 지역에서 심화됐던 풀라니족 유목민의 폭동이 점차 남부 지역으로 확대되며 위협을 키우고 있다. 아프리카의 유목민과 농경민 사이의 갈등과 대립은 기실 있어 왔다. 하지만 테러 단체의 급증과 기후 변화, 사헬 지대 내의 무기 거래 활성화와 같은 문제들과 얽히며 사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초기 풀리니인이 보여준 거친 행동은 자민족의 이익과 보호를 위한 것이었지만, 이들의 상황이 서아프리카와 중부 아프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장 단체에 의해 악용되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

   풀라니족은 대부분이 무슬림인 유목 민족으로, 총 인구는 약 3천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나이지리아, 기니, 세네갈, 카메룬,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차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코트디부아르, 모리타니아, 감비아, 기니비사우 등 주로 서아프리카와 중부 아프리카에 걸쳐 넓게 분포돼 있다.

   나이지리아에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풀라니인의 경우 나이지리아 내 북쪽 지역에서 중부 지역으로 거처를 옮기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토지가 비옥하며 북쪽의 무슬림과 남쪽의 기독교도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풀라니인이 이곳으로 내려온 것은 기후 변화 문제와 과도한 방목을 피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최근 8년 전부터 북동부에서 자행되고 있는 이슬람 무장 단체 보코하람의 대량 학살을 피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랑 생활을 하는 무슬림 유목민과 정착해 살아오던 기독교인 농경민 사이에서 땅과 물을 차지하기 위한 갈등 또한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또 다른 곳에 있다. 무슬림과 기독교도 간의 완충 지대 역할을 해오던 중부 지역에서 종교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이래 조스(Jos) 시에서 수차례의 폭탄 테러가 일어나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그러다 보니 이 지역에서도 무슬림에 디한 반감이 커지면서 이것이 북쪽에서 내려온 풀라니인에게로 향하게 된 것이다. 보코하람을 피해 내려온 풀라니인에게 보코하람과 공모했다는 비난의 화살이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헬 지대에서는 “풀라니족 테러리스트는 없다. 다만 성난 풀라니족이 있을 뿐”이라는 말이 종종 회자된다.

   그러나 풀라니인은 폭력적인 성향을 지닌 민족이 절대 아니다. 물론 유목민과 농경민 간의 토지 확보를 둘러싼 갈등은 있어 왔지만, 그것은 생존의 문제일 뿐, 풀라니인의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나이지리아의 풀라니인이 대규모로 이주를 시작한 것은 15세기 중엽이다. 그들은 모두 무슬림으로서 이 당시에 하우사 칠 왕국은 상류층을 중심으로는 이슬람을 이미 신봉하고 있었으나, 일반 대중 사이에서는 자신들의 토착 신앙인 보리(bori) 무속 신앙이 여전히 행해지고 있었다. 상류층 역시 표면적으로는 이슬람을 신봉한다고는 하나, 수 세기에 걸쳐 이어져 온 자신들의 토착 신앙에서 갑자기 벗어날 수는 없었다. 이에 풀라니 출신의 이슬람 학자인 우스만 단 포디오는 이교도적 풍습에서 사회를 개혁하려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하우사 왕들도 이교도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왕국들을 상대로 성전을 일으킨다. 1804~1810년에 걸쳐 이루어진 이슬람 성전은 결국 하우사 칠 왕국을 모두 멸망시키고, 우스만은 마침내 오늘날 북서 나이지리아의 소코토(Sokoto)에 하우사-풀라니(Hausa-Fulani) 제국을 건설하고 초대 칼리프로 등극했다. 그는 왕국의 통합과 이슬람 국가 건설을 통해 종교적, 정치적 변화 뿐 아니라, 언어적 동질성을 부여하기 위해 하우사인으로 하여금 기존의 언어와 문화, 관습, 전통 등은 유지하게 하는 온건한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그 지역의 모든 사람이 하우사-풀라니인으로서의 일체감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결국 최근의 지하디스트 무장 단체들로 인해, 갈 곳 없는 풀라니인만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고 있는 셈이다.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는 아프리카 농민

26Feb/17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에서 농업은 당장의 생계에서부터 미래의 직업 창출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농업 분야를 활성화하는 것은 농업 자체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에도 중요하다. 농업 발전을 위한 기본 방법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농민이 금융 및 재정 서비스를 더 잘 받도록 하는 것일 것이며, 종자 개량이라든지 더 많은 비료를 생산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작물에 직접 적용하기, 또 이 모든 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투자(유치)일 것이다.

   여기서 농업 지도원(agricultural extension workers)이라 지칭되는 이들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관련 분야를 연구하고 영세농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더 많은 시장 참여 기회 및 이익을 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특히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극심한 기후 변화를 겪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 지도원들의 역할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각국의 정부는 대체로 이런 지도원들과 농가의 유기적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왜냐하면 이들의 관계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충분한 투자를 전제로 하지만, 대체로 아프리카의 농업은 현재 충분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2003년에 아프리카연합(AU) 정상들은 마푸토 선언(Maputo Declaration)에 동참하기로 했지만, 이행하는 곳은 13개 나라에 불과하다. 마푸토 선언은 아프리카연합 정상들이 농업 발전을 위해 국가 예산의 10%를 농업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조약이다. 하지만 예산 집행에 수반되어야 할 투명성 관련 조항이 명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닥친 경제 침체로 인해 각국의 정부가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소규모 농업 생산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유엔 식량 농업 기구(UN’s Food and Agricultural Organization)는 농민 400명당 한 명의 농업 지도원이 배정되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선진국에서는 농민 200명당 지도원 한 명이 배정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평균 3,000명에 한 명꼴로 배정되고 있다.

   하지만  발전의 기미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농민 스스로 그 필요성을 느끼고 주도적으로 변화에 동참하며 시장 지향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각 동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그곳에 오랜 기간 동안 진출해 오고 있는 NGO 단체들이 여러 프그램을 도입 및 적용하여 농민을 훈련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수한 농민을 선발하여 집중 교육시킨 뒤, 그들이 다시 주변 농가를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또한 탄자니아 농가의 경우, 모바일 기술을 도입하여 농민이 태블릿 컴퓨터를 통해 상호 교육에 참여하게 하고 있다. 예로, 참깨 수확에 대해 태블릿으로 교육받은 농민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교육받은 이들과 비교했을 때 지식 습득의 정도는 거의 비슷한 반면, 비용은 1/3 정도로 절감되었다. 라디오 방송 또한 농가를 지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농업 관련 소식을 전달하고, 급변하는 날씨 등을 알려 그에 대처할 수 있게끔 한다. 아직 일부 정부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인식을 잘 못하는 듯하지만, 이러한 시작은 전문가의 조언과 정보를 농민에게 보다 쉽게 전파함으로써 전문성이 부족한 개별 농가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메룬의 인터넷 서비스 중단과 언어 정책

20Feb/17

   카메룬에서 약 한 달 전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기술적 문제가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달포가 되도록 서비스가 복구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번 일이 정부가 고의적으로 벌인 일이라고 결론짓기에 이르렀다. 특히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는 곳은 영어권 지역인 남서 지역과 북서 지역으로, 이는 최근 수개월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던 곳이다. 이로 인해 전체 인구의 약 20%에 달하는 사람이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카메룬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인터넷 통신회사들은 이렇다 할 원인이나 대책에 대해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카메룬 국민들은 이번 사태가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을 억압 및 차단시키기 위한 정부의 조치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인터넷 서비스 중단의 여파로 남서 지역에 위치한 모든 전산 관련 업무가 마비된 상태이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된 이 지역은 장기간 정부에 대한 시위와 파업으로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영어권 지역 및 이 지역민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11월에는 학교와 법정에서 프랑스어만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대 시위가 있었고, 이로 인해 100여 명이 체포되고  한 명 이상이 사망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런 시위 및 반대 움직임이 특히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카메룬의 공용어가 영어와 프랑스어 두 가지임에도 불구하고, 카메룬의 영어권 화자들은 실제 정부의 공식 업무가 프랑스어로 진행되고, 모든 공문서가 우선적으로 프랑스어로 작성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사회 복지와 각종 서비스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카메룬의 식민 역사 및 언어 정책과 관련이 있다. 카메룬은 19세기 독일의 식민 지배를 받다가 1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 분할 통치된다. 1961년에 주민투표가 실시되어 남부는 카메룬공화국과 연방 관계를 맺고, 북부 지역은 나이지리아 주로 통합되며 카메룬연방공화국이 되었다. 이후 2개 지역이 영국에, 5개 지역이 프랑스의 관할에 편입되는 과정을 겪는다. 하지만 250개 이상의 언어가 존재하는 카메룬의 공용어는 토착어가 아닌 영어와 프랑스어이며, 공식적인 이언어 사용 정책이 국가 헌법에 규정되어 있다. 토착어가 공용어로 지정되지 않은 이유는 현실적으로 공용어의 지위를 부여할 토착어가 없다는 점 외에, 일부 토착어를 공용어로 지정할 경우, 민족 간에 심각한 언어 갈등 및 내전이 발생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카메룬은 당시 국민 통합을 위한 목적으로 다언어 국가로 자처했고, 이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두 공용어를 사용한 지 4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카메룬의 정치와 행정을 이루는 언어는 대부분 프랑스어가 되어 버렸고, 영어는 프랑스어 다음의 지위를 얻게 되었다. 공공생활 영역에서 프랑스어가 영어보다 확연하게 많이 사용된다. 예로 인쇄 매체의 90%,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의 65%가 프랑스어이며, 영어 방송은 35%에 불과하다. 프랑스어가 카메룬의 주요 도시에서 (비)공공 영역에서 모두 활발히 사용되는 반면, 영어는 프랑스어에 비해 상당히 제한된 영역, 즉 주로 공식적 상황이나 지식인들 간 소통 수단으로 이용될 뿐이다. 이런 상황은 영어권 지역민에게 소외감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이 다시 정부에 대한 반발로 이어진 것이다. 다수의 위험 요소를 고려하여 카메룬 정부가 택한 이언어 정책과 그것의 시행은  옳았던 결정이었으나, 그 언어 정책을 공정하게 실행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카메룬 정부는 국민들의 반발을 인터넷 서비스 차단과 같은 임시변통책이 아닌, 효율적이고 공정한 언어 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제약 분야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아프리카

20Feb/17

   그간 아프리카는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세계의 관심을 받아 왔다. 이번에는 제약 분야의 새로운 블루 오션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프리카의 제약 시장은 그동안 정치 불안 및 낮은 경제 성장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율 부진으로 제약 업체들로부터 외면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급성장하는 경제 상황 덕분에 상황이 바뀌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가 지난해에는 5% 성장했으며, 올해는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발전은 한편으로는 아프리카인의 식습관을 변화시키며 그로 인한 질병을 발생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한다. 최근 아프리카는 고혈압 환자의 비율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치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성인의 46% 이상이 고혈압의 위험에 있다. 이는 급증하는 도시화와 그로 인한 건강치 못한 양상으로 생활 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인이 생활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2030년경에 이들은 감염에 의한 질병보다, 당뇨나 암과 같은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더 높아지게 될지도 모른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미 비전염병의 발생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시골에서 대도시로 이주하는 사람이 증가하며, 중산층이 증가하고 기대 수명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비전염병 치료제 시장이 점차 커짐에 따라 유럽의 제약 업체들은 아프리카 시장 선점을 위해 아프리카 질병 퇴치라는 구호와 함께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세계 주요 제약사와 제휴를 맺고 아프리카 질병 퇴치 모금활동을 시작하여, 2억 4천만 달러를 모았고, 133억 달러의 약품을 지원받았다. 이에 발맞추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향후 5년간 1억 3천만 파운드를 투자해 개발 시설 구축 및 약품 생산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간 여러 질병이 창궐함에도 불구하고 큰 소비 시장으로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제약 업체들의 외면을 받음으로써 질병 퇴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아프리카에 이는 분명 희소식이다. 하지만 약품에 대한 수요 가능성이 확실해진 이후에 제약 업체들이 벌이는 선점 경쟁을 보고 있자니,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당연한 현상임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다른 나라들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알약 하나를 먹지 못해 병에 걸리고 목숨까지 잃었던 사람들이 생각나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