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불고 있다. 이것은 그동안 다양한 상황에서 억압받아 오던 여성이 목소리를 내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동안 나이지리아의 사회 분위기는 여성이기 때문에 받아 오던 차별들을 공론화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운동의 유행과 확산은 갖가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여성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어 그것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는 분명 그동안 지극히 보수적이던 나이지리아의 남성과 그들이 주도하던 사회 분위기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예전이라면 묵살되었을 법한 여성의 다양한 목소리가 연이어 뉴스나 매스컴을 통해 보도되고 있고, 모든 이의 관심이 그곳에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전에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에서 미투 운동이 정말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곳에서 페미니스트로 활동하는 한 여성은 ‘여전히 가부장적 관습이 잘못된 것인 줄 모르고 여성 스스로가 그 관습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가부장적 관습이라 함은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가정(혹은 사회) 내 분위기에서부터 시작해 일부다처제, 할례나 미망인 학대와 같은 여성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해를 가하는 관습을 의미한다.
이런 관습이 종교와 만날 때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주주’라는 전통 종교를 여전히 맹신하고 있는 일부 여성은 이것을 믿음으로써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든다. 주주는 부두교의 전통 의식인데, 이것을 치른 여성이 여기서 맹세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저주를 받게 된다는 그릇된 믿음을 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주가 일반 가족이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 포주가 빈곤층 여성이나 미혼모를 대상으로 유럽으로 이주를 시켜주겠다며 유혹해 이들을 매춘부로 팔아넘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주 의식을 행함으로써 여성이 그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물론 포주가 여성을 유럽으로 이주시켜 주겠다고 유인할 때 성매매에 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는다. 이 덫에 빠진 여성은 후에 자신이 잘못된 상황에 처해 있음을 깨달아도 주주 의식에서 맹세한 서약과, 그것을 어겼을 때 자신이나 가족에게 닥칠 불행을 염려하여 거기서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못한다.
나이지리아 여성은 주주 의식과 같은 미신적 믿음이, 더 크게는 자신을 물리적으로 해를 가하는 여러 전통 관습에 대한 믿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행히 2018년 5월 파리에서 나이지리아 여성을 매춘부로 팔아넘긴 포주들을 대상으로 재판이 열렸고 이들에게 형이 선고되었다. 빛을 보기 시작한 미투 운동이 변질되는 일 없이 이러한 판결과 캠페인으로 이어져, 나이지리아의 많은 여성이 악습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