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와 아프리카의 식량 문제

   4월의 봄날이다. 봄날의 날씨답게 주위를 둘러보면 꽃샘추위를 이겨낸 온갖 꽃이 색색깔로 만개해 있어 봄의 정취를 더 북돋아준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봄의 꽃으로 대표되는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이 동시다발로 피고 있다. 본래 꽃이 피는 순서는 목련-개나리-진달래-철죽-벗꽃 순으로 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다. 필자가 어린 시절 경험했던 기억도 꽃들이 순서대로 피어났지, 지금처럼 이렇게 동시다발로 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러한 이유는 기상 이변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예전과 같이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고 부쩍 짧아진 봄과 가을, 그만큼 더 길어진 여름과 겨울이 그러하고, 극심한 더위나 추위의 발생과 같이 다양한 기상 이변을 우리는 이미 체감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기후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식물의 양육과 재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식량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다. 남수단, 나이지리아, 소말리아는 최근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기근으로 고통받고 있다. 기근은 식량 문제를 유발하고 그만큼 기아와 빈곤은 또다시 증가한다. 이로 인한 노동력의 영양실조와 질병 발생의 증가는 다시 식량 생산의 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다시 기아와 빈곤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과학자이나 농업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야기될 피해를 우려한다. 지구 온난화 같은 기후 변화 문제는 사실 아프리카보다 급격하게 도시화와 산업화를 겪은 국가들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피해는 아프리카에서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는 사람들이 더욱 크게 받고 있다. 물론 이는 온전히 기후 변화 때문만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경제적 문제는 물론 보건, 위생, 교육과 관련된 사회적 부분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작용하고 있는 것이긴 하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식량난과 이로 인한 기아와 빈곤 발생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우선 아프리카 각국의 정부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기후 변화 양상을 축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도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식량 부족 문제가 우리의 문제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