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이한규 HK연구교수

카나비스 돈세탁과 모로코

18Feb/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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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정부는 모로코가 카나비스(cannabis)를 통해 돈세탁한다며 날카로운 비난을 쏟아 내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수그러들었던 두 국가 간의 긴장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모로코 정부는 모로코 주재 알제리 외교관을 초치하여 강력하게 항의하였다. 하지만 모로코에 대한 알제리 정부의 이러한 비난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 아니다. 대마초의 일종 하시시(haschich: 일명 카나비스)는 두 국경 사이에서 왕성하게 밀거래가 이루어져 왔고, 2015년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 보고서에 따르면 모로코는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인도, 파키스탄 등과 함께 주요 카나비스 생산국이다. 모로코는 연간 약 3만 8천 톤의 카나비스를 생산했으며 80만 명이 카나비스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모로코 정부의 노력으로 4천 7백 헥타르의 카나비스 생산지가 3천 헥타르로 줄어들었지만, 모로코는 여전히 북아프리카에서 주요 카나비스 생산국이다. 아프리카, 특히 마그레브에서 리더 국가로 발돋움하려는 모로코는 카나비스 압수라는 식의 보여 주기로 미온적 태도를 계속 취해 왔다. 왜냐하면 7세기부터 시작해서 하산 1세에 의해 합법화되어 온 카나비스 생산을 완전히 금지하기에는 사회·정치적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카나비스 대부분은 최근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던 리프(Rif)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출처: http://www.gagdz.com/le-maroc-premier-fournisseur-de-cannabis-dans-le-monde/l’Afghanistan et, dans une moindre mesure, du Liban, de l’Inde et du Pakistan

언론 자유의 규제로 후퇴하는 세네갈 민주주의

18Feb/18

   세네갈은 1960년 이후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몇 안 되는 국가 중에 하나다. 단일 정당 혹은 일당 체제가 아프리카 정당 정치의 모델이던 1963년~1970년대 세네갈은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다당제를 시행한 국가이기도 하였으며 현재까지 순조로운 정권 교체를 통해 안정적인 정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네갈 정부의 언론 자유에 대한 최근 조치는 세네갈의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세네갈의 언론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시대적 조류에 맞게 2001년 대대적인 헌법 개정을 통해 보장되었다. 특히 이 헌법은 언론인들의 체포와 감금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민주주의 시금석이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언론사 창설은 당국의 허가 없이 신고만으로도 가능케 하였다(11조). 이와 같이 아프리카에서 보기 드문 세계갈의 언론 자유 정책은 획기적인 것이었다. ‘국경 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세네갈 언론 자유의 세계 순위가 2015년에는 180개 국가 중 71위였지만, 2017년에는 58위로 상승한 것도 세네갈의 언론 자유 현실을 방증하는 것이다(소말리아는 177위). 하지만 2017년 5월 장관 회의에서 언론을 억압하는 법안이 제시되었고, 같은 해 6월 20일 국회에 상정되어 통과되어 실행되었다. 언론사와 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행정 당국은 국가 안보를 침해하는 선동 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언론 기관의 압수 혹은 임시 폐쇄, 뉴스 방송 정지 또는 중단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법을 위반할 경우, 최고 3년에서 5년의 징역형과 6천만 원에서 1억 원의 벌금을 물린다. 이처럼 장기 투옥과 세네갈 국민 소득에 비해 높은 벌금은 언론 자유에 대한 억압이고 세네갈 민주주의의 후퇴다.

   특히 1996년부터 21년 동안 세네갈 국민뿐만 아니라 서아프리카 국민들에게 다양한 소식을 전해 주던 주간지 <누벨 오리종>(Nouvel Horizon)이 올해 1월 5일을 끝으로 발행을 완전히 멈추었다. 또한 아프리카의 국제 주간지인 <존느 아프리크>(Jeune Afrique)는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세네갈에서 배포를 중지하였다. 두 주간지의 발행과 배포 중지는 언론사의 재정 문제가 일차 원인이지만, 이들이 공교롭게도 정치 이념과 무관하게 날카로운 시선으로 모든 사건을 균형 있게 보도해 왔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다.

   최근 모로코, 니제르, 남아공, 에티오피아, 알제리, 베냉, 기니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언론 탄압이 아프리카 민주주의에 대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수시로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중의 눈을 가리려는 조치는 손바닥으로 하늘은 가리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분별하고 책임 없는 일부 SNS로부터 국민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것은 책임성을 기본으로 하는 활자로 된 정보의 확산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언론에 대한 자유 보장과 함께 더욱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언론이 다국적 자본주의 시장 원리에 맡겨진다면, 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마저 스스로 포기하는 돌이킬 수 없는 우(愚)를 범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의 신문명주의(Neo-civlization) 부활?

17Dec/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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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들어 아프리카 행보로 바쁘다. 전임 대통령 올랑드의 대 아프리카 정책의 실패로 현 정부의 아프리카 정책에 대해 유독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7월 8일 G20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아프리카가 문명적이고 인구학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하였다. 더불어 아프리카 한 여성이 7~8명의 아이를 낳기 때문에 아프리카 발전에 도움이 안 되다고 덧 붙였다. 물론 마크롱 대통령은 아프리카 여성의 인권과 권리를 말하고자 하였지만, 이와 같은 마크롱의 프랑스 ‘문명화론’은 아프리카 정치인뿐만 아니라 지식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 만평은 아직 아이가 없는 마크롱 대통령과 부인이 아이를 많이 낳는 아프리카에 원조를 제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출처: http://congodiaspora.forumdediscussions.com/t9065-la-dynamite-macron-et-la-democratie-au-congo

모로코의 서아프리카 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gazoduc de l’Afrique de l’ouest, GAO) 참여

17Dec/17

   1982년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역내 에너지를 공동으로 개발하려는 목적의 하나로,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이하 GAO)를 결정하였다. 1995년 9월 나이지리아, 베냉, 토고, 가나 4개국은 ECOWAS 프로젝트와 별개로 GAO에 합의하였으며, 1999년에는 MOU에 서명함으로써 GAO를 법제화하였다. 2003년 Gazoduc 착공에 전적으로 합의하여 2008년에 베냉, 토고, 가나로 연결되는 총 570㎞의 Gazoduc을 완공하였다. 하지만 테러와 분쟁으로 인한 니제르 델타(Niger Delta)의 Gazoduc 파손과 나이지리아 정국 불안으로 2011년에서야 상업화되었다.

   천연가스는 서아프리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전기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무공해 에너지 자원, 경제 발전의 기초, 해외 투자 환경 조성, 질적 양적 산업 난방용 자원 등이라는 점에서 대체 에너지로 주목 받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모로코가 Gazoduc를 자국까지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천연가스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와 전적으로 합의했다는 것은 그동안 부진했던 서아프리카 천연가스 개발에 새로운 동력을 가질 수 있으며, 서아프리카 경제 발전의 촉매로 작용할 것을 보인다.

   2016년 12월 모로코와 나이지리아의 국영자원공사는 향후 2년간 모로코-나이지리아 Gazoduc 착공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나이지리아 국영기업 NNPC(Nigerian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와 모로코 국영기업 ONHYM(Office national des hydrocarbures et des mines)이 참여하였다. 이로써 기존 570㎞에서 2,430㎞ 늘어난 총 3,000㎞의 거대한 Gazoduc이 건설되며, 이 Gazoduc은 서아프리카 12개국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범아프리카 프로젝트라는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이 Gazoduc은 모로코와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어 유럽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모리타니와 세네갈에서도 매장량이 4,500억㎥로 추정되는 천연가스가 발견되었다. 이는 모로코-나이지리아 Gazoduc 건설이 서아프리카 지역의 에너지 개발과 역외 수출의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한 모로코 관리의 말을 인용하면 모로코-나이지리아 프로젝트는 ‘서아프리카 전체에 대한 기반 시설 프로젝트가 아니라 경제적 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프리카연합의 가입, ECOWAS 가입 신청, 모로코 국왕의 25여 차례 서아프리카 방문(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는 51차례 아프리카를 순방하였음) 등의 최근 행보와 관련하여, 모로코-나이지리아 Gazoduc 프로젝트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즉, 아직 해결되지 못한 서사하라 지역에서의 모로코 주권의 정당성 확립을 위한 정치적 로드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불편한 이웃 국가인 알제리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서사하라 문제에서 알제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모로코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ECOWAS의 리더 국가인 나이지리아의 중립적 태도가 중요하다. 하지만 사하라 사막 중앙을 통과하는 기존의 알제리와 나이지리아 간 Gazoduc을 통한 가스 상업화가 2001년부터 보코하람(Boko Haram)과 에이크미(Aqmi) 테러 집단의 영향으로 침체 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나이지리아로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 도시 인구 증가 심각하다

18Oct/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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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도시 중 대부분은 19세기 유럽의 식민 지배 과정에서 건설되었고, 모든 발전은 식민 도시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1960년대 전후 독립을 맞이한 대부분 국가는 식민 도시의 기능과 구조를 그대로 수용하였지만, 도시 개발은 도시 인구 증가에 비해 더디게 진행되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제2의 도시를 건설했지만, 도시로 집중하는 인구를 분산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2010년 유엔 통계에 따르면 아프리카 도시 인구는 4억 명으로 전체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도시 인구는 매년 3.4%씩 증가하고 있어, 2040년에 도시 인구는 전체 인구에서 6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도시 인구 증가로 도시 인구의 60%가 전기와 수도 시설이 없거나 부족한 빈민가에 살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 인구의 증가만큼 근교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도시 빈곤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

만평 출처: http://onparlepourtoi.blogspo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