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은 1960년 이후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몇 안 되는 국가 중에 하나다. 단일 정당 혹은 일당 체제가 아프리카 정당 정치의 모델이던 1963년~1970년대 세네갈은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다당제를 시행한 국가이기도 하였으며 현재까지 순조로운 정권 교체를 통해 안정적인 정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네갈 정부의 언론 자유에 대한 최근 조치는 세네갈의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세네갈의 언론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시대적 조류에 맞게 2001년 대대적인 헌법 개정을 통해 보장되었다. 특히 이 헌법은 언론인들의 체포와 감금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의 민주주의 시금석이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언론사 창설은 당국의 허가 없이 신고만으로도 가능케 하였다(11조). 이와 같이 아프리카에서 보기 드문 세계갈의 언론 자유 정책은 획기적인 것이었다. ‘국경 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세네갈 언론 자유의 세계 순위가 2015년에는 180개 국가 중 71위였지만, 2017년에는 58위로 상승한 것도 세네갈의 언론 자유 현실을 방증하는 것이다(소말리아는 177위). 하지만 2017년 5월 장관 회의에서 언론을 억압하는 법안이 제시되었고, 같은 해 6월 20일 국회에 상정되어 통과되어 실행되었다. 언론사와 학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행정 당국은 국가 안보를 침해하는 선동 행위가 있을 경우에는 언론 기관의 압수 혹은 임시 폐쇄, 뉴스 방송 정지 또는 중단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법을 위반할 경우, 최고 3년에서 5년의 징역형과 6천만 원에서 1억 원의 벌금을 물린다. 이처럼 장기 투옥과 세네갈 국민 소득에 비해 높은 벌금은 언론 자유에 대한 억압이고 세네갈 민주주의의 후퇴다.
특히 1996년부터 21년 동안 세네갈 국민뿐만 아니라 서아프리카 국민들에게 다양한 소식을 전해 주던 주간지 <누벨 오리종>(Nouvel Horizon)이 올해 1월 5일을 끝으로 발행을 완전히 멈추었다. 또한 아프리카의 국제 주간지인 <존느 아프리크>(Jeune Afrique)는 지난해 12월 21일부터 세네갈에서 배포를 중지하였다. 두 주간지의 발행과 배포 중지는 언론사의 재정 문제가 일차 원인이지만, 이들이 공교롭게도 정치 이념과 무관하게 날카로운 시선으로 모든 사건을 균형 있게 보도해 왔다는 점에서 석연치 않다.
최근 모로코, 니제르, 남아공, 에티오피아, 알제리, 베냉, 기니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언론 탄압이 아프리카 민주주의에 대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수시로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중의 눈을 가리려는 조치는 손바닥으로 하늘은 가리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분별하고 책임 없는 일부 SNS로부터 국민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것은 책임성을 기본으로 하는 활자로 된 정보의 확산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언론에 대한 자유 보장과 함께 더욱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언론이 다국적 자본주의 시장 원리에 맡겨진다면, 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마저 스스로 포기하는 돌이킬 수 없는 우(愚)를 범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