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역내 에너지를 공동으로 개발하려는 목적의 하나로,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프로젝트(이하 GAO)를 결정하였다. 1995년 9월 나이지리아, 베냉, 토고, 가나 4개국은 ECOWAS 프로젝트와 별개로 GAO에 합의하였으며, 1999년에는 MOU에 서명함으로써 GAO를 법제화하였다. 2003년 Gazoduc 착공에 전적으로 합의하여 2008년에 베냉, 토고, 가나로 연결되는 총 570㎞의 Gazoduc을 완공하였다. 하지만 테러와 분쟁으로 인한 니제르 델타(Niger Delta)의 Gazoduc 파손과 나이지리아 정국 불안으로 2011년에서야 상업화되었다.
천연가스는 서아프리카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전기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다. 특히 온실가스 감축, 무공해 에너지 자원, 경제 발전의 기초, 해외 투자 환경 조성, 질적 양적 산업 난방용 자원 등이라는 점에서 대체 에너지로 주목 받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모로코가 Gazoduc를 자국까지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천연가스 생산국인 나이지리아와 전적으로 합의했다는 것은 그동안 부진했던 서아프리카 천연가스 개발에 새로운 동력을 가질 수 있으며, 서아프리카 경제 발전의 촉매로 작용할 것을 보인다.
2016년 12월 모로코와 나이지리아의 국영자원공사는 향후 2년간 모로코-나이지리아 Gazoduc 착공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나이지리아 국영기업 NNPC(Nigerian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와 모로코 국영기업 ONHYM(Office national des hydrocarbures et des mines)이 참여하였다. 이로써 기존 570㎞에서 2,430㎞ 늘어난 총 3,000㎞의 거대한 Gazoduc이 건설되며, 이 Gazoduc은 서아프리카 12개국을 통과한다는 점에서 범아프리카 프로젝트라는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이 Gazoduc은 모로코와 지중해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어 유럽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모리타니와 세네갈에서도 매장량이 4,500억㎥로 추정되는 천연가스가 발견되었다. 이는 모로코-나이지리아 Gazoduc 건설이 서아프리카 지역의 에너지 개발과 역외 수출의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한 모로코 관리의 말을 인용하면 모로코-나이지리아 프로젝트는 ‘서아프리카 전체에 대한 기반 시설 프로젝트가 아니라 경제적 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프리카연합의 가입, ECOWAS 가입 신청, 모로코 국왕의 25여 차례 서아프리카 방문(모로코 국왕 모하메드 6세는 51차례 아프리카를 순방하였음) 등의 최근 행보와 관련하여, 모로코-나이지리아 Gazoduc 프로젝트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즉, 아직 해결되지 못한 서사하라 지역에서의 모로코 주권의 정당성 확립을 위한 정치적 로드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불편한 이웃 국가인 알제리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서사하라 문제에서 알제리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모로코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천연가스 생산국이자 ECOWAS의 리더 국가인 나이지리아의 중립적 태도가 중요하다. 하지만 사하라 사막 중앙을 통과하는 기존의 알제리와 나이지리아 간 Gazoduc을 통한 가스 상업화가 2001년부터 보코하람(Boko Haram)과 에이크미(Aqmi) 테러 집단의 영향으로 침체 상태에 있다는 점에서, 나이지리아로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