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현재 남수단의 식량난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기아 상태는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이후 최악이며 2/3 이상의 국민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한다. 가뭄 등 좋지 않은 기후 탓도 있지만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계속되는 내전을 종식하는 일이다. 독립 이전에도 석유 매장지 다툼과 종교적 문제로 수단 정부와 남수단 반란군 사이에 끊임없는 전쟁이 있어 왔고, 이로 인해 220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내분은 남수단이 수단에서 독립하면서 끝난 것이 아니라 남수단 내에서도 곧 내전이 시작되었다. 주요 분쟁은 남수단 대통령 살바 키르(Salva Kiir) 세력과 독립 당시 부통령이던 리에크 마차르(Riek Machar) 세력 사이에 일어났다. 그 후 이들의 세력 다툼은 관련 종족 간 분쟁으로 번져 현재까지 100만 명 이상이 남수단을 떠났고, 다른 200만 명은 국내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으며 많은 사상자를 냈다.
남수단의 끊임없는 분쟁과 이로 인한 비인도적 결과는 아프리카의 독립 후 국가 건설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민주주의 정착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는 보츠와나나 가나와 달리 남수단을 비롯해 소말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등 아직도 내부의 반란 세력을 통제하지 못 하는 곳도 많다. 남수단의 독립은 국제 사회에서 자치권을 인정받으며 국민 투표로 이루어진 것인데, 차라리 더 강한 세력 혹은 국가가 침입하여 하나의 중앙 집권 통치를 형성하면 어떨지 생각해 본다. 나이지리아나 우간다도 그 북부 지역의 안보가 든든히 확보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그럭저럭(?) 전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처럼 남수단도 강한 국가에 맡겨질 수는 없을까? 그러나 남수단의 경우 주변을 둘러봐도 마땅히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한 나라가 없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가 인정하는 규범과 틀 안에서 다른 나라를 침범하는 일은 용납되지도 않을 것이다. 이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돌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틈도 없이 계속되는 싸움 가운데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