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의 태초의 고향이었던 아프리카?!

   프랑스는 식민 지배 및 1970년대 이전까지 적극적으로 실시했던 이민 정책으로 인해, 유럽 국가 중에서도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프랑스에서는 공공연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것도 법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프랑스 정치인들이 보여준 모습은 지금까지의 행보와는 상반된 것이어서 더 주목을 끈다. 얼마 전 공화당의 정치인이자 유럽 하원의원인 나딘 모라노(Nadine Morano)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자신의 지방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프랑스는 백인의 나라’라고 언급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극우 정당(MPF, Mouvement pour la France)의 당수인 필립 드 빌리에(Philippe de Villiers)가 모라노의 발언에 적극적으로 지지를 보냈다.

   또한 프랑스의 전 대통령이자 공화당 당수인 사르코지 역시 모라노의 편을 들어주는 모양새를 취했다. 즉 사르코지는 모라노의 의견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모라노에게 사과할 것을 요청했지만, 모라노는 끝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고, 결국 이에 대해 사르코지는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모라노 대신 다른 정치인이 지방 선거 후보로 오르게 되었고, 모라노의 향후 거취 및 처분과 관련된 투표가 실시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 역시 확실한 처벌이나 제재 없이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이민자 또는 제3세계를 대하는 프랑스인의 이중적 태도는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자 프랑스의 한 매체는 ‘프랑스인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뿌리를 내리고 유럽 대륙으로 건너온 초기 인류와 원래 유럽에 살던 인류가 만나 탄생한 ‘이주와 혼합의 산물’‘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프랑스인의 피부색이 지금과 같이 밝아지게 된 것은 아프리카보다 일조량이 적은 유럽 기후에 적응하게 된 결과이며, 또 한편으로는 외부에서 새로 유입된 인구 집단과의 혼합으로 인해 점진적 변화가 이루어지게 되었다란 것이다.

   아프리카는 태초에 프랑스인의 고향이었으며, 19세기에 들어서는 정치, 경제적으로 그들이 영유권을 두고 다툰 중요한 대륙이었다. 21세기에 들어서도 프랑스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정치, 군사, 경제적으로 여전히 영향력을 끼치는 국가이자, 가장 많은 원조 공여국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기업들은 여전히 아프리카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거두어들이고 있으며, 프랑스 경영진들은 분야에 관계없이 아프리카 인사들과의 인맥을 동원해 아프리카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자 애쓰고 있다. 프랑스인의 이와 같은 이중적 태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