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대선: 헌법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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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이한규


   세네갈의 정치적 긴장은 대통령 압둘라예 와드(Wade)가 2012년 2월에 예정된 대통령선거에서 최다 득표 후보가 전체 유효투표의 25% 이상을 얻으면 당선될 수 있도록 하고, 부통령제를 신설하는 헌법 개정으로 유발되었다. 특히 야권세력과 정부에 불만은 가진 시민들은 이러한 헌법 개정이 와드 대통령 자신의 정권 연장과 친족을 권력의 실세로 끌어드리려는 정치적 음모로 간주하였다. 2011년 6월 23일 시위대는 헌법 개정을 심의중인 국회의사당 앞에 집결하여 ‘국민의 헌법을 함부로 건들지 말라’면서 시위를 하였다.

   세네갈은 아프리카 국가들 중에서 정치적으로 비교적 안정된 국가로서 1960년 독립이후 아프리카에서 흔한 쿠데타를 전혀 경험하지 않았을 뿐더러 정부에 대한 시위도 거의 없는 국가였다. 하지만 이번 시위에서는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차량이 전소되기도 하였다. 또한 상점이 약탈되는 등 세네갈에서 보기 드문 폭력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7월 중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서 전력공급안정화와 청년실업문제를 9월 안에 해결할 것을 약속하였고, 헌법 개정안을 철회하였다. 하지만 시위발생 3개월이 된 9월 23일 대통령의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자 시민들은 다시 시위에 돌입하였고, 이러한 시위에 불을 붙인 것은 와드 대통령이 선언했던 헌법개정안 철회의 번복이다.

   세네갈의 권위주의 정부를 무너뜨리고 세네갈 민주화의 일등 공신으로 추앙받아 대통령이 된 와드는 권력의 욕심으로 전임대통령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토마스 홉스의 ‘권력의 욕심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끝난다’는 말이 와드 대통령에게 해당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