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사회에서 도시화의 그늘: 무허가 건물의 증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 이후부터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는 수많은 신생 독립 국가들이 등장했다. 그 후 이들 국가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현상들을 목도하게 된다. 그것들이 국민들의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든, 아니면 부정적으로 작용하든 간에. 가나의 수도인 아크라에서 발견되는 무허가 건물의 증가는 도시화의 부정적 측면의 일면을 보여준다.

   다음의 인용문은 2011년 5월 1일자 에 “Spare us! Save our houses”(Ernest Kissiedu 작성)라는 제하에 실린 기사를 발췌·정리한 것이다. “가나 대통령인 존 밀스(John Evans Atta Mills)가 자신의 2011년 국회 개회 연설을 통해 밝혔던 대통령령들 중의 하나는 무허가 건물들의 철거를 통해 광역시, 지자체, 자치구 당국들에게 환경 질서를 강제하는 것이었다. 아크라에서 무허가 건물들은 환경적으로 보기 흉할 뿐만 아니라 사람과 재산에 대해 수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아크라 광역시 의회는 간이 건물들(kiosks) 및 위험한 여타 구조물들을 정비코자 해 왔으나, 제한된 성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들 건물 중의 일부는 말쑥한 가게와 화려한 숙박 시설로, 그리고 일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판잣집으로 사용된다. 후자의 경우, 이들 건물은 그들의 집이자 영세 상업의 영업 공간으로 사용된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철거는 절대적 빈곤을 의미할 수도 있다. 아치모타(Achimota) 철로로부터 50피트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사 통지문을 교부받아 왔으며, 협박자들의 분노에 직면해 있다. 그들은 밀스 대통령에게 자신들을 살려달라고 호소해 왔다. 그들은 이들 건물을 계획적으로 철거하는 일은 자의적이고 부당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수백만 가나 시디(Cedi)를 투자해 왔으며, 특히 아크라에서는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집들이 결정적으로 부족한 이때, 집들을 철거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철거가 계속 진행된다면 아크라에서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강제 추방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음영이 있기 마련이다. 도시화 역시 마찬가지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다수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거리의 밤은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화장을 하며, 각처에서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은 장밋빛 내일을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도시의 또 다른 모퉁이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힘겹고 고단한 삶이 자리하고 있다.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그간 한국의 민도(民度)가 상당히 높아졌으나, 정부 주도의 사업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여전히 적지 않다. 산업화가 도시화의 정도가 비교적 낮은 가나에서 도시 거주자들의 무허가 건물이 어떤 식으로 철거 혹은 정비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위의 기사를 통해 판단해 볼 때, 가나의 대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허가 건물 철거 사업에서도 가난한 이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