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의 단일 화폐 출범 가능한가?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CEDEAO/ECOWAS)는 세네갈 다카르에서 개최된 특별총회에서 서아프리카 경제통화연합(UEMOA)과 함께 2020년에 서아프리카 공동 화폐를 출범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맞춰 15개 공동체 회원국 정상들은 자국의 관세 장벽 철폐를 선언하였다. 이 같은 단일 화폐 도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서아프리카 통화연구소(IMAO)와 서아프리카 통화 기구가 시행하고 있는 단일 통화 프로그램의 로드맵 발동에 대한 회원국들과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프로그램을 위한 일정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일각에서는 현실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왜냐하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유로화 및 미 달러와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 오랫동안 지속하고 있는 유럽연합과 함께 남북관계에서 윈-원 및 종속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실천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CEDEAO 위원장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우아타르는 서아프리카가 앞으로 강력한 경제 블록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회원국들이 역외 공동관세 정책을 도입하고 관세장벽을 폐지할 것이라 장담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역외 공동관세 정책이 세계 무역관계에서 서아프리카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언한다. 이번 결정에 대해서 서아프리카 시민단체들도 회원국들이 자본과 사람 이동에 대한 합의된 원칙과 규정을 잘 지킨다면 서아프리카 단일 화폐의 출범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불어권 서아프리카 공동화폐인 세파(CFA)를 대신할 단일 화폐에 대한 논의는 27년 전 1987년 나이지리아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이미 협의가 되었지만, 구체적인 시행 없이 시간만 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확히 15년 전 1999년 로메(Lomé)에서는 서아프리카 통화연구소의 노력으로 단일 화폐 출범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2000년 서아프리카 통화권(ZMAO, Eco라고 줄여 명명함)을 설정하였다. 여기에는 비불어권 국가 감비아,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가나, 나이지리아 등이 포함되기도 하였다.

   최근 CEDEAO 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서아프리카 단일 화폐의 출범은 유로와 미 달러에 영향을 받고 있는 회원국들에게는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짧은 시일에 CEDEAO 내에 존재하는 두 개의 통화권, 즉 Eco와 CFA의 합병이 현재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회원국 간의 경제적 불균형과 정치적 불안에 대한 해결책은 단일 화폐의 출범을 지연시키는 원인이기도 하지만, 또다시 논의로만 끝나게 될 위험도 남아 있다. CEDEAO 내에는 발전된 국가가 있는가 하면 최빈국도 있는데, 이것은 단순히 정치적 결정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서아프리카에서 경제적으로 부국인 나이지리아와 최빈국인 기니 간의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과연 회원국들의 정치적 결정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그러나 무엇보다도 모든 회원국이 단일 화폐의 가치에 대해서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회원국 국민들의 반감이나 불만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단일 화폐의 출범은 정치적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출범할 서아프리카 단일 화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로와 미 달러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경제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아프리카 단일 화폐는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꿈이기 이전에 아프리카 국민의 현실적인 삶의 문제와도 결부된다. 그러나 CEDEAO의 단일 화폐 출범의 성공은 서아프리카뿐만 아니라 다른 세파를 공동으로 쓰는 중앙아프리카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아프리카 다른 지역협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전초가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