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는 본토인 탕가뉘가(Tanganyika)와 잔지바르(Zanzibar)의 연합공화국(Jamhuri ya Muungano wa Tanzania)이다. 탄자니아의 국부로 지금까지도 존경을 받고 있는 줄리어스 캄바라게 니에레레는 일찍부터 종교적 편향성(udini)과 종족주의(ukabila)가 정치의 영역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종교적 편향성과 종족주의에서 자유로운 사람(asiye na udini na ukabila)’이야말로 탄자니아가 필요로 하는 최고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강조하는 데 결코 주저함을 보이지 않았다.
탄자니아는 여러 종교와 종족이 혼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전을 겪거나 종교적, 종족적 분열로 초래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것은 다른 종교나 종족에 대한 상호 이해와 대화를 강조하고, 세속주의를 ‘탄자니아 국민정체성(Utanzania)’ 형성과 국가 건설을 위한 토대로 삼았기 때문이다. 탄자니아가 정치적 안정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종교적 편향성과 종족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화와 투명성을 위한 연합-애국자당(Alliance for Change and Transparency-Wazalendo)은 2014년 창당되었다. 그리고 다음해 야당 정치인 지토 카브웨(Zitto Kabwe)가 합류했다. 그런데 시민연합전선(Civic United Front, CUF)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바 있는 세이프 샤리프 하마드(Seif Shariff Hamad)가 최근 ACT-Wazalendo에 합류했다. 그의 합류에 의심을 가지는 것은 그가 특정 종교, 즉 무슬림들의 지지에 기반을 둔 정당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입당이 탄자니아 정치 지형을 바꾸는 것은 물론, 다양성의 존중이 아니라 분열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이다.
중도 좌파를 표방하며 사민주의를 기치로 내세우는 ACT-Wazalendo의 슬로건은 ‘민족 최우선주의(Taifa kwanza)’인데, 무슬림들의 지지에 기반한 정당의 사무총장을 역임한 세이프 샤리프 하마드가 입당한 것은 우려와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이는 현 존 폼페 마구풀리 대통령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무슬림들을 종교적으로 차별하고 있다는(ubaguzi wa kidini)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개발에서 점차 소외되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무슬림들에게 ‘모든 종교의 평등과 화합’에 대한 탄자니아 정부의 일관된 입장과 의지을 확인시켜 주는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