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서는 암거래 외환 시장이 성행

   끝없는 외환 부족 딜레마는 에티오피아를 항상 괴롭혀 왔다. 최근에 들어 에티오피아에서는 경화(硬貨)를 사고팔기 위해 암시장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공식 외환 시장과 암거래 시장에서 교환 비율의 격차는 점점 심화되어 왔다. 달러화의 경우 전자와 후자 간에는 교환 액수에서 4비르나 차이가 난다. 공식 외환 시장과 암거래 시장에서 왜 교환 비율의 격차가 증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암거래 시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데 대해선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전 재무 장관 수피안 아메드(Sufian Ahmed)는 자신의 재직 기간 동안엔 외환 보유고가 부족할 것이라 예상해 본 적이 없다고 논평한 바 있다.

   공식 외환 시장과 달리, 암거래 시장은 송금 통화와 관련이 있다. 게다가 에티오피아 일부 지역의 불안과 비상사태 선언으로 인해, 해외에서 유입되는 관광객의 숫자가 감소해 왔다. 에티오피아에서 사회‧정치적 불안이 고조되자, 몇몇 유럽 국가는 폭력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방문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명령을 자국민에게 내렸다. 이러한 조치는 관광객에게서 나오는 경화가 교환되고 거래되는 은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디스아바바의 호텔 주인들은 외국 정부들에 의해 발령된 해외여행자에 대한 경고를 해제해 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에티오피아 정부 당국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주에 호텔 협회는 올해 동안 호텔 주인들이 입었던 손실과 관련된 문서를 총리실에 제출했다. 관광객의 감소로 인해 일부 호텔은 융자를 상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보도에 따르면 회계연도 1분기 동안 에티오피아는 지난해에 비해 700만 달러가 적은 8억 7천 2백만 달러를 징수했다.

   최근의 정치 불안으로 인해 자본을 해외로 유출하는 일도 빈발하고 있다. 실제 가격 이하로 송장이 작성된 수입품도 늘어나고 있다. 그 차액은 판매자에게 현금으로 지불된다. 차액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암시장(black market)에서 나오는 경화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거래는 경화가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서 에티오피아로 송금될 때 특히 빈번하게 일어난다.

   에티오피아에서 암거래 외환 시장의 폭발적 증가는 취약한 경제 구조와 정치적 불안에 주로 기인한다. 정부가 외환 시장에서의 음성적인 거래를 줄이고자 한다면, 경제의 체질을 대폭 개선하고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