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대학 파업 문제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윤서영


   종교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7월 대학들의 파업이 시작되었다. 약 6개원 간 지속된 이번 파업 사태로 인해 나이지리아 대학생들은 물론 국민들의 원성이 높았다. 대학들의 총파업을 주도하는 대학교원노조(ASUU, Academic Staff Union of University)과 나이지리아 교육부와의 대립은 점차 심화되어 갔는데, 그 이유는 정부가 강사들이 요구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으며, ASUU에 가입하기로 한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다. ASUU는 파업을 연장하였고, 이에 정부는 ‘무노동 무임금(no work, no pay) 정책’을 제시하였으며,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 강사들은 모두 해임할 것이라고 위협하였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ASUU는 연화 차관과 현금 선지급과 같은 복지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구성원들의 단결을 꾀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6개월이라는 긴 시간 후에 정부와 ASUU 모두 파업을 종료하는 것에 동의했다. 비록 파업은 장기화되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나이지리아 국내 대학들로 하여금 외국의 다른 대학들에 버금가는 동등한 수준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ASUU의 노력이 컸지만, 이 기나긴 파업을 지지해온 교, 강사들과 대중들의 역할도 한 몫 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굿럭 조나단(Goodluck Jonathan) 대통령의 적극적인 개입 및 역할이 있었다. 대통령은 교욱부 장관이 파업 종료를 재촉하기 위해 ASUU에게 가한 위협을 비판하였다. 또한 정부는 ASUU와 다음의 사항들을 이행할 것을 약속하였다. 첫째, 정부는 52개 국립대학들에 13억 달러를 지출할 것을 승인하였다. 둘째, 2009년에 있었던 동의서에 대해 2014년 초에 재협상 하기로 결정하였다. 셋째, 파업 교사들의 체불 임금을 모두 지급하기로 하였다. 넷째, 파업에 참여한 교직원들의 해고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대통령의 대응은 이번 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미래의 지도자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적절한 대응을 했다고 해서 마냥 축하할 일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은 이번 파업 사태를 관망하기만 했을 뿐, 어떠한 적극적인 의견 제안이나 개입을 하지 않았다. 특히 전국의 대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전국 나이지리아 학생 협회(NANS, National Association of Nigerian Students)와 학생연합정부(SUG, Student Union Government) 단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단체조차도 이번 파업 사태에 대해 어떠한 목소리도 제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학생들 자신은 이번 사태가 무엇을 의미하고, 그들이 어떤 입장에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이들은 신변잡기나 최신 유행에만 관심을 두고 있을 뿐, 자신들 스스로가 이해 당사자임을 알지 못한다. 그로 인해 ASUU와 정부가 학생들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학생들을 담보로서만 이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정부가 제시한 위의 조항들에서도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조항은 찾아볼 수 없다.

   다행히 파업은 종결되었으나, 학생들은 거의 한 학기를 버린 셈이다. 이제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강의실로 돌아가 수업을 충실히 들으며 다가올 취업 전선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학생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학교와 관련된 사안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의견을 내는 것이다. 아무리 지식의 전당인 대학교라고 하더라도 각 집단의 이권이 개입되어 있는 한, 학문 탐구를 위해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입장과 권리는 대변해 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