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나이지리아 여중생들을 납치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보코 하람은 그 후로도 만행을 계속 저질렀고, 이들을 피해 280만 명의 나이지리아인은 고향을 떠나 인근 니제르와 카메룬에 설치된 난민 수용소로 떠나야 했다. 하지만 수용소의 상황은 열악하기만 하다. 거주 시설은 물론 식량과 의약품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한 상황이다. 보코 하람이 뒤집어 놓은 나이지리아는 현재 연합군의 공격으로 보코 하람 세력이 차드호 유역으로 피신한 상황이다. 보코 하람이 떠났다고 해서 나이지리아 사정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그 후유증으로 현재 나이지리아의 24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려 고통 받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사정이 이러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난민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은 그곳의 사정 역시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자, 다시 나이지리아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하고 있다.
보코 하람은 차드, 니제르, 카메룬 연합군의 공격이 거세지자, 이를 피해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에서 차드호 유역으로 은신처를 옮겼다. 연합군의 접근이 어려운 늪과 호수 한가운데의 섬들로 피신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곳에서도 식량을 얻기 위해 마을 주민들을 공격하고, 보코 하람 신병을 강제로 모집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참수하는 방식으로 기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향을 떠나 난민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최근에는 차드호 유역의 거주민들이 또 다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차드호 유역에서는 폭력 사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고, 이에 따라 농부들은 제대로 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됨에 따라 식량 부족 및 어린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지역은 특히 가뭄, 사막화와 같은 환경 문제에 취약한 데다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사태는 더 악화되고 있다.
정부와 지역 사회의 무관심에 더해, 최근에는 긴급 구호가 지연됨에 따라 위기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초 UN은 차드 호수 유역 4곳에 대한 대책 계획을 제시하고, 구호 기금 마련에 나섰으나 니제르는 31%, 나이지리아는 29%, 카메룬은 24%, 차드는 18%만 모금되었다. 5월 중에는 5억 3천 5백만 달러가 모금되었는데, 이것은 전체 920 명 중 520만 명을 구제할 수 있는 금액이다. 따라서 UN은 9월까지 4개 국가에 우선 구호 지원을 할 예정이다. UN과 국제사회는 이번 구호 작업에 시동을 걸기 위해 비상 대책 기금 모금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난민들에게 당장 시급한 것은 물론 굶주린 배를 채워줄 식량과 식수일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구호 기금을 모금해 물품을 제공하는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며, 늘 있어 왔던 기아와 위생, 식량 문제를 반복할 뿐이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국제 사회 및 해당 국가 정부의 관심과 노력, 대책 마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