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원유 매장량은 전 세계의 약 7%로, 특히 북아프리카의 리비아와 알제리,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앙골라, 가봉 등에 집중되어 있다. 석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프리카 석유 개발의 특수성으로 인해, 이 지역 대신 주로 중동과 아시아 지역의 원유를 수입해 왔다. 아프리카 석유 개발의 특수성이라 함은 우선 아프리카가 지리적으로 원거리라는 점, 해당 지역의 인프라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 정치적 불안에 따른 위험 부담, 서아프리카의 경우 유전이 심해 지역에 있어, 개발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서아프리카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 중국 역시 본래 중동 국가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했으나, 올해 들어 138만 배럴을 서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하기로 했다. 국제에너지협회는 중국이 올해 약 1억 4500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비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이 자동차용 석유와 석유 화학 산업에 필요한 석유량을 비축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나라도 원유 도입선 다변화 추진과 국내 정유사의 고도화 설비 증설을 통해, 아프리카로부터 중질유 수입을 2011년 0.3%에서 2015년에는 2.5%로 늘리긴 했지만, 중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중국이 이렇게 서아프리카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는 것은 우선, 화물 운송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중국-서아프리카를 운행하는 초대형 유조선 운임료는 톤당 24.44달러(약 3만 원)로 지난해 10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최근의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때 원유 비축량을 늘리기 위함이다. 이 일환으로 지난 2월 중국 국유 화학기업인 시노켐과 앙골라 정부가 계약을 맺어, 이달에 8척의 유조선이 중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은 수십 년 전부터 아프리카의 자원 보유국을 중심으로 외교력을 집중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산유국을 중심으로 원유 공급 계약 및 유전의 지분 매입 및 개발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아프리카 자원 확보를 위한 제2의 식민 지배가 아니냐는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 국민의 입장에서는 자국 정부의 이러한 노력을 비난할 일만은 아닐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자원 확보와 교류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 오고 있는가? 우리 정부가 윤리성에 부합하기 위해 혹은 제2의 식민 지배 문제에서 자유롭기 위해, 그 어떤 투자나 외교 관계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간 자원 외교를 위해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교류 방식은 다양하다. 비록 그것이 아프리카 각 국가의 민족별, 사회별 맥락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말이다. 발전 가능성과 천연자원이 무궁무진한 아프리카와의 교류에서, 우리 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