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이한규 HK연구교수

군사력 강화에 나선 아프리카

19Apr/14

   평화를 위한 스톡홀름 국제연구소(Sipri, 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세계적으로 군비 지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12년에는 0.4%, 2013년에는 1.9%가 감소하였고, 미국의 군비 지출은 2013년 7.8%로 줄었다. 근본적인 이유는 군비 경쟁의 동기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고,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기인하는 것 같다. 이러한 국제적인 추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에서는 오히려 군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는 1년 만에 7번째에서 4번째로 군비 지출이 많은 국가가 되었고, 아프리카 대륙은 6개 대륙 중에서 군비 지출의 상승이 8.3%로 가장 높은 대륙이 되었다. 2013년 아프리카 국가들이 군비에 쏟아 부은 액수가 440억 달러에 달한다. 물론 이 액수가 인도의 1년 국방 예산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2013년 현재 알제리가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년간 군비 지출이 100억 달러가 넘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체 무기 수입의 36%를 차지하고 있고, 이웃 국가 모로코가 2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 두 국가는 서사하라 문제를 놓고 1960년 이후 지속해서 갈등의 불씨를 키워왔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경쟁적인 군비 증강은 자칫 지역 분쟁이 아닌 지역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충분히 있다.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의 군비 지출의 경쟁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알제리에 이어 군비 지출이 많은 국가 2위가 남아공, 3위 이집트, 4위 앙골라였는데, 2013년 현재 60억 달러는 지출하는 앙골라가 4위에서 2위로 2단계 상승했다.

   이와 같은 군비 지출의 증가는 이미 사하라 이남 여러 국가에서 포착되고 있다. 물론 이들 국가의 군비 지출은 냉전체제에서처럼,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자국의 생존을 지키려는 목적도 있지만, 자국의 에너지와 자원 보호를 명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질적으로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군비 지출이 10위권 내에 있는 국가들 대부분은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이다(리비아, 나이지리아, 남수단, 케냐, 튀니지 등).

   이처럼 아프리카 대륙에서 일어나고 있는 군비 지출의 경쟁은 자칫 내전이 아닌 국가 간 전쟁으로 나타날 위험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쟁이라는 것은 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내전과 달리 국가 총력전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쟁이 발생하게 되면 당사국 국민들 간 호전적인 적대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 간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많은 시간, 비용 그리고 복잡한 절차를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군비 지출의 증가는 주변 국가의 군비 증가를 불러일으켜 해당 국가뿐만 아니라 지역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한 국가가 이웃 국가에 위협을 주려는 의도 없이 자국 안보에 전념하기 위해 군비를 증가한다고 해도, 주변 국가들은 ‘국가 생존‘이라는 명목으로 군비를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군비 지출 경쟁과 이러한 상황과는 별개라고 할 수 없는 세계 무기 시장의 판도 변화에서,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군비 지출로 혜택을 받는 최초의 수혜자는 누가될 것인지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외국 원양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골머리 앓고 있는 세네갈

19Feb/14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이한규


   세네갈은 대서양 연안을 따라 531㎞의 긴 어장이 형성되어 있는 주요 수산 국가이기도 하다. 이 어족 자원은 세네갈 국민 총생산의 2.5%에 해당하며 세네갈 해외 총수출의 12.5%(1억 3천만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세네갈 전체 인구의 약 17%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네갈의 중요한 경제 자원이기도 하기도 하다. 세네갈 1인당 년간 생선 소비량이 평균 27kg으로 생선 소비가 많은 국가 중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세네갈 인구의 90%가 무슬림이라는 점에서 어패류는 세네갈 국민의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아주 중요한 기초식품이다. 특히 세네갈 해양에서는 상어, 도미, 도라, 참돔, 청새치, 황새치, 바다 송어, 참치 등 다양한 어족 자원이 풍부하다. 더욱이 어업은 가뭄과 같은 자연환경, 경제 체제의 불안 등에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경제 활동으로 알려져 있어 ‘푸른 금(Or bleu)’으로 불리며 1980년 이후 급성장하였다.

   세네갈은 1965년 이후 년간 약 40만 톤을 이상을 어획하였는데, 1999년 어획량은 39만 톤으로 1997년 45만 톤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이에 세네갈 정부는 세네갈 해양에서의 외국 원양 어선의 조업을 제한하여 왔다. 세네갈은 2001년 12월 31일로 만료된 유럽연합과의 조업 협정을 체결하는 데 실패하였다가 재개되었지만 2006년 7월 1일 안전히 만료되었다. 이웃 국가들과 달리 세네갈과 유럽연합 간의 조업 협정은 세네갈이 제안한 조업 지역의 제한과 산란기의 조업 금지 문제로 현재까지도 협상의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3주 전 세네갈 해양에서 불법 조업하던 러시아 국적 ‘올렉 나이데노프’ 원양 어선이 세네갈 해군의 검색에 불응하다가 나포되었지만, 조사를 받고 21일 풀려났다. 러시아 측이 불법 조업과 관련해서 수산청이 고시한 약 100만 달러의 벌금은 지급했는지는 확인이 안 되었지만, 세네갈 수산 정책의 변화가 예상된다. 러시아는 모로코와 협약을 맺어 합법적인 조업을 하고 있고, 모리타니와는 협상 중이다. 하지만, 세네갈 정부는 자국민의 수산 경제의 보호를 위해 러시아와의 조업 협약에 대해 아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세네갈 해양에서의 외국 원양어선의 불법 조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불법 조업의 눈감아주기가 대통령 측근, 부처, 수산 공기업 등에 대한 로비를 통해서 관행적으로 묵인되어 왔기 때문에 세네갈 수산 당국의 제지를 심하게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메키 샬 신정부의 수산 자원의 보호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 사례다.

   현재 세네갈 해양에서는 약 44척의 외국 원양 어선이 합법적으로 조업하고 있으며, 29척은 배타적 경제 수역(EEZ)에서 조업하고 있다. 그러나 41척은 어업이 금지된 지역에서 여전히 불법으로 조업하고 있다. 특히 세네갈 해군에 의해서 나포된 러시아 국적 원양 어선의 문제는 이웃 국가 기니비사우와도 관련이 있어 자칫 외교 문제가 될 수 도 있었다(해당 선박에 기니비사우 서원 20명이 함께 조업하고 있었음). 하지만 세네갈은 현재 신자유주의 시장 경제에서 마냥 자국의 수산 시장 보호만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어업에 종사하는 세네갈 어부들이 어업을 하루 생계 수단이 아닌 직업으로서 경제적인 안정을 가질 수 있게 인프라 구축(일반 어부들을 위한 현대화된 선박 지원, 냉동 보관 시설 확충)을 해주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네갈 어족 자원의 국제 자유무역 시장으로의 원만한 접근 방법의 모색을 통한 시장 확보와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국가 역량의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23 반군의 협상 제시

19Feb/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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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이한규


M23 반군이 르완다 대통령에 떠밀려 콩고민주공화국 정부에 분쟁을 끝내고 정치적인 협상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M23 반군은 국방부, 경제부, 외교부 등 여러 부서의 자리를 요구하고 있어 콩고 정부가 당혹해하고 있다. M23 반군은 르완다 국경 부근인 고마(Goma)에서 활동하고 있어 르완다 대통령 카가메에게 있어서 여간 골치 아픈 것이 아니다. 카가메는 M23 반군에 의한 분쟁 해결은 M23 반군을 콩고민주공화국 군부에 영입시키고 반군 지도자들을 내각에 입각시키는 것뿐이라고 유엔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출처: http://agencetropiques.wordpress.com/2012/11/28/5eme-concours-international-de-caricatures-avis-aux-artistes-africains/

소수를 위한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자, 만델라

19Dec/13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이한규


   남아프리카 공화국(이하 ‘남아공’) 전 대통령 만델라는 오랜 투병 끝에 눈을 감았다. 화합과 자유, 그리고 톨레랑스(tolérance: 프랑스 어)를 위해 일생을 바친 그는 15일 국장(國葬)으로 남아공 국민과 그를 사랑하는 지구촌 사람들로부터 영원한 마지막 작별을 하였다. 몇 년 전 영국의 한 여론 조사 기관에서 ‘만약에 세계정부가 들어선다면, 초대 대통령으로 누가 좋겠느냐’는 질문에 대다수가 만델라를 지명했다. 세계정부 대통령으로도 부끄러움이 없는 만델라의 영결식에는 유래 없이 90여개 국가의 정상들이 참여하여 만델라의 죽음을 애도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만델라가 세상 사람들의 존경과 관심을 받은 것은 그가 남보다 뛰어난 천재이거나 유명한 배우처럼 잘 생겨서도 아니었다.

   만델라는 1918년 트란스케이 주(州)의 음베조라는 작은 마을에서 템부족 추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만델라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대추장 욘긴타바의 양자로 입양되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만델라는 ‘검은 영국인’으로서 꿈을 키우며, 자신의 꿈인 변호사가 되기 위해 법률 공부에만 매진하였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만델라는 대학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파르트헤이트(백인의 인종차별)에 그리 민감하지 않았다. 그러나 백인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점차 백인에 의한 인종차별을 경험하게 되고 26살에 아프리카민족회의(ANC)에 가입했다. 하지만 만델라의 투쟁은 그가 46살이던 1964년 국가 전복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악명 높은 로벤 섬에 수감되면서 마감되었다.

   1990년 2월 백인 신정부는 만델라를 석방하였고, 1994년 만델라는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그의 당선은 또 다른 힘겨운 싸움의 시작이었다. 누가 뭐라 해도 남아공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흑인은 15%를 차지하는 소수의 백인으로부터 더 이상 차별을 받지 않아도 되었고, 백인과 같은 정치적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350년의 인종차별에 대한 흑인들의 보상 요구로 또 다른 아파르트헤이트, 즉 흑인에 의한 백인에 대한 차별과 앙갚음이 남아공 사회 구석구석에 도사리고 있었다. 특히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시키는 데 일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는 남아공노조연맹은 초대 대통령 만델라에게 ‘先분배, 後성장’의 즉각적인 현실화를 압박하기도 하였다. 물론 만델라는 초기 정부에 ‘先분배, 後성장’ 정책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미래가 있는 남아공을 위해서 당시 인기가 없었던, 아니 만델라를 정치적 위기로 몰아갈 수 있었던 ‘先성장, 後분배’정책을 통해서 더불어 살아가는 남아공 사회에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 이것이 남아공 사회가 흑인 다수를 위한 사회가 아닌 나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진정한 인간적인 남아공 사회를 만들려 했던 것이고, 27년 동안 감옥 생활에서 만델라가 생각했던 그런 사회를 현실화시키려 했던 것이 아닌가? 만델라는 대통령 당선 축하 파티에서 “더 이상 백인의 독재도, 흑인의 독재도 없다‘고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만델라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 일깨워 준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서 통치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다수결에 의해서 소수로 전락한 많은 사람들이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소외되거나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다수의 의지에 휩쓸리는 민주주의의 횡포는 남과의 차이를 인정해 주는 톨레랑스의 정신마저도 배척하지 않는가?


국제사회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개발 위협

19Dec/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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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이한규


   석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의 증가와 공해로 인한 환경 파괴에 대해 국제사회가 신생 에너지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2013년 아프리카개발은행도 풍력 5000~7000TW, 태양열 15만 5000~17TW를 아프리카가 2022년까지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발표하였다. 또한 많은 국가들이 관심을 끌고 있으나 많은 개발 비용과 식량 감소의 위험 부담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데, 아프리카개발은행에 따르면 아프리카가 82~372J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잠재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독립 이후 지속적으로 식민 경제 구조인 1차 산품 중심의 경제 발전을 하고 있어서 대처 산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프리카다. 만약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개발이 본격화되면 아프리카는 더 이상 수출대처 상품을 개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결국은 기존의 모든 1차 산품의 수출 대신에 막대한 량이 투입되는 바이오매스 에너지 개발을 위해 아마도 이전보다 더 많은 1차 산품을 재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만평은 이제 아프리카는 아프리카인들이 빠른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로 하는 에너지 개발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개발 위협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http://www.rfi.fr/emission/20111018-afrique-quel-role-le-dessin-pres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