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력 강화에 나선 아프리카

   평화를 위한 스톡홀름 국제연구소(Sipri, 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세계적으로 군비 지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12년에는 0.4%, 2013년에는 1.9%가 감소하였고, 미국의 군비 지출은 2013년 7.8%로 줄었다. 근본적인 이유는 군비 경쟁의 동기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고,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도 기인하는 것 같다. 이러한 국제적인 추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에서는 오히려 군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는 1년 만에 7번째에서 4번째로 군비 지출이 많은 국가가 되었고, 아프리카 대륙은 6개 대륙 중에서 군비 지출의 상승이 8.3%로 가장 높은 대륙이 되었다. 2013년 아프리카 국가들이 군비에 쏟아 부은 액수가 440억 달러에 달한다. 물론 이 액수가 인도의 1년 국방 예산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다.

   2013년 현재 알제리가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년간 군비 지출이 100억 달러가 넘는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전체 무기 수입의 36%를 차지하고 있고, 이웃 국가 모로코가 2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이들 두 국가는 서사하라 문제를 놓고 1960년 이후 지속해서 갈등의 불씨를 키워왔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경쟁적인 군비 증강은 자칫 지역 분쟁이 아닌 지역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충분히 있다.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의 군비 지출의 경쟁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알제리에 이어 군비 지출이 많은 국가 2위가 남아공, 3위 이집트, 4위 앙골라였는데, 2013년 현재 60억 달러는 지출하는 앙골라가 4위에서 2위로 2단계 상승했다.

   이와 같은 군비 지출의 증가는 이미 사하라 이남 여러 국가에서 포착되고 있다. 물론 이들 국가의 군비 지출은 냉전체제에서처럼,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자국의 생존을 지키려는 목적도 있지만, 자국의 에너지와 자원 보호를 명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질적으로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군비 지출이 10위권 내에 있는 국가들 대부분은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이다(리비아, 나이지리아, 남수단, 케냐, 튀니지 등).

   이처럼 아프리카 대륙에서 일어나고 있는 군비 지출의 경쟁은 자칫 내전이 아닌 국가 간 전쟁으로 나타날 위험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쟁이라는 것은 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내전과 달리 국가 총력전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쟁이 발생하게 되면 당사국 국민들 간 호전적인 적대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 간 상호호혜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많은 시간, 비용 그리고 복잡한 절차를 필요로 한다. 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군비 지출의 증가는 주변 국가의 군비 증가를 불러일으켜 해당 국가뿐만 아니라 지역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한 국가가 이웃 국가에 위협을 주려는 의도 없이 자국 안보에 전념하기 위해 군비를 증가한다고 해도, 주변 국가들은 ‘국가 생존‘이라는 명목으로 군비를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군비 지출 경쟁과 이러한 상황과는 별개라고 할 수 없는 세계 무기 시장의 판도 변화에서,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군비 지출로 혜택을 받는 최초의 수혜자는 누가될 것인지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