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이한규 HK연구교수

아프리카의 경제적 불평등과 산업화

18Oct/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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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급성장으로 인해 세계 빈곤층 인구의 절반의 소득이 증가했다. 그러나 대부분 국가에서 불평등은 심화하였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의 재산이 지난 25년 동안 두 배로 증가했다. 가장 가난한 50%의 세계 소득 점유율은 1980년 이후 약 9%를 맴돌았지만, 가장 부유한 1%의 소득은 1980년 16%에서 2000년 이후 22%로 증가하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유럽, 북미, 러시아 또는 중국보다 불평등이 더 심하다. 가장 부유한 1%(거의 30년 동안 변하지 않음)가 보유한 자산은 약 54%다. 옥스팜은 세계 불평등의 위기가 새로운 극단에 도달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경제 구조가 서구식으로 개발됨에 따라 아프리카 대륙과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사이의 틈새가 계속 넓어지고 있다. 이는 지속적인 디지털 혁명이 금융 시스템과 지적 재산에 가치를 더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사람들은 코코아보다 초콜릿 중개와 마케팅 및 유통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이는 원재료가 풍부한 아프리카 대륙에서 산업화가 제대로 진전되지 않는 이유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따라서 선진국의 산업화 방식을 답습하는 것만으로는 아프리카의 발전을 기약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서아프리카 단일 통화 ‘Eco’의 미래

18Oct/19

   지난 6월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ECOWAS 15개국 재무장관회의가 개최되었다. 의장은 이날을 ‘단일 통화 설정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하였다. 1975년에 창설된 ECOWAS는 현재 3억 명의 인구를 가진 1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단일 통화 도입은 서아프리카 경제 발전과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는데 3억의 소비 인구가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ECOWAS는 회원국의 인구 이동이 매우 자유로운 편이다. 예를 들어 말리인은 15개국을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30년 전부터 논의해 온 서아프리카 단일 통화의 출범은 1년을 앞둔 현재,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첫째는 현재까지 기술적인 진전이 거의 없다. 그리고 부채, 공공 적자 또는 인플레이션을 통합하는 데 필요한 기준은 몇몇 국가만이 충족하고 있을 뿐이다. 더욱이 회원국 간 경제 구조의 차이는 통화 정책 개발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재 나이지리아는 서아프리카 국내 총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베냉,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기니 비소, 말리, 니제르, 토고, 세네갈의 총생산은 이 지역 총생산의 10%밖에 되지 않는다. 둘째는 프랑 CFA가 여전히 이 지역의 단일 통화처럼 사용되고 있다. CFA의 환율은 유로화에 고정되어 있고, 프랑스 재무부가 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CFA를 사용하는 회원국은 구 식민지 종주국 프랑스와 연계되어 있다. 특히 CFA 사용국은 외환 보증금의 절반을 프랑스 재무부에 입금해야 하며, 자신들의 중앙은행에 프랑스 관리를 임명해야 한다. 따라서 일부 범아프리카주의자는 CFA 사용을 폐지하지 않는 한, 서아프리카 단일 통화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CFA 사용 국가의 역외 수출 중 상당 부분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를 대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CFA의 포기를 범아프리카주의로만 접근할 수 없다. 셋째, 기존 화폐 지역 협력의 부진이다. 현재 CFA를 사용하는 국가들로는 서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서아프리카 경제통화연합(UEMOA)과 중앙아프리카지역을 대표하는 중앙아프리카 경제통화공동체(CEMAC)가 있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CFA가 여전히 단일 통화처럼 사용되고 있다.

   3억 명 이상의 소비 인구를 가진 ECOWAS는 지역 통합이 강화될 수 있는 넓은 공동 시장이 있다. 그러나 15개국은 일반 통화 외에도 경제 구조를 변화시켜 지역 경제 거래량을 증가시켜야 한다. 즉, 공동 경제 기반과 진정한 경제적 조화와 균형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원국이 사용하는 총 화폐는 8개로 이들 간 무역 장애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는 이웃 국가 카메룬, 베냉 등과 거래할 경우 나이라(naira)를 사용한다. 가나는 세디(cedi)를 사용하고, 불어권 국가 간에는 프랑 세파(CFA)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더 큰 통화 연합이 현재 상황을 뒤집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혹은 이후에라도 Eco가 단일 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회원국들의 더욱 확고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회원국의 경제 주권 일부를 단일 통화를 관리할 미래 중앙은행에 양도해야 한다는 점이 여전히 장애 요인으로 남아 있다.

아잔(이슬람 기도 알림)이 모바일 메신저로 가능할까?

16Aug/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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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환경부 장관은 소음 공해를 줄이기 위해 아잔을 전화 혹은 모바일 메신저로 대처할 것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이슬람 지도자와 무슬림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박해라고 하며, 다른 일부는 이슬람의 세속화라며 비난하고 완강히 거부하자 환경부 장관은 프로젝트일 뿐이라고 슬그머니 발을 뺐다. 가나 이슬람 지도자들은 단호히 거절하고 있지만, 종교적인 문제보다는 기술적인 문제로 무슬림이 기도 시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기도 있다. 일부 이슬람 지도자는 모든 무슬림의 연락처를 확보하는 데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아잔의 소리를 낮추거나 SMS로 대체하자는 논의는 10년 전부터 모로코 등 이슬람 국가에서 있었다는 점에서 점차 공론화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G5 Sahel의 지역 안보 딜레마

16Aug/19

   2014년 2월 16일 모리타니 수도 누악쇼트에서 사헬지역의 모리타니,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챠드 등 5개 국가는 프랑스의 후원으로 G5 Sahel을 창립하여 2017년 공식 출범했다. G5 Sahel의 근본 목적은 지속 가능한 개발과 안보에 대한 지역 협력을 강화하고, 사헬지역에서 활동하는 지하드 조직 AQIM, MUJWA, Al-Mourabitoun, Boko Haram 등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적극적인 지원과 회원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G5 Sahel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2월 개최된 제5차 G5 Sahel 정상회의에서는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재차 요청하기도 했다.

   G5 Sahel 창설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4,000명으로 구성될 예정인 G5 Sahel 연합군(FC-G5S)을 통한 자체적인 지역 안보 확립이다. 이를 위해 4억 2천 3백만 유로가 필요하며 프랑스, 유럽연합, 기타 선진국은 지원 약속에도 불구하고, 3.8%에 해당하는 1억 6천만 유로를 여전히 지원하지 않고 있다. FC-G5S는 2천 8백 ㎞에 달하는 국경선과 3백만 ㎢ 지역의 안전을 담당해야 한다. 이 지역에는 약 1억 명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는 FC-G5S 대 테러와의 효율적인 작전 수행에도 필요하지만, 테러 집단의 새로운 전략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FC-G5S는 최근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 국경에서 발생한 두 지하드 테러 집단의 퇴치 작전에 참여했다. 문제는 이들 테러 집단의 궁극적 목적이 이슬람 국가 건설이기도 하지만, 이 지역에서 FC-G5S이 주둔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따라서 FC-G5S와 FC-G5S의 주둔 예상 지역에 대한 테러는 향후 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예산의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장기 조달이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니제르 대통령 Mahamadou Issoufou는 “테러 및 범죄 조직과의 싸움에는 매년 약 1억 1천 7백만 유로가 소요될 것이며 우리는 이 싸움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 모른다.”고 한다.

   G5 Sahel의 테러와의 전쟁은 사헬지역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이 없는 세계인의 전쟁이기도 하다. 특히 유럽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볼 수 있는 것만도 아니다. 그런데도 G5 Sahel 지원에 대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대부분 선언으로 끝나고 있다. 특히 프랑스가 Barkhane 작전에 6억 5천만 유로를 지원했는데 유럽연합이 약속한 금액은 7.6%에 해당하는 5천만 유로였다. 이는 사헬 안보 문제의 심각성을 유럽인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러로 인한 사헬지역의 불안정은 불법 이민 혹은 난민, 마약 및 불법 무기 유통 등으로 유럽 인간 안보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유럽연합은 공공 이익 차원에서 G5 Sahel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또한, G5 Sahel 회원국을 현재 5개국에서 더 확대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리비아의 가입은 현재로서는 시의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안정된 모로코와 경제적 부국인 알제리를 영입하여 이들과 함께 사헬 문제를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 모로코는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몰리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사헬지역의 불안정은 모로코 안전에도 영향을 반드시 미친다. 특히 알제리 남부 지역은 지하드 테러 집단이 활동하고 있다. 따라서 알제리의 가입과 협력은 사헬지역 안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G5 Sahel은 예산 확보와 함께 어떤 형태로든 마그레브 두 중요 국가의 참여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지속적인 안보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서아프리카 공용 화폐인 세파(CFA)의 장래

18Jun/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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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16개국의 공용 화폐인 세파(CFA)는 프랑스 식민 경제의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독립 이후 60년 가까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 범아프리카주의 아프리카 지식인 혹은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세파 사용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 세파는 아프리카에 대한 프랑스의 ‘총성 없는 무기’였다. 지난해부터 反세파 운동이 대중화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反세파 운동은 점차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세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아프리카 통화 정책의 현실화와 아프리카 화폐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5월 30일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지대(AfCFTA)가 52개국의 조인을 거쳐 출범했다는 점에서 세파 사용 문제는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