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의류 수입을 금지하려는 동아프리카공동체

   한국에서 미디어를 통해 아프리카를 기억하는 사람이 아프리카에 처음 가면 대부분 놀라게 된다. 항상 가난과 기아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이미지가 대부분이었는데, 생각 외로 발달된 도시의 모습과 세련된 옷차림의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은 차치하고, 아프리카인이 깔끔하고 세련된 옷차림을 하는 것은 외국에서 수입된 중고 의류의 덕택이다. 물론 형편이 여유로운 사람들이야 좋은 품질의 값비싼 옷을 사 입을 테지만, 우리가 거리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일반 서민은 값싼 중고 옷을 입고 있다. 하지만 중고 의류라고 해서 낡고 허름한 것이 아닌, 최근에 유행하는 세련되고 깨끗한 옷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서민은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수입된 중고 의류를 입는다. 이 중고 의류는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아프리카인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봐주고 있다. 더불어 그들이 차림새를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들의 깔끔한 차림새는 그동안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 잘못 가지고 있던 오해와 그로 인해 가중되는 아프리카(인)에 대한 거부감을 단숨에 수그러들게 해준다.

   하지만 최근 동아프리카공동체-브룬디, 케냐, 르완다, 탄자니아, 우간다-는 3년 이내에 이 중고 의류의 수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사람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위의 동아프리카 5개 국가의 대통령이 모두 동의할 경우에, 그리고 자국 내의 의류 산업이 증가하게 될 경우에 한해서라고 번복했다.

   이들이 중고 의류 수입을 금지하려는 이유는 이 중고 의류와 국내에서 생산된 옷감이 가격 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많지 않은 의류업체와 그로 인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는 옷은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에 비해 훨씬 저렴한 중고 의류와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중고 의류만 구매하고자 하고, 그럴수록 국내의 의류 및 섬유 산업은 발전도 하지 못하고 일자리 창출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동차 분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또 중고차는 빈번한 사고를 유발시킨다는 것이 또 하나의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 제안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중고 의류의 위생을 문제 삼는데, 중고 의류 중에는 속옷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물론 깨끗하게 세탁되어 판매되긴 하지만 말이다. 따라서 가나와 우간다에서는 2011년부터 속옷의 경우 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자국의 산업, 경제 발전 및 일자리 창출이라는, 동아프리카공동체에서 주장하는 이유도 납득은 되지만, 지금 당장 아프리카인이 의류에 값비싼 돈을 들이는 것보다는 그 돈으로 교육이나 책을 사는 데 투자하는 것이 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은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