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호의 불법 어로와 어족 자원 급감

   농업, 광업, 수산업 등 어느 부문이 되었든지 간에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리와 개발은 현재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중차대한 문제이다. 이는 현재 세대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임과 동시에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한 현재 세대의 책임과 직결된 문제이다.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에 둘러싸인 빅토리아 호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이다. 이 거대한 호수에서 어로에 종사하는 어민, 담수어를 거래하는 상인들은 물론, 호수 유역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를 포함하면 3천만 명이 넘을 정도로 동아프리카 3국의 경제에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빅토리아 호의 어족 자원이 급감하면서 궁극적으로 고갈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어족 자원의 급감과 고갈 위기는 불법 조업, 체계적인 관리 부족, 호수 오염 등의 문제로 인해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20여 년 전인 1990년대만 해도 빅토리아 호의 대표적 어종인 나일퍼치(Nile Perch), 틸라피아를 비롯한 어족 자원이 풍부하여 소규모 어로 활동을 하던 어부들도 그다지 궁핍하지 않은 삶을 향유할 수 있었다. 식민지 시기인 1954년 영국인이 빅토리아 호에 도입한 나일퍼치는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이었으며, 게다가 3백만 명에 달하는 탄자니아인의 생계까지 해결해 주었다. 그런 연유에서 스와힐리어로 “음콤보지(Mkombozi)” 즉, 빈곤과 배고픔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해방자”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다.

   불법 조업의 경우 다이너마이트나 독극물을 사용하는 경우까지 적발되고 있다. 그럼 무엇이 이러한 불법 조업을 부추기고 있는가? 물론 남획으로 인한 어족 자원의 고갈, 쉽게 돈을 벌려는 개인적 차원의 탐욕과 일탈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빅토리아 호 연안의 주요 도시에 세워진 생선 가공 공장도 남획과 불법 어로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생선 가공 공장이 지역 경제에 기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지속 가능한 수준의 수산 자원의 관리와 이용을 어렵게 만들게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예컨대 충분히 자라지 않은 생선은 다시 호수로 돌려보내는 등 어족 자원의 엄격한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생선 가공 공장에서 생선을 매입할 때 정해진 크기나 무게에 미달하는 생선 구입은 엄격히 금지하는 등의 적극적 조치가 요구된다.

   올해 2월 8일 동아프리카공동체(EAC) 고위 관리들은 탄자니아의 음완자에서 회동하여, 빅토리아 호 어족 자원의 급감에 우려를 표명하고 공동 대처 방안을 협의했다. 어족 자원의 급감과 고갈은 빅토리아 호에서의 어로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수많은 영세 어부들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 수 있다.

   탄자니아의 水資源‧灌漑部 사무차관인 음보고 푸타캄바는 동아프리카공동체 회원국들이 빅토리아 호와 연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수산 자원과 환경을 보다 잘 이용할 수 있는 지역적 차원의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 회원국들이 긴밀히 협력하여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해 호수와 호수 유역의 지혜로운 이용이 중요하며, 호수가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각별한 조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예컨대 빅토리아 호 연안 도시들에서 호수로 유입되는 생활 하수는 호수의 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빅토리아 호 연안에 위치한 동아프리카공동체 회원국들은 담수 어족 자원이 지역 경제의 중추임을 인식하고, 신속하고도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