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정부의 물가 지수, 얼마나 믿을 만한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정치 후진국일수록 정부의 각종 경제 지표는 숫자 놀음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아프리카의 대다수 국가와 마찬가지로 가나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자주 발생해 왔다. 가나의 일간지인 <The Chronicle>(2012년 5월 30일자)은 “한 자릿수 인플레이션은 엄청난 농담이다!”(Single digit inflation is a huge joke!)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정부의 물가 지수가 실제 상황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비판하고 있다. 이하의 내용은 이 사설에서 발췌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모든 가나 국민에게 있어서 인플레이션은 한 자릿수가 될 수 없다. 가나 행정부는 이 수치를 밀스 교수(Prof. John Evans Atta Mills)의 이름으로 행해진 기적들 중의 하나로 요란하게 선전했다.

   재화와 용역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 정부의 통계학자에 의해 공개된 숫자에 따르면, 가나의 국가 인플레이션은 지난 3월엔 8.8%였으나 4월엔 9.1%로 상승했다. 브롱 아하포 州(Brong Ahafo Region)에서는 4월 동안의 인플레이션이 8.6%였다. 그 州의 본지 특파원이 보내온 숫자들을 편집한 자료에 따르면, 이 한 자릿수 인플레이션은 그 州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 3주 동안 모든 물가는 가나 통계청이 발표한 숫자들을 훨씬 넘어섰다. 시장 물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3주 동안 모든 물가는 백분율로 하면 두 자릿수로 올랐다. 그 특파원은 “약 한 주 전에 70가나 세디(GH¢)에 팔리던 50킬로그램짜리 라발라바 쌀(Labalaba rice)이 지금은 78가나 세디에 팔리고 있다. 로열 피스트 쌀(Royal Feast rice)은 130가나 세디에서 160가나 세디로 올랐다. 모든 물가는 지난 3주 동안 10-20% 올랐다.”라고 보고했다.

   가나 전역에서 모든 재화와 용역의 가격은 요란하게 선전된 한 자릿수를 확실히 넘어서 더욱 빨리 상승하고 있다. 가나의 통화(currency)인 세디(cedi)의 가치는 나날이 떨어지고 있으며, 서민의 삶은 매우 힘들어지고 있다. 이 나라에서 재화와 용역의 가격 상승과 관련하여 이상한 것은, 정부가 몇몇 전략적 경제 부문에 돈을 풀지 않아 왔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사법부의 예산은 1분기 이상 동안 집행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보조금은 지난 1월 이래 교부되지 않아 왔다. 몇몇 위원회는 거의 반 년 동안 보조금을 받지 못해 왔다. 이것은 이들 위원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지난 1월 이래 수당을 받지 못해 왔음을 의미한다.

   가나 정부는 열의를 다해서 이 문제에 접근하는 대신에, 값싼 선전으로 그 스스로 파놓은 수렁을 벗어날 수 있는 쉬운 길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듯하다. 정부의 선전이 어떠하든 일반 국민은 가나 경제가 치료책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믿는다. 가나의 인플레이션은 결코 한 자릿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