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지구상의 모든 인간 사회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된다. 그래서 그들 간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특히 다언어·다종족 사회에서는 집단 간 갈등 양상이 더욱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타난다. 50개가량의 종족이 살고 있는 가나도 이러한 현상에서 예외적이지 않다. 아래에서 보게 될 것처럼, 가나에서 발생하고 있는 여러 형태의 갈등은 사회 통합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하의 내용은 가나의 일간지인 <Daily Graphic>(2012년 6월 15일자)에 “가나가 불타서는 안 된다”(Ghana Should Not Burn)는 제하에 실린 사설을 발췌한 것이다.
최근에 공동체 분쟁의 물결이 가나의 몇몇 지역을 휩쓸고 있다. 어떤 지역들에서는 인명과 재산의 상실, 사람들의 추방, 법과 질서의 붕괴, 사회경제적 활동의 붕괴를 초래하면서 평화를 방해하고 있다. 북부 州의 난크판두리(Nankpanduri) 근처의 마을인 크파말레(Kpamale)에서는 토지 소유권을 둘러싸고, 코콤바족(Kokombas)과 비모바족(Bimobas)이 충돌했다. 중앙 州의 에쿰피 나르콰(Ekumfi Narkwa)에서는 씨족장(clan head)의 살인을 둘러싸고, 에베 공동체와 판테 공동체 간에 분쟁이 발생했다. 그 결과 2명이 죽고, 3명이 부상을 입고, 가옥 9채가 불탔다. 볼타 州의 호회(Hohoe)에서는 종고(Zongo) 공동체의 구성원들―주로 무슬림과 토착 그비인(Gbis)―간에 폭력적 분쟁이 발발했다.
이들 분쟁을 특징짓는 것은 불관용과 무법 상태이다. 어느 누구도 기존의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나 그녀 자신의 방식대로 복수했다. 이러한 양상은 모든 사람들에게 걱정거리임이 틀림없다. 명백히 가나 정부와 관계자들은 이들 공동체 분쟁을 중지시키기 위해서 신속하게 행동하고, 해당 지역의 총체적 평화와 안전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를 공동 운명을 가진 단결된 사람들로 함께 묶는 강력한 관습, 전통, 관행, 가치들을 고무하고 중시해야 한다. 우리의 상이한 종족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학교, 복합 주택(compound houses), 작업장 등의 다양한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종족 간 아름답고 조화로운 결혼을 실천함으로써 결속력을 제고해 왔다. 종교적 측면에서 볼 때, 가나는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선 유일하게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그들 각자의 국가 공휴일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가나인들은 몇몇 이웃 나라들, 특히 시에라리온과 코트디부아르가 갈등에 빠졌을 때 그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고초와 고통을 겪는지를 보았다. 올해(2012년) 12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우리 국민은 이 나라가 갈등에 빠지도록 하는 어떤 행위도 해서는 안 된다. 가나가 불타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