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김광수
티베트(Tibet)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Dalai-Lama ⅩⅣ, Tenzin Gyatso)에게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2009년 국제평화회의에 참여하려는 달라이 라마를 저지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의 두 번째 달라이 라마 입국 거부이다. 달라이 라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그의 절친한 친구인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 주교의 10월 7일 80회 생일에 즈음한 기념 강연을 위해 투투평화재단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달라이 라마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입국을 위해, 투투재단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와 접촉 하고 비자발급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끝내 거부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비자를 거부한 진짜 이유는 중국과의 관계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분석이다. 중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대교역국이며 투자국가이다. 중국은 티베트의 독립 및 자치와 관련해서 티베트와 끊임없이 마찰과 갈등을 빚고 있고, 티베트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저지는 유혈사태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중국과의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달라이 라마의 입국을 거부하고 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원하지 않을 때 남아프리카공화국 비자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만 빼고 모두 물어보라는 도사와, 답답해하는 달라이 라마가 그려진 이 만평은 현재 달라이 라마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입국 거부 현상을 상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에서는 공식적이고 정치적인 입국이 아닌 개인적인 일로 방문하는 달라이 라마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과 경제적인 이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물론 국가의 경제적인 이익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인 일로 방문한 달라이 라마의 입국을 국가가 나서서 저지하는 것은 지나치게 중국 정부를 의식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의 눈치보기라고 여겨지며, 만약 정말 달라이 라마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입국으로 인해 남아프리카공화국-중국 간 교역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의 외교력 문제라고 생각된다.
출처: 남아프리카공화국 타임즈(Times) (2011년 9월 22일)
http://www.timeslive.co.za/local/2011/06/13/zapiro-cartoons#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