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김광수
아프리카를 생각할 때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단어는 죽음, 기아, 가난, 전쟁, 그리고 에이즈(Human Immunodeficiency Virus : HIV)이다. 실제로 아프리카 땅에서 위와 같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를 재생산하고 있는 서구 미디어의 영향으로 더욱 나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세계 최대 에이즈 감염국으로 분류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이즈 문제는 무엇일까?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훨씬 안정적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아사망률이 20년째 거의 변화가 없으며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사실은 유니세프(UNICEF)와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 WHO)가 발행한 “유아사망의 수준과 경향(Levels and Trends in Child Mortality)”을 통해 밝혀졌다.
케이프타운 대학교 (University of Cape Town : UCT)의 소아과 및 아동 건강 학과의 총장이나 적십자 아동병원(Red Cross Children’s Hospital)의 수장인 자르(Heather Zar)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높은 영아사망률의 주요원인은 모자감염으로 인한 에이즈라고 2011년 9월 20일자 남아프리카공화국 데일리뉴스(Daily news)의 기사를 통해 밝히고 있다.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에이즈 문제에서 모자감염은 영아사망과 직결되는 심각하고도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몇 년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에이즈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항레트로바이러스 에이즈 치료(Antiretroviral Treartment : ART)를 에이즈 신생아에게 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UN에이즈프로그램(UN Programme on HIV/AIDS : UNAIDS)에서도 새로 발생하는 에이즈 감염의 90%가 아동들에게서 일어나고 있음을 밝히고 UNAIDS 사무총장 시디베(Michel Sidibé)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부 장관 모트소알레디(Aaron Motsoaledi)를 만나 아동 에이즈 감소를 위한 노력과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고 2011년 9월 28일 국제연합 유엔 뉴스는 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터르스란트 대학교(University of the Witwatersrand)의 페리퍼(Audrey E Perrifor) 교수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North Carolina)의 자스판(Heather Jaspan) 교수는 젊은층의 높은 에이즈 감염률이 개방적이고 위험한 성생활 때문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2011년 9월 18일자 남아프리카공화국 타임즈(Times)는 보도했다. 그동안 많은 서구의 기사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청년들의 성생활이 문란하고 이 때문에 에이즈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페티포와 자스판의 연구는 오히려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미국의 젊은층이 성적 파트너의 수가 더 많고, 콘돔의 사용은 더 적으며, 더 어린 나이에 성관계를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페티포 교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젊은층은 위험한 성생활로 인한 에이즈에 감염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에이즈 문제에는 생물학적, 유전적 이유, 남아프리카공화국 지역의 바이러스와 관련된 이유, 환경적인 이유 등이 복잡하게 얽혀 성관계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세계 최대 에이즈 감염국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대부분의 에이즈 환자가 동성연애나 개방적인 성생활, 빈곤으로 인한 매매춘 때문에 감염되고 있는 아니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무엇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세계 최대 에이즈 감염국으로 만들었는지를 편향되지 않은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접근은 에이즈로 고통 받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보다는 모자감염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출처: 남아프리카공화국 데일리뉴스(Daily News) (2011년 9월 20일)
“Little change in SA’s child mortality rate”
http://www.iol.co.za/lifestyle/family/kids/little-change-in-sa-s-child-mortality-rate-1.1141463
국제연합 유엔 뉴스(UN News Centre) (2011년 9월 28일)
“Commitment and funding key to eliminating HIV infections among children – UN”
http://www.un.org/apps/news/story.asp?NewsID=39868
남아프리카공화국 타임즈(Times) (2011년 9월 18일)
“High youth Aids rate ‘not result of risky sex’”
http://www.timeslive.co.za/local/2011/09/18/high-youth-aids-rate-not-result-of-risky-s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