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이 여성만의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모성은 인간의 근본적인 정서적 애착이다. 세상의 많은 것이 변해도 어머니와 자식 간의 유대는 여전히 여성의 영역에 속해 있다. 모성은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정서적·물리적 관심과 배려, 시간 소모, 책임감, 부담 등이 그것이다. 시몬 드 보부아르(Simon de Beauvoir)는 『제2의 성』(The Second Sex)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여성 억압의 원인은 가족을 영속시키고 세습 재산을 온전하게 유지하려는 결심에서 발견된다. 그러므로 여성이 가족을 벗어나면 이러한 총체적 종속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사회가 사유 재산을 부정함으로써 가족을 거부한다면, 여성의 상황은 상당히 개선될 것이다.” 이 구절에서 보부아르가 주장하고자 했던 것은 모성의 부담을 전적으로 여성에게 지움으로써, 모성이 여성을 착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가부장적 사회 구조하에서는 남성의 삶과 여성의 삶 간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젠더에 토대를 둔 역할 분담이 오랜 전통으로 자리 잡아 온 게 사실이다.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볼 때 모성은 여성이 독립과 평등을 추구하는 데 가장 심각한 걸림돌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여성은 재생산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가부장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모성은 아주 복잡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모성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차원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하지만 가부장제와의 싸움이 모성을 부정하는 쪽으로 확장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자녀 양육은 공동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널리 유포되어 있다. 또한 모성과 관련된 여러 문제는 정부 정책을 통해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모성 문제의 맥락에 볼 때 에티오피아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나라에서는 여성의 짐이 아주 무겁다. 이러한 사실은 모성과 여성의 경력에 대해서 특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는 여성이 임신과 출산 기간에 여성의 역할과 어머니의 역할을 조정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정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에티오피아의 노동 체계하에서는 어린 자녀를 둔 일하는 어머니들이 다양한 어려움에 부닥쳐 있는 게 사실이다. 국립대학 등의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어머니들의 사정도 별로 다르지 않다. 여교수나 여직원이 출산을 전후하여 여러 달을 쉬고 일터로 돌아가게 되면, 남성과의 경쟁에서 밀리기 쉽다. 여성에게 불리한 노동 환경이 그들에게 부당한 짐을 지운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신생아를 둔 일하는 어머니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이러한 긴장을 완화하고 여성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건설적인 가족 정책과 선진적인 복지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모성의 부담을 상당히 덜어 줄 것이다. 또한 에티오피아 사회는 모성의 부담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출산은 여성의 책무이지만, 양육은 공동체의 책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해야 한다.

참고 자료: https://addisfortune.news/motherhood-not-just-a-womans-bu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