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난민선 참사, 생존을 위한 최후 선택의 결말

작성자: 임민주/아프리카학부    작성일: 2019.5.13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 인근 해안 스팍스(Sfax)에서 난민 70여 명을 태운 선박 한 척이 침몰하는 참사가 발생하였다. 현지 시간 기준으로 5월 10일, 튀니스 남쪽으로 약 230㎞ 떨어진 스팍스 근처에서 난민선이 전복되어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다.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이번 난민선 참사의 사망자 수는 보도 매체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난다. 유엔난민기구(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UNHCR)는 이번 사고로 최소 6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튀니지 현지 언론은 70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고 보도했다. BBC는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생존자는 16명에 불과하다고 알렸다. 일부 언론에서는 승선 인원이 더 많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난민선에 탑승했던 사람들은 지난 5월 9일 저녁, 리비아의 수도인 트리폴리(Tripoli) 서쪽 항구 도시 주와라(Zuwarah)에서 출발하여 유럽으로 향하다가 높은 파도에 휩쓸렸다. 튀니지 정부 또한 본 난민선이 리비아 주와라에서 출발했음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국방부의 성명을 통해 사건 발생 사실이 보고되자마자 해군을 급파했다고 밝혔다. 난민선 참사의 생존자들은 사고 현장 근처에 있던 어선들에 의해 구조된 뒤, 곧바로 튀니지 해군에 인계되었다. 그중 한 명은 치료를 위해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나머지는 상륙 허가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유엔난민기구는 이번 튀니지 난민선 참사가 지난 2019년 1월 리비아 난민을 태운 고무보트 침몰 사고 이후,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유발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리비아의 경우, 아프리카 난민 120명을 태우고 리비아 연안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고무보트가 침몰하여 승선자 120명 중 117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바 있다.

   이처럼 매년 아프리카에서는 경제난을 피해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이 선박 사고로 목숨을 잃는 참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천 명의 이민자가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지만, 이때 이용하는 선박들이 잘 유지·보수되지 않은 데다 인파로 붐벼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2019년 1월 UN이 발표한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한 이민자의 수는 하루에 6명이었으며, UN 국제이주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 IOM)는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지중해를 건너 이민을 시도한 25,451명 중 443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대하여 유엔난민기구 지중해 담당 특사인 뱅상 코슈텔(Vincent Cochetel)은 “이번 튀니지 난민선 참사는 지중해를 건너려고 하는 이들이 여전히 직면한 위험을 비극적이고 끔찍한 방식으로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번 튀니지 난민선 참사에 대하여, 벼랑 끝에 내몰린 그들이 생존을 위해 택했던 최후의 수단이자 비극적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배가 침몰하는 그 순간까지 해안 경비대에 체포되지 않으려고 배를 버리고 바다에 뛰어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이 더욱 참담할 따름이다. 튀니지를 포함한 아프리카 난민의 선박 사고는 이제 ‘국가적 재난’ 수준을 넘어 ‘국제적 재난’에 이르렀다. 유럽연합(EU)과의 협상 타결 이후 지중해를 건너려는 난민들이 한때는 급감했지만,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정부와 국제기구의 관심과 도움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궁극적으로는 아프리카의 경제난 해소와 국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협력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출처: https://www.bbc.com/news/world-africa-48224793

https://edition.cnn.com/2019/05/10/africa/migrants-drown-tunisia-coast-intl/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