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월레 소잉카가 아프리카 대륙의 공통어로 스와힐리어를 채택하자는 주장을 한 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나이지리아 요루바족 출신인 그가 요루바어(Yorùbá)가 아닌 스와힐리어를 아프리카 대륙의 공통어로 사용하자는 제안은 그의 현실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2천 개 이상의 개별 언어가 사용되는 아프리카에서 요루바어도 화자수를 기준으로 볼 때 주요한 언어의 하나이다. 제1언어로 사용하는 인구가 3천7백5십만 명(2015년 기준)에 달하고 나이지리아의 인접국인 베냉이나 토고에서도 사용된다. 나이지리아는 독립 직후 서부 아프리카에서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하우사어를 국어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있었으나 요루바, 이보 및 다른 종족 집단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하우사어를 국어로 지정하면 다른 종족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공정한 경쟁이라는 문제도 제기된다. 즉, 국어나 공용어를 선택하는 문제에서 종족적 역학 관계와 경쟁이라는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스와힐리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미미한 수준이고 동부와 중부 아프리카에서 제2, 혹은 제3의 언어로 사용하는 인구가 1억-1억5천만 명으로 추산된다. 스와힐리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화자들은 동아프리카의 정치, 경제적 역학 관계에서 헤게모니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종족 집단의 구성원이 별다른 반감이나 저항감 없이 사용한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제적 자주독립을 위한 투사당(EFF)의 당수인 줄리어스 말레마도 스와힐리어를 아프리카의 공통어로 사용하자는 주장에 가세했다. 말레마는 아프리카 대륙의 단합을 위해서는 대륙 내 국가들 간의 자유로운 이동 보장, 단일 통화를 만들고 의회를 설립해야만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통용되는 아프리카 고유어를 채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스와힐리어가 그러한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의 이러한 주장이 현실로 구현될 수 있을지는 정치적 의지, 정책 수립, 수립된 정책의 일관된 실행 등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