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는 아프리카 농민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에서 농업은 당장의 생계에서부터 미래의 직업 창출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농업 분야를 활성화하는 것은 농업 자체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에도 중요하다. 농업 발전을 위한 기본 방법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농민이 금융 및 재정 서비스를 더 잘 받도록 하는 것일 것이며, 종자 개량이라든지 더 많은 비료를 생산하는 일 그리고 그것을 작물에 직접 적용하기, 또 이 모든 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투자(유치)일 것이다.

   여기서 농업 지도원(agricultural extension workers)이라 지칭되는 이들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관련 분야를 연구하고 영세농에게 지식과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더 많은 시장 참여 기회 및 이익을 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특히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극심한 기후 변화를 겪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 지도원들의 역할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각국의 정부는 대체로 이런 지도원들과 농가의 유기적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인다. 왜냐하면 이들의 관계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충분한 투자를 전제로 하지만, 대체로 아프리카의 농업은 현재 충분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2003년에 아프리카연합(AU) 정상들은 마푸토 선언(Maputo Declaration)에 동참하기로 했지만, 이행하는 곳은 13개 나라에 불과하다. 마푸토 선언은 아프리카연합 정상들이 농업 발전을 위해 국가 예산의 10%를 농업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조약이다. 하지만 예산 집행에 수반되어야 할 투명성 관련 조항이 명시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닥친 경제 침체로 인해 각국의 정부가 농업 부문에 대한 투자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소규모 농업 생산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유엔 식량 농업 기구(UN’s Food and Agricultural Organization)는 농민 400명당 한 명의 농업 지도원이 배정되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선진국에서는 농민 200명당 지도원 한 명이 배정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평균 3,000명에 한 명꼴로 배정되고 있다.

   하지만  발전의 기미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많은 나라에서 농민 스스로 그 필요성을 느끼고 주도적으로 변화에 동참하며 시장 지향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각 동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그곳에 오랜 기간 동안 진출해 오고 있는 NGO 단체들이 여러 프그램을 도입 및 적용하여 농민을 훈련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수한 농민을 선발하여 집중 교육시킨 뒤, 그들이 다시 주변 농가를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또한 탄자니아 농가의 경우, 모바일 기술을 도입하여 농민이 태블릿 컴퓨터를 통해 상호 교육에 참여하게 하고 있다. 예로, 참깨 수확에 대해 태블릿으로 교육받은 농민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교육받은 이들과 비교했을 때 지식 습득의 정도는 거의 비슷한 반면, 비용은 1/3 정도로 절감되었다. 라디오 방송 또한 농가를 지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농업 관련 소식을 전달하고, 급변하는 날씨 등을 알려 그에 대처할 수 있게끔 한다. 아직 일부 정부는 이러한 활동에 대해 인식을 잘 못하는 듯하지만, 이러한 시작은 전문가의 조언과 정보를 농민에게 보다 쉽게 전파함으로써 전문성이 부족한 개별 농가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