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다이어리: 케냐에서 발견한 아프리카의 맨얼굴, 그리고 몹쓸 웃음

빌 브라이슨(지은이) | 김소정 (옮긴이) | 21세기북스 | 2008-10-10 | 원제 African Diary | 양장본 | 121쪽 | 정가 10,000원

 

bill bryson_african diary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여행 작가’라는 별명을 가진 빌 브라이슨(William McGuire “Bill” Bryson) 은 여행과 영어에 관한 글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미국 출신의 작가다. <타임스>와 <인디펜던트> 기자로 일하면서 주요 언론에 글을 많이 기고했고, 그의 대표적인 여행기로는 <빌 브라이슨 발칙한 미국 횡단기(2009), 권상미 역>,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산책(2008), 권상미 역>, <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국산책(2009), 김지현 역>, <빌 브라이슨의 대단한 호주 여행기(2012), 이미숙 역> 등이 있다. 빌 브라이슨은 아프리카 관련 여행기도 남겼는데 2002년에 출간된 African Diary가 그것이다. 한국에는 2008년에 <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다이어리>라는 제목으로 번역 소개되었다.

 

   <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다이어리>는 국제적인 빈민 구호 단체 CARE(Cooperative for Assistance and Relief Everywhere)의 홍보대사로 케냐를 방문하게 된 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체험기다. 아프리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저자가 구호 단체와 함께 8일간 케냐를 방문하면서 난민, 가난, 에이즈, 환경 파괴 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케냐의 현실을 일기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책은 아프리카 대륙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경험하게 되는 일들을 빌 브라이슨 특유의 유머 감각과 독특한 표현으로 소개하고 있다. 케냐의 어두운 현실이 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작가는 불우한 처지에서도 희망과 소박한 행복을 품고 사는 가난한 이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도 잊지 않는다.

 

    국제 원조 구호 단체인 CARE는 교전국의 국민을 구제하기 위해 1940년대에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 민간 구호 단체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CARE에서는 파견단을 보냈고, 1966년까지 약 19년간 한국의 극빈 아동을 위한 급식과 농촌 개발을 위한 식량 배급으로 총 4천만 달러 상당을 원조하기도 했다. CARE가 후원하고 케냐 내 CARE 사업 지역을 방문하다 보니 책을 읽고 구호 단체 홍보안내서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빌 브라이슨이 방문한 곳은 케냐의 극히 일부이며 케냐는 CARE가 활동하는 수많은 지역 가운데 한 곳 일뿐이다.

 

    얇아서 마음 먹고 앉으면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오래 전에 출간되었지만 케냐의 난민, 빈민 구호 활동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반가운 책이 될 것이다. 아울러, 영미 지역을 벗어난 빌 브라이슨의 여행기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