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희생자 없이 치른 튀니지의 ‘라마단’

   ‘아랍의 봄’ 이후로 튀니지가 혼란 상황에 있었던 것은 국내외에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튀니지는 서구식의 민주 국가 모델을 일구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마그레브에서 결국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로 인식되었다. 정치는 불안정했고, 경제는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지면서 국민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에 빠지고, 사상 유래 없이 IS에 가입하는 숫자도 많아졌다. 시리아와 이라크는 물론 리비아에서도 튀니지 출신 극단주의자들이 증가했다. 얼마 전 방글라데시 테러가 발생한 이후 발표된 IS 조직도에 튀니지의 IS 비밀부대가 있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던 튀니지가 최근 들어 급격히 안정을 찾아가는 추세이다. 특히 이번 라마단 기간 동안 지하디스트의 공격이 없던 점을 튀니지 정부는 높이 평가하고 있다. Assabah지와의 인터뷰에서 튀니지의 하비브 에시드 대통령은 “군경이 합동으로 국가의 안정망을 잘 보호했고, 그 덕분에 평온한 라마단을 보낼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아랍의 봄’이 발생한 이후 5년 동안 튀니지는 지하디스트의 공격으로 경찰, 군인, 외국인 관광객이 테러의 희생자가 되어 왔다. 2013년의 라마단에는 야당 인사 Chokri Belaidd가 피살되면서 전국적 시위가 발생했으며, 곧 바로 또 다른 야당 지도자 Mehamed Brahmi가 암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Ansar al Charia가 튀니지 내에서 공식적인 테러 집단으로 분류되면서, 튀니지 내 테러 집단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후 합법적인 과정을 통해 제헌 의회가 신헌법을 만들고, 현재의 에시드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하지만 안정적일 것 같았던 튀니지는 2015년부터 수많은 테러의 위협에 직면하고 사상자를 냈다. 2015년 3월 수도 튀니스 소재 바르도 박물관에서 24명이 사망하고, 튀니지 내 지하디스트의 주 거주지인 챰비 산악지대에서는 15명의 군인이 사살되기도 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수스 해변가에서 38명이 테러를 당하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거룩한 라마단 기간에 발생한 일이라 국가가 마비 상태가 되었다. 같은 해 11월에는 수도 튀니스에서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경호실 소속 버스를 테러하기도 했다. 13명의 경호 대원이 사망하면서 튀니지 정부는 2016년 2월 21일까지 국가비상사태 기간으로 선포하였다. 이후 3월 22일까지 1차 연장을 했음에도 여전히 치안이 불안한 상태에서 6월 20일까지 2차 연장을 하기도 했다.

   2015년 들어 튀니지에는 천 개 이상의 테러 세포 조직이 적발된 것으로 발표되었다. 2016년 상반기에는 테러 조직 가담 혐의가 있는 1,400명을 재판에 회부하였다. 리비아를 비롯한 극단 이슬람주의자들이 활동하는 지역에서 IS에 합류하려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이런 와중에 라마단을 테러 없이 보내긴 했지만 튀니지의 정세는 여전히 불안하다. 리비아 국경지대의 불안도 그렇고, 특히 개선되지 않는 경제 상황까지 테러에 대한 잠재적 불안 요소가 늘 국가를 위협하고 유럽까지 불안하게 한다. 프랑스가 향후 5년간 10억 유로를 경제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독일이 테러 집단과의 싸움을 위해 군사 교육 등을 지원하겠다고 한 것은 튀니지 불안정이 마그레브를 넘어 유럽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평온한 라마단을 보낸 튀니지가 어떻게 안정을 찾아갈 수 있을지 주목해 볼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