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외교 정책 기조는 수정이 필요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에티오피아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자화자찬한다.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은 갈등으로 점철되어 온 곳이다. 이 지역은 식민지 시대 이래로 적개심, 충돌, 전쟁의 온상이었다. 식민 권력이 이 지역을 떠난 후에도, 적대감은 계속 존재해 왔다. 이것은 식민지 시대의 부정적 영향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주된 원인은 이 지역 국가들의 통치 방식 및 정부의 성격이라는 관점에서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의 뉴스 헤드라인을 보면,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는 정치․경제적 지형이 변하고 있다. 즉, 전략적 중요성, 동맹 구조, 이해관계의 강화, 투자 성격 등이 변하고 있다. 중동 권력의 양대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이 지역에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예멘 위기에 휘말리면서 이웃의 많은 국가와 선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석유 달러로 구축된 금권(money power)을 통한 원조를 통해, 에리트레아, 이집트, 수단, 남수단, 지부티 및 소말리아 등을 경쟁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많은 현금을 쏟아 부어 더 많은 친구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최근 변화는 세계적 변화의 반영물이다. 세계 질서에서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해 온 미국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세계 권력은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국을 포함한 상이한 기둥들 간에 분산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은 세계적 아젠더가 되어 왔다. 불법적인 금융 흐름, 이주, 해적 행위, 종교적 극단주의 및 마약 밀매 등의 주변적 주제는 범분야 이슈(cross-cutting issues)가 되어 왔다. 오래된 형태의 ‘다국 간 공동 정책’은 견인력을 상실했다. 세계 경제의 무기력한 회복과 더불어, 세계의 청년 인구의 급증은 국가, 지역,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상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래서 변화하고 있는 지역 및 세계의 역동성과 더불어, 에티오피아의 통치자들은 새로운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들이 이 지역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 정치, 군사, 안보 문제에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 이것은 그들이 외교 정책과 안보 전략을 견고히 마련해야 함을 의미한다. 에티오피아가 빈곤에서 비롯되는 국가의 취약성을 줄이고,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외교 정책 및 안보 전략을 도입한 것은 15년 전이다. 현재 이 전략은 급변하는 주변국들의 상황을 간과하고, 테러와 같은 범분야 아젠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즉, 이 전략은 변화하는 지역의 역동성에 걸맞지 않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새로운 현실은 제휴, 동맹 및 경쟁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외교 정책을 요구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역의 역동성 및 세계의 변화에 발맞추어, 외교 정책 및 안보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