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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섬유 산업의 붕괴 위기

18Dec/13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가나에서도 섬유 산업은 한때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산 섬유 제품이 유입되면서, 가나의 섬유 산업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로 인해 상당수의 노동자들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그들의 생활수준도 악화 일로에 있다. 2013년 12월 16일자 <The Chronicle>은 “하루나의 무역․산업부가 섬유 산업을 붕괴시키다”(Haruna’s Ministry Collapses Textile Industry)라는 제하에, 가나 섬유 산업의 위기와 관련된 기사를 게재했다. 아래의 내용은 이 기사를 발췌·정리하고, 필자의 견해를 첨가한 것이다.

   가나의 섬유 제조업자들은 정부가 국내 섬유 산업의 붕괴를 지지한 데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그들은 불법 복제된 섬유 제품 시장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 온 대책본부의 활동을 중지하겠다는 무역·산업부의 결정에 몹시 놀랐다고 말한다. 섬유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그러한 결정은 국내 섬유 산업을 몰락시키고, 가나에서 업자들이 섬유를 불법 복제하는 것을 용인하는 행위이다. 섬유·의류·피혁고용주조합(Textile Garment and Leather Employer’s Union)은 그러한 지시에 대해 말하길, “우리는 무역산업부가 이해 당사자들에게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은 채 반(反)섬유불법복제 대책본부(Anti-Textile Piracy Taskforce)의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충격을 받고 크게 실망했다.”

   섬유 제조업자들은 세계무역기구(WTO)의 한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책임 이행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왜냐하면 가나 정부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늘리고 유지하는 데 알맞은 환경을 조성할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섬유 제조사들은 자신들의 생산 능력 중 3분의 1만을 가동하고 있으며, 다른 섬유 제조사들은 붕괴 직전에 있다. 하나의 결과로서, 가나의 섬유 및 의류 노동자들은 이 나라의 섬유 산업을 붕괴시키고 있는 수입된 값싼 불법 복제품과의 불공정한 경쟁에 저항하기 위해, 당장 내일이라도 시위를 개최할 태세이다.

   가나 섬유 산업 붕괴의 주범들은 국내 섬유 제품의 디자인을 불법 복제한 후, 그것을 중국으로 가져가 대량 생산해서 가나 시장에 싼 가격으로 내다 판다. 가나 정부가 불공정한 경쟁으로부터 국내 섬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 어느 나라도 중국 제품의 대량 유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가나 정부의 조치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아디스아바바의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적 행동

18Dec/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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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디리바 쿠마(Diriba Kuma)가 아디스아바바 시장으로 취임한 지도 3개월이 약간 넘었다. 디리바와 그의 전임자들은 오로모 인민민주조직(Oromo Peoples’ Democratic Organisation, OPDO) 출신이다. 그가 시장으로 취임한 이래 정책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사실 그는 정책의 지속성을 확인이라도 하듯, 핵심 관료들을 유임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새로운 기대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아디스아바바의 거주자들은 어떤 변화가 자신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시민들이 디리바에 거는 기대도 컸다. 왜냐하면 그는 평판이 좋은 기술 관료이기 때문이다. 그는 교통부 산하의 많은 기관들을 효과적으로 개혁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개월 동안 디리바 행정부는 아디스아바바 전역에서 점증하고 있는 문제들을 방치하고 있다. 이 행정부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에 그것들을 내부적으로 토의하는 데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의 저변에는 기본 서비스에 대한 점증하는 수요와 공급 지체 간의 부조화가 존재한다. 이러한 격차는 몇몇 부문을 총체적 혼란 상태로 몰아넣으면서 매일 확대되는 것처럼 보인다. 아디스아바바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중교통 체계이다. 수도, 전기, 통신 등의 기본적 공공 서비스 공급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주택 및 중소기업 개발과 같은 부문도 시장 연계, 자금 조달 및 수용 능력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

   어떤 행정부가 그 도시의 제반 문제를 토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4개월이면 충분하다. 문제 해결을 위한 준비와 토의만으로는 현장의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아디스아바바의 다양한 문제는 행동을 요구한다. 적절하게 조율된 행동은 이 도시의 문제를 완화하고, 성장 탄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디리바와 그의 관료들은 시민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서 행동해야 한다.


출처: http://addisfortune.net/columns/swelling-city-problems-demand-action-no-more-talk/

에티오피아 오로모(Oromo)족의 가다(Gadaa) 체계

17Oct/13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에 위치해 있다. 에티오피아에는 80여 개의 종족 집단(ethnic group)이 존재한다. 이들 중 암하라(Amhara)족과 오로모족은 양대 세력을 이루고 있다. 2007년 에티오피아 정부 센서스에 의하면, 암하라족은 총인구(73,750,932명)의 26.89%(19,870,651명), 그리고 오로모족은 34.49%(25,489,024명)를 점한다.

   오로모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제도는 가다 체계이다. 이 체계는 남성들만 성원권이 있다. 가다 체계는 연배 집단(age-set, hirya)과 세대 집단(generation-set, luba)에 따라 조직된다. 전자는 시간상 나이에 근거하며, 후자는 계보학적 세대에 근거한다. 이들 두 가지 개념, 즉 연배 집단과 세대 집단은 가다 체계를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하다. 대개는 다섯 개의 연배 집단이 하나의 세대 집단을 구성한다. 새로 태어난 모든 남자아이는 출생과 더불어 가다 집단에 들어간다. 그들은 동년배의 다른 소년들과 함께 동일한 집단에 소속된다. 이후 그들은 40년 동안 8년마다 새로운 연배 집단에 들어가기 위해 입회 단계(통과의례)를 거친다. 가다 체계는 평등적인 문화·정치·경제·군사 조직이다. 즉, 가다 체계는 오로모족의 정치·사회·경제·종교적 삶을 모두 포괄하는 복잡한 조직이다. 그래서 아사파 잘라타(Asafa Jalata)는 이 체계를 “오로모 문화와 문명의 기둥”(pillar of Oromo culture and civilization) 혹은 “오로모 문명의 총체”(totality of the Oromo civilization)라고 표현한다.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는 여러 민족이 경제적 자원을 둘러싼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이 시기 동안 오로모족은 공격전과 방어전을 위해 가다 제도 하에서 효율적으로 조직되어 있었다. 이 시기에는 서구의 근대식 무기가 유입되지 않았으므로, 오로모족과 암하라족-티그레이(Tigray)족은 대체로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서구 식민 권력이 암하라족-티그레이족의 편에 서게 되면서, 이러한 균형은 깨지기 시작했다. 19세기 초반에 도입된 군주제와 더불어 이러한 균형 붕괴는 가다 체계의 존속을 점차 위협하게 되었다.

    이후 암하라족이나 티그레이족 출신 통치자들의 집권으로 인해 이 체계는 더욱 약화되었다. 또한 암하라-티그레이 문화 중심의 근대화 및 근대 문명의 유입과 확산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오로모 사회의 대다수 구성원들이 가다 체계를 자신들의 정체성, 가치, 규범 등을 표현하는 전통이자 문화적 자산으로 간주할지라도, 이 체계의 지속적인 쇠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에티오피아 교육 정책은 하향식 접근이 필요

17Oct/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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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2013년 10월 초 에티오피아의 교육부 장관 쉬페로(Shiferaw Shigute)는 학생, 교사, 학교 경영자 및 일반 대중에게 한 통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것은 그간 지나치게 관료적이고 권위적이라고 비판을 받아 온 교육부가 변하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변화한 것은 거의 없다. 쉬페로의 메시지는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표명해 온 주장을 구체화했다. 그의 메시지 속에는 교육 부문의 개선 상황이 숫자로 표시되어 있다. 물론 숫자는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즉, 숫자는 말로서 할 수 없는 시나리오를 적절하게 묘사할 수 있다. 그러나 숫자는 이해관계에 따라 조작될 수 있다. “거짓말, 빌어먹을 거짓말, 그리고 통계”(lies, damned lies and statistics)라는 구절은 숫자의 혼란스러운 본질을 기술하기 위해서 종종 사용된다. 쉬페로의 메시지는 초등 교육에서 대학 교육까지의 모든 교육 부문을 기술하는 숫자로 넘쳐났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교육 부문의 질적 지표에 대해선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고의로 질적 지표를 회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조차 했다. 그간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은 교육의 질보다는 평등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 왔다. 왜냐하면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은 교육의 보편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주장에 의하면, 접근의 보편성은 다소 애매모호한 과정이며, 질을 희생하여 성취되어서는 안 된다.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이 교육의 질 문제를 인식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은 ‘상향식 제도적․전략적 접근’을 통해 교육의 질이라는 난제에 접근해 왔다. 그러나 교육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교육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하향식 접근’이 필요하다. 이것은 측정, 보고 및 피드백 체계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출처: http://addisfortune.net/columns/quality-education-unachievable-without-bottom-up-strategic-approach/

아프리카연구소 HK사업단 <제19차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나> 개최 안내

05Sep/13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HK사업단 <제19차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나> 개최 안내

안녕하십니까?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입니다.

본 연구소는 2010년 9월에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연구소로 선정되어, <아프리카, 안과 밖의 교차: 아프리카학의 한국적 패러다임 구축>이라는 아젠다로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소는 알제리 전 산업투자유치부 및 전략기획부 장관 Abdelhamid Temmar를 모시고, 아래와 같이 세미나를 갖고자 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아     래   ―

❍ 발표자 : Abdelhamid Temmar/알제리 전 산업투자유치부 및 전략기획부 장관

❍ 주   제 : Timbuktu and African Historiography

❍ 일   시 : 2013년 9월 12일 (목) 14 : 00 ~

❍ 장   소 : 본 연구소 세미나실 (국제사회교육원 연구동 406호)

❍ 주   최 :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 후   원 : 한국연구재단/한국아프리카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