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소 HK사업단은 2017년 3월 23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본교 국제사회교육원 406호에서 <제34차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 세미나에서 The Center for African Area Studies의 Kyoko Nakamura 교수는 “Ethnic Tourism as a Stage for ‘Attraction’ and ‘Aid’: A Case Study of Kenyan ‘Maasai’ People”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All posts by 설병수 HK연구교수
다양한 목소리 경청은 통치 정당성의 토대
정치에서 반대 진영의 사람들과 화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러한 화해는 관련 당사자들이 어떤 합의를 보았으며, 백지 상태로 다시 출발하기로 결정했거나, 대의를 위해 차이를 감수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권에서 권력자들은 적들과의 관계를 어떻게든 개선하기 위해 그들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낸다.
최근 들어 에티오피아의 집권당인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비상사태 선포로 귀결된 국민의 분노와 폭력적 소요에 따른 엄청난 압박에 직면했다. 지난 25년 동안 에티오피아에서 이와 같은 대규모 혼란이 발생한 적은 없었다. 이러한 사태 이후에야 집권당은 반대자들과 대화를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도 정치적 경쟁자들 간에는 대화가 있었다. 실제로,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은 오로모해방전선(OLF)을 비롯한 몇몇 경쟁 상대가 참여하는 과도기 협정을 요구하면서, 자신의 군대가 수도를 장악한 지 한 달 후인 1991년 6월에 통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은 잘못된 이유로 종종 그와 같은 대화를 시작했다. 게다가 집권당과 다른 정치 조직과의 협상은 실망스럽고 유감스러운 결과를 도출한 경우가 많았다.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은 5년마다 실시된 다섯 번의 국민 투표에서 매번 압승을 거두었다. 이로 인해 집권당은 더욱 독선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집권당의 통치 정당성은 지속적으로 의문시되고 논쟁거리가 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집권당은 통치의 정당성이 단순히 선거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 공정성 및 예측 가능성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출처: http://addisfortune.net/columns/understanding-the-limits-of-state-power-helps-in-dialogue/
에티오피아 정부 기관의 재정 관리 문제
2016년 5월 에티오피아의 감사원장은 연방 정부 기관인 제약기금공급청(PFSA)에 대한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제약기금공급청은 유효 기한이 만료된 약품과 의료 장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유효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50만 비르어치의 약품이 창고에서 썩고 있었다. 이들 약품이 국민의 세금으로 구매되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또한 감사원장은 145개의 연방 정부 기관, 294개의 자치구와 시 행정부, 연방 정부 기관의 27개 지부에 대한 감사 보고서도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에티오피아의 재정이 얼마나 잘못 관리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 준다.
이처럼 감사원장의 보고서들은 하일레마리암(Hailemariam Desalegn) 행정부의 부실한 재정 관리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에티오피아 정치권에서는 고위 정부 관료들의 실정(失政)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는 압박과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도 권력자들이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이나 나태에 대해 책임을 지려는 관료는 여전히 거의 없다.
2014-15년 회계연도에는 63억 비르가 공공 회계에서 누락되었다. 또한 세입 중 7천 7백만 비르는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는 2014년 이후에 급속도로 불거졌다. 회계 장부가 엉망인 정부 기관의 숫자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가고 있다. 5년 전에는 회계 장부에 문제가 있던 기관이 11개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37개나 된다. 이들 기관의 지출 내역 중 대부분은 법률 체계를 위반하고 있다.
그간 하일레마리암 행정부는 예산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은 기관들에 대해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못해 왔다. 예산 관리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이들 기관의 장은 이러저러한 변명을 널어놓기만 할 뿐이었다. 이로 인해 이러한 문제가 해마다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에티오피아는 중간 소득 국가로 발돋움하고 산업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이용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재정적 문제와 그것에 대한 책임감 결여는 에티오피아의 엄청난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 발생한 정치적 혼란은 정부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균형과 견제가 실패해 왔음을 보여 주는 명확한 징후라 할 수 있다. 시민들은 국정의 책임과 투명성을 묻기 위해, 거리로 나와서 저항하고 있다.
하일레마리암 행정부는 재정 관리 문제를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는 왜 이러한 회계 실수가 엄중한 문책 없이 넘어가고 있는지를 밝혀내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재정 관리 문제는 단순한 경제적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당 독재 성격을 띠고 있는 현재의 정치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 집권당인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의 리더들을 비롯한 국가 지도층의 헌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암거래 외환 시장이 성행
끝없는 외환 부족 딜레마는 에티오피아를 항상 괴롭혀 왔다. 최근에 들어 에티오피아에서는 경화(硬貨)를 사고팔기 위해 암시장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공식 외환 시장과 암거래 시장에서 교환 비율의 격차는 점점 심화되어 왔다. 달러화의 경우 전자와 후자 간에는 교환 액수에서 4비르나 차이가 난다. 공식 외환 시장과 암거래 시장에서 왜 교환 비율의 격차가 증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암거래 시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데 대해선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전 재무 장관 수피안 아메드(Sufian Ahmed)는 자신의 재직 기간 동안엔 외환 보유고가 부족할 것이라 예상해 본 적이 없다고 논평한 바 있다.
공식 외환 시장과 달리, 암거래 시장은 송금 통화와 관련이 있다. 게다가 에티오피아 일부 지역의 불안과 비상사태 선언으로 인해, 해외에서 유입되는 관광객의 숫자가 감소해 왔다. 에티오피아에서 사회‧정치적 불안이 고조되자, 몇몇 유럽 국가는 폭력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방문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명령을 자국민에게 내렸다. 이러한 조치는 관광객에게서 나오는 경화가 교환되고 거래되는 은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디스아바바의 호텔 주인들은 외국 정부들에 의해 발령된 해외여행자에 대한 경고를 해제해 줄 것을 호소하는 한편, 에티오피아 정부 당국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주에 호텔 협회는 올해 동안 호텔 주인들이 입었던 손실과 관련된 문서를 총리실에 제출했다. 관광객의 감소로 인해 일부 호텔은 융자를 상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보도에 따르면 회계연도 1분기 동안 에티오피아는 지난해에 비해 700만 달러가 적은 8억 7천 2백만 달러를 징수했다.
최근의 정치 불안으로 인해 자본을 해외로 유출하는 일도 빈발하고 있다. 실제 가격 이하로 송장이 작성된 수입품도 늘어나고 있다. 그 차액은 판매자에게 현금으로 지불된다. 차액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암시장(black market)에서 나오는 경화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거래는 경화가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서 에티오피아로 송금될 때 특히 빈번하게 일어난다.
에티오피아에서 암거래 외환 시장의 폭발적 증가는 취약한 경제 구조와 정치적 불안에 주로 기인한다. 정부가 외환 시장에서의 음성적인 거래를 줄이고자 한다면, 경제의 체질을 대폭 개선하고 정치적 안정을 도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비르(Birr)화의 하락에 귀를 닫고 있는 에티오피아 중앙은행
최근 비르화는 주요 통화 바스켓(basket of currencies) 대비 가치가 급락해 왔다. 에티오피아 중앙은행(NBE)은 비르화의 가치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가 경제에 미치는 기회비용에 대한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재 에티오피아의 모든 은행에서는 미화 1달러가 23비르보다 약간 적은 액수로 교환되지만, 지하 시장에서는 거의 27비르와 교환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후자의 상황이 에티오피아 화폐의 실제 가치에 가깝다.
에티오피아 중앙은행과 통화 정책의 책임자들은 에티오피아의 성장 열망을 가로막는 중요한 장애물이라 할 수 있다. 거시 경제 전선의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조타수들은 아주 나태하다. 그들이 통화 정책 도구를 사용하길 주저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들의 주저함과 나태는 자신들이 현재의 외환 전선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질적으로, 비르화 하락 현상은 구조적인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지출 중 약 70%는 석유, 비료, 밀, 자본재 등을 수입하는 데 쓰인다. 지난해의 경우 수입액(import bill)은 200억 달러였으나, 수출 수입은 28억 달러에 불과했다. 국내 총생산(GDP)에서 수출품이 차치하는 비중은 2011년 이후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다. 최근의 비르화 하락 현상은 거의 1년간 지속되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정치적 혼란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비르화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국가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정치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addisfortune.net/columns/deafening-inaction-in-the-face-of-the-birrs-decline/